“웅장한 청와대 위용과 빼어난 경관에 놀라 역사적 개방 순간 함께해 감격”

2022.05.15 최신호 보기

▶5월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가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시민들이 청와대 본관 앞 잔디밭을 거닐고 있다.│공동취재사진

▶5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로에서 청와대 개방을 축하하는 ‘신명의 길을 여시오’가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청와대 국민 품으로
윤석열 대통령 취임 행사가 열린 5월 10일 청와대가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 이행된 결과다. 이날부터 관람객들은 기존 청와대 관람 동선에 있던 본관, 영빈관, 녹지원 외에도 관저, 침류각 등을 볼 수 있게 됐다. 청와대를 전부 개방한 것은 정부수립 이후 처음이다.
기념행사는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의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드린다”는 ‘우리의 약속’을 주제로 한 축하공연으로 시작됐다. 청와대 문은 오전 11시 40분경 무궁화 문양이 새겨진 정문을 통해 지역 주민, 학생, 소외계층 등 초청된 국민 대표 74명이 경내로 들어서며 활짝 열렸다. 개방 첫날인 이날은 사전 신청을 통해 선정된 2만 6000명이 관람했다.
청와대 주변은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난 74년간 대통령의 공간으로 베일에 싸여 있던 청와대 내부를 관람한다는 기대감에 시민들의 표정은 한껏 들떠 있었다. 새벽부터 기차를 타고 남편·딸과 함께 충남 대천에서 올라온 한춘자(79) 씨는 “사전 신청한 직후부터 일주일간 청와대를 볼 기대감에 매일 밤잠을 설쳤다”며 “개방 첫날, 그것도 가장 먼저 청와대 경내를 걷는 뜻깊은 경험을 하고 싶어 일찍부터 서둘렀다”고 말했다.
화창한 봄날 따사로운 햇살 덕분인지 청와대 입장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표정도 밝고 활기찼다. 인파 속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순간에도 축제를 즐기듯 삼삼오오 웃음꽃을 피우며 대화를 즐기는 이들도 보였다. 친구들과 함께 방문한 장미진(46) 씨는 “얼마 전까지 엄두도 못 냈던 청와대에 왔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크다”며 “한 시간 전부터 도착해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데 벌써부터 설레고 가슴이 뛴다”고 말했다.

▶서울 사는 김준구(71) 씨와 선우현(71) 씨는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청와대를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롭다.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5월 10일 오후 청와대 앞 거리에서 펼쳐진 흥겨운 농악놀이.│김미영 기자

▶5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개방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청와대 관저를 둘러보고 있다.│공동취재사진

“청와대 개방 역사적 순간 함께해 영광”
이날 시민들은 경내를 걸으며 전날까지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공식 집무를 봤던 본관, 전통 한식 가옥으로 외빈 접견에 쓰였던 상춘재, 국빈 만찬 등에 쓰이던 영빈관, 청와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진 녹지원, 대통령이 거주했던 관저 등을 둘러봤다.
녹음이 우거진 청와대를 찾은 이들은 한결같이 웅장하고 잘 가꿔진 청와대 조경을 보며 “대박”, “최고” 등의 감탄사를 연발했다. 배원영(55) 씨는 “텔레비전에서만 봤던 파란 기와의 위용과 아름다움에 매료됐다”며 “청와대가 시민들의 안식처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잘 보존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람객 다수는 50~80대의 중장년층이었다. 지역의 경로당이나 노인회관 등에서 버스를 동원해 단체 관람 온 이들도 상당했다. 마을 주민 40여 명과 함께 전북 정읍에서 온 김보형(50) 씨는 “청와대가 국민 품으로 오게 돼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개방 첫날의 감동을 만끽하고 싶어 사전 신청을 했다는 이요환(83) 씨는 “살아생전 청와대를 직접 눈앞에서 보게 될 날이 올 줄 몰랐는데 역사적 순간을 함께해 영광”이라며 “국민과 소통을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 뜻에 따라 청와대가 개방된 만큼 ‘화합과 통합의 상징’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10대부터 20~30대 등 가족, 친구, 연인 단위로 온 경우도 있었다. 서울 서초구에서 온 대학생 이지안(26) 씨는 “집무실 이전 논란과 별개로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청와대에 대한 막연한 궁금증으로 신청했는데 예약에 성공했다”며 “청와대의 웅장함과 빼어난 경관에 놀랐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국민에게 개방한 대통령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색다른 데이트 코스 삼아 찾은 연인들은 청와대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정준형(32) 씨와 김수아(29) 씨는 “큰 기대 없이 봄나들이 삼아 방문했는데 이렇게 아름다울 줄 몰랐다”며 “파란 하늘, 초록색 나무, 형형색색의 꽃들까지 데이트 코스로도 완벽하다”고 말했다.
화기애애한 표정으로 무궁화 문양이 있는 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던 강준구(71) 씨와 선우현(71) 씨는 “처음 개방된다고 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친구들과 함께 왔다”며 “관저 내부를 못 봐 아쉽지만 내가 사는 서울에 이런 곳이 있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 씨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오고 싶다”고 덧붙였다.

▶5월 1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대정원에서 종묘제례가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관람하고 있다. 

▶월 10일 청와대 개방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청와대 경내 문화유산인 오운정을 둘러보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대통령 공간에 들어오다니… 아름답고 놀라워”
청와대 내부는 예약한 사람만 입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전 관람 신청을 하지 못했음에도 개방 현장을 참관하기 위해 온 시민도 많았다. 경기 안양에서 온 최성희(52) 씨는 “개방 첫날 생생한 현장과 의미를 느끼고 싶었으나 사전 신청에서 탈락했다”며 “아쉬움을 달래려고 용기를 냈는데 감회가 새롭고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족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한 이지선(40) 씨는 “청와대 경내를 직접 밟고 싶어 큰맘 먹고 예약을 신청했는데 운 좋게 당첨됐다”며 “사실 마음이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하늘에 뜬 무지개를 보고 안도했다”고 말했다. 이 씨의 남편 역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는 분이 많을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청와대를 개방했던 초심으로 앞으로도 국민만 바라보며 정책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관람은 5월 11일부터 21일까지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2시간 간격으로 6차례에 걸쳐 회차별 6500명씩 예약 당첨자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다. 매일 3만 9000명이 관람할 수 있다. 5월 22일은 추후 공지를 통해 별도 신청으로 운영된다. 5월 23일 이후 청와대 개방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미영 기자

▶삼청공원 쪽에서 북악산 남쪽 등산로를 오르는 코스에 삼청안내소가 새로 문을 열었다.│한겨레

청와대 찍고, 북악산 등반까지 해보자

청와대 개방 행사가 열린 5월 10일 오전 7시부터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시작하는 북악산 등산로도 전면 개방됐다. 이번에 추가로 개방되는 북악산 등산로는 청와대 서남쪽에 자리 잡은 ‘칠궁(七宮)’에서 백악정까지 600m와 청와대 동남쪽에 있는 춘추관에서 백악정까지 800m 두 곳이다. 이로써 청와대 뒤편 백악정 대통문 개방으로 청와대를 둘러본 뒤 대통문을 지나 북악산에 이르는 코스 등반이 가능해졌다.
이번에 개방된 코스는 기존에 운영하던 창의문·청운대·곡장·숙정·말바위·삼청 등 6개 코스와 별개다. 1968년 이른바 ‘김신조 사건’ 이후 출입이 금지됐던 북악산 한양도성이 54년 만에 온전히 국민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청와대에서 출발하는 북악산 등반은 본관을 기준으로 왼쪽(서편 코스) 칠궁 뒷길과 오른쪽(동편 코스) 춘추관 뒷길 두 지점에서 가능하다. ▲서편 코스는 ‘칠궁 뒷길(경복고 맞은편) → 백악정 → 대통문 → 북악산’ ▲동편 코스는 ‘춘추관 뒷길(금융연수원 맞은편) → 백악정 → 대통문 → 북악산’이다.
서울시는 북악산 추가 개방에 맞춰 등산로 구간 정비를 마쳤다. 백악정~북악산 등산로 연결 구간(약 300m)은 데크와 계단을 설치하고 낙상 방지를 위해 나무 난간을 설치했다. 그 외 구간에는 낙상 방지용 보호 난간을 보강하거나 안내 표지물을 추가했다.
등산객 인원은 제한 없으며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다. 다만 사전 관람 신청 시스템을 통해 경내 관람객으로 선정되지 못한 일반 등산객은 청와대 경내 관람을 할 수 없다. 해설 프로그램은 별도 예약 없이 희망자 누구나 현장에서 신청할 수 있다.
현재 등산로 개방 시간은 오전 7시~오후 7시다. 다만 입산은 오후 5시까지로 제한한다. 개방 시간은 봄·가을 오전 7시~오후 6시, 여름 오전 7시~오후 7시, 겨울 오전 9시~오후 5시 등 계절별로 달리 운영한다.
북악산(명승 ‘서울 백악산 일원’)은 1396년 한양도읍(경복궁)의 주산으로 삼을 정도로 풍수지리적으로 중요하다. 최근까지 관람객에게 개방되지 않은 덕분에 한양도성과 성문의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한 구역이다. 한양도성 성문 중 가장 인지도가 낮은 숙정문이 있다.
북악산 등반객의 편의를 돕는 청와대·백악산 주변 명소를 안내하는 증강현실(AR) 서비스에 기반을 둔 ‘점프(JUMP)’ 애플리케이션(앱)도 이날 선보였다. 사용자가 JUMP 앱을 휴대전화에 설치한 후 접속하면 AR 서비스 ‘백악이(호랑이를 의인화한 캐릭터)’가 등장해 장소와 안내판을 바탕으로 현장에 대한 해설과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준다.
AR 구현 장소는 만세동방 약수터, 옛 군견 훈련장, 한양도성 옆길, 백악마루, 촛대바위 쉼터, 청운대와 청운대 쉼터, 법흥사 터, 청와대 헬기장, 1·21사태 소나무 등 역사·문화적으로 가치가 뛰어난 주변 명소 10곳이다.
한편 서울시는 7월 16일 ‘2022 서울 트레킹’ 행사로 청와대에서 북악산에 이르는 코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코스 등반과 함께 문화예술해설사에게 인문학 강의를 들을 수 있다.

관련기사

페이지 맨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