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월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연설을 마치고 윤석열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미 정상회담과 경제효과
5월 22일 끝난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 관계를 ‘안보동맹’에서 ‘경제·기술 동맹’ 관계로 확대, 발전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글로벌 공급망 회복을 위한 양국 간 대화 채널을 강화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을 공식화하기로 했다.
또 청정에너지 경제성장과 에너지 안보를 위한 수단으로 양국의 원자력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선진 원자로와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첨단 반도체와 친환경 전기차용 배터리,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바이오기술, 자율 로봇 등 핵심 기술에 대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IPEF는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10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제안한 경제 통상 협력체로 공급망·디지털·청정에너지 등에 대해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만 IPEF 가입은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대립 구도가 예상되기 때문에 윤석열정부가 외교 능력을 발휘해 중국과 마찰을 줄여야 한다.
원전 수출 등 협력 더욱 확대
한미 정상은 원전을 글로벌 에너지 경제 안보에 필수적인 요소로 보고 수출 등에서 협력을 더욱 늘리기로 했다. 또 SMR의 개발과 전 세계적인 배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 앞서 윤석열정부는 국정과제로 원전 수출 확대를 공언한 바 있다. 우리 기업의 높은 원전 시공 능력과 기술력에 더해 미국의 핵연료 공급 보장 및 외교능력 등이 결합되면 상승효과(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발전량 300MW(메가와트) 이하의 SMR은 미국이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도 2028년 인허가 획득, 2030년 수출을 목표로 170MW급 혁신형 SMR를 개발하고 있다. 윤석열정부는 초격차 전략기술로 SMR 등 차세대 원전을 지정했다.
한미 정상은 또 핵심·신흥 기술을 보호하고 진흥하기 위한 민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한에서 양국의 첨단 반도체 협력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인 평택 캠퍼스를 방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삼성 같은 한국 기업이 현재 미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투자를 통해 우리는 가까워질 것이고 더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단체들 일제히 “환영”
경제 단체들은 한미 양국 간 관계를 경제·안보 동맹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환영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을 통해 한국과 미국 기업 간 반도체, 배터리, 청정에너지 등 핵심 분야에서 기술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상호 호혜적인 번영을 이룩하는 비전을 공유했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을 통해 양국이 견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등 한미동맹을 군사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기술 동맹까지 넓힌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도 “한국의 IPEF 참여 결정을 통해 향후 한미 양국이 안정적 글로벌 공급망 강화는 물론, 첨단기술 협력, 세계 안보와 기후변화 공동 대응 등 글로벌 현안까지 협력의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는 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5월 20일 한미 정상회담 관련 기사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가 아시아 동맹국들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이 매체는 “한국은 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규모의 무역을 중국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교역이 어떻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동맹국들에게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춘재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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