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책나눔위원회가 매달 일곱 권의 책을 추천합니다. ▲문학 ▲인문예술 ▲사회과학 ▲자연과학 ▲실용일반 ▲그림책·동화 ▲청소년 분야의 추천 도서는 여러분의 독서 욕구와 지적 호기심을 샘솟게 할 것입니다. <공감>은 책나눔위원회의 추천 도서를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아주 편안한 죽음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 강초롱 역 | 을유문화사
“엄마를 지키는 것, 그것만이 내 유일한 목표였다.”
이런 문장을 쓴 작가가 시몬 드 보부아르라니. 어쩐지 그동안 시몬 드 보부아르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 쓰기와는 거리가 먼, 철학적이며 실존주의에만 천착해 온 어려운 이론가로만. 혹은 <제2의 성>이나 <노년> 같은 논쟁적 에세이만 쓴 작가로.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은 사실 그게 아니라 이런 세계적인 지성인에게도 ‘엄마’가 있다는 분명한 점이었을지 모른다. 그것도 암에 걸려 죽어가는 무력하고 슬픈 엄마가.
시몬 드 보부아르는 왜 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까? 묻히고 잊어버린 ‘엄마’를 한 명의 주체적 개인으로 호명하기 위해서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 애도를 통해서 죽음의 고통과 슬픔의 무게를 덜어나갈 방법을 독자와 함께 모색해 보고자 하는 소통의 마음으로.
조경란(소설가)
현대 한국어로 철학하기: 철학의 개념과 번역어를 살피다
신우승, 김은정, 이승택 지음 | 메멘토
이 책은 제목이 말해주듯이 “현대 한국어로 철학하기”를 시도하는 책이다. 서양철학이 우리의 교육제도에 편입된지 80년 가까이 되었고 일제 강점기부터 시작하면 100년이 훌쩍 넘는다. 그동안 서양철학에 대한 교육과 연구는 큰 발전을 이룩했고 철학과의 테두리를 넘어 다른 학문 분야 및 교양 대중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과연 한국에서 철학하기, 특히 서양철학하기가 주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흔쾌히 긍정하기 어렵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국내 철학계에서 사용되는 서양철학의 주요 개념들 및 용어들 가운데 우리의 일상적 한국어와 너무 큰 괴리를 보이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은 국내 철학계에서 널리 쓰이는 철학 개념들이 과연 적절한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는지 철학적으로 검토하는 작업을 통해 “현대 한국어로 철학하기”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진태원(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선임연구원)
노명우의 한 줄 사회학
노명우 지음 | EBS Books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개도 텃세한다.” “개천에서 용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우리들이 일상에서 흔히 듣는 속담들이다. 좋은 속담일수록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어 두루 통용되는 생활상의 진실을 표현한다. 이 책에서 ‘세상물정의 사회학자’ 노명우는 우리 속담 12개에 담긴 사회학적 지혜를 대화체로 풀어내고 있다. 살기 힘든 것은 물질적 곤궁이나 사회적 압박 등 객관적 상황이 나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이 왜 이런가?”에 대한 대답이 없을 때 세상살이는 더 힘들고 답답해진다. 이 책은 사회학이라는 학문이 일궈온 사회학적 상상력과 오래된 속담에 담긴 세속의 지혜를 교차시키면서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으며 나는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한 쓸모있는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정수복(사회학자·작가)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AI 지식
박상길 지음 | 반니
이 책은 인공지능(AI) 전반을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게끔 아주 쉽게 각각의 기술의 역사와 뒷이야기를 함께 곁들여 설명해 주는 책이다. 독자는 이 책을 읽어나가며 알파고가 이세돌을 어떻게 이겼는지, 구글은 어떻게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아주는지, 자율주행차는 어떻게 운행하는지, 스마트 스피커의 원리는 무엇인지, 기계번역과 챗봇은 어떻게 기능하는지, 내비게이션의 원리는 무엇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매우 재미있고 술술 읽힌다. 인공지능 엔지니어로 현대자동차 인공지능 연구조직의 리더를 맡고 있는 저자의 실무 경험과 현장의 지식이 인공지능의 역사를 만나 탄생한 인공지능에 대한 최적의 안내서다. 일러스트레이터 정진호의 함께 곁들여진 흥미로운 일러스트레이션은 이 책의 재미를 더한다.
권복규(이화여자대학교 의학교육학교실 교수)
식물상담: 처음부터 잘하고 싶은 식물 집사들을 위한 안내서
강세종 지음 | 북하우스엔
저자가 독자 바로 앞에서 하나하나 친절하게 알려주는 느낌이 든다. 글과 사진, 일러스트가 잘 어우러진 책이다. 얼마나 밝은 빛이 필요할까? 얼마나 오래 빛을 줘야 할까? 물주는 시기를 판단하는 법, 원산지 가까운 환경 만들기, 적정 온도와 습도를 얻기 위한 여정, 통풍, 실패하지 않는 분갈이, 비료 사용법, 해충의 종류와 관리법, 병해의 종류와 관리법 등등.
“식물은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변화를 맞습니다. 높은 산에 씨앗이 떨어진 나무는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느라 평지에 있는 동일한 식물에 비해 왜소하게 변합니다. 특히 바람이 많은 지역에서 온 식물은 키와 잎의 크기를 줄이고 줄기도 더 촘촘한 구조로 만들지요.” 식물을 더 잘 키우고픈 사람, 막 키우기 시작했거나 키워보려는 사람에게 이 책은 믿음직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표정훈(평론가)
단어의 여왕
신소영 글 | 모예진 그림 | 비룡소
열 살 소녀 ‘나’는 아빠를 따라 고시원으로 들어간다. 방세를 아끼기 위해 숨어서 살아야 하지만 그곳에서 마음 따뜻한 사람들을 만난다. 스물일곱살 오 총무, 몽골 출신 마흔 살 급식실 아주머니, 과묵한 아저씨…. 소녀는 이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고 지인에게 맡긴 강아지를 찾아올 날만 그리며 자신만의 환상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학교 미술 시간, 바다를 그려야 하지만 한 번도 가보지 못해 상상조차 못하는 소녀는 바다에 ‘알쏭달쏭’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소녀는 바다처럼 아직은 알 수 없는 세상에 대해 알쏭달쏭으로 부르며 거기에서 나오는 빛에서 힘을 얻는다. 그래서 소녀는 ‘알쏭달쏭고요꼭꼭달빛여왕’이 된다. 단어의 빛으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힘을 주는 소녀는 결국 바다를 보게 된다. 시와 이야기가 함께 하는 독특한 구성이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이다.
최현미(문화일보 문화부장)
인지심리학은 처음이지?
김경일, 김태훈, 이윤형 지음 | 북멘토
인간의 뇌는 컴퓨터와 그 기능과 구조가 유사하다.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이 인간이 지식과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해서 행동하는 과정도 흡사하다.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인지심리학은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된다. 세 명의 심리학자가 쓴 이 책은 우선 마음이 사는 곳이 가슴이 아니라 뇌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청소년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학습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시험을 준비하는 방법까지 설명한다. 실제 생활에서 겪을 만한 여러 상황을 제시하기 때문에 독자의 공감과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기억 상실, 의지력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우리 자신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착각하는 이유, 의사소통 방법, 창의성의 의미에 대해 흥미 있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류대성(<읽기의 미래> 저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