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딸을 둔 학부모 박은주 씨
초등학생 딸을 둔 학부모 박은주 씨
서울시 상계동에서 초등학교 5학년생 딸을 키우는 박은주(48) 씨는 학부모이자 초중등 영어 강사다. 학교 근처 학원에서 20년째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교육에 관심이 많은 그는 최근 아이들의 학습 문제에 고민이 많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아이들의 학습 상태가 ‘최상’과 ‘최하’로 나뉘었어요. 자기주도학습이 잘되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학교를 안 갔어도 열심히 했는데 자기주도학습이 안 되는 아이는 그야말로 ‘방치’ 상태나 다름없었거든요. 아이들에게 학습 공백이 생긴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까워요. 학교와 정부에서 아이들의 학습 부진에 대해 빨리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어요.”
박 씨는 코로나19 상황을 2년간 겪으면서 학부모, 학생, 교사 3박자가 서로 얼마나 잘 맞아야 하는지 절실히 깨달았다. 학교에서 원활한 수업이 이루어지지 못하다 보니 학부모가 아이의 학업에 깊이 관여해 공부를 지도하거나 아이가 스스로 알아서 공부해야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는 거의 없었고 집에서 뒹굴뒹굴하는 아이를 공부하도록 지도할 수 있는 학부모도 없었기 때문이다.
“맞벌이 부부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아이를 학교 돌봄교실에 보냈는데 학교에서도 ‘데리고 있는 정도’ 수준이었고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게 만들어주지는 않았어요. 그 벌어진 격차를 지금 좁히려고 해도 잘 안 돼요. 학교에서 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집중 관리를 해줘야 해요.”
길게 바라보고 교육정책 펼쳐주기를
박 씨는 학부모들이 무턱대고 학원을 ‘답’으로 여기는 태도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학원에 가면 ‘공부를 잘하고 있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책가방을 메고 왔다 갔다 하면서 시간과 돈을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 이렇게 사교육에 돈을 쓰면서 학원에 의존하는 방법 대신, 아이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대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정부와 학교에서 체계적인 자기주도학습 시스템과 돌봄 시스템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해요.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아이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정부가 그런 쪽에 투자를 많이 해줬으면 좋겠어요.”
또한 박 씨는 대학입시에 대한 정부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실제로 중학교 1학년과 3학년 형제를 둔 한 학부모는 두 아이의 대학입시 전형이 달라 너무 혼란스러워한단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달라지기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 교사들이 무척 혼란스럽고 어렵습니다. 그때마다 달라진 교육과 입시 정책을 공부해야 하고 그에 따른 가이드라인을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하니까요. 아이들과 나라의 미래를 길게 바라보고 교육정책을 펼쳐줬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글·사진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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