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기업 혁신바우처 지원사업을 통해 개편된 승우여행사 누리집의 모바일 버전(왼쪽)과 PC버전| 승우여행사
관광기업 혁신이용권(바우처) 지원 사업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관광기업의 경영 회복을 돕고 이들의 디지털 전환을 끌어내기 위해 2020년부터 ‘관광기업 혁신이용권(바우처)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관광기업이 신기술 보유기업의 비법을 익히고 후속 기업에 다시 전수하는 등 지식과 기술의 선순환을 이뤄 관광산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관광기업은 혁신이용권을 정보통신기술(ICT)과 관광의 융·복합을 통한 지능형(스마트) 관광사업 발굴, 온라인 플랫폼 사용자 편의와 접근성(UX/UI) 개선, 기타 사업모델 전환 등 기업의 혁신 활동을 위한 다양한 전문용역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다. 모바일 플랫폼 구축이 필요한 관광기업(수요)이 있으면 혁신이용권 누리집(tourvoucher.or.kr)에서 관련 전문 업체(공급)를 찾아 맞춤형 서비스를 받는 식이다.
여행 콘텐츠가 모바일 예약시스템과 결합
2대째 이어온 전통여행사인 승우여행사는 2021년 관광기업 혁신이용권 지원사업을 통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제공기업인 리브햇과 연결됐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매출 자체가 거의 없었던 승우여행사는 ‘제철음식 제철여행’, ‘대한민국 추천 100선’ 등 방역과 안전을 강화한 소규모 여행상품을 내놓으며 돌파구를 찾았다. 코로나19에 대응한 여행상품을 발 빠르게 개발했지만 여행상품 판매로 직결되는 누리집이 문제였다. 기존 누리집은 새롭게 개발한 여행상품의 특징과 정보를 잘 나타낼 수 없었고 모바일에서는 활용하기 어려웠다.
두 회사는 PC와 모바일 환경 양쪽에 최적화시킨 누리집을 새롭게 만들되 여행사 주 고객층의 연령대가 높은 점을 고려해 최대한 간편한 방법으로 아이디를 전환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오랜 기간 쌓인 고객 정보까지 이관할 수 있도록 설계해 기존 예약 내역과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비대면 시대에 맞게 온라인에서 예약을 취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덕에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고 직원의 업무량을 줄일 수 있었다. 기존 시스템은 고객이 결제까지 완료한 뒤에는 여행사로 직접 연락해 취소해야 했다.
누리집과 예약시스템을 개편한 직후인 2021년 9~11월 3개월 동안 2583팀이 예약을 진행했다. 온라인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대비 250% 늘어났고 누리집 신규 회원은 24% 증가했다. 이원근 승우여행사 대표는 “기존의 강점인 여행 콘텐츠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예약시스템과 결합하면서 별도 문의 없이 누리집에서 바로 예약하는 고객이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승우여행사와 리브햇의 협업은 디지털 전환의 성공적 사례로 주목받으며 2021년 12월 9일 열린 ‘2021 관광기업 혁신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오프라인 기반의 전통여행사들이 가진 고민인 디지털 전환에 대한 긍정적 방향을 제시해 관광혁신 바우처 지원사업의 목표에 잘 맞는 사업이었다”고 평가했다.
혁신이용권 사업이 끝난 뒤에도 두 회사의 협업은 계속되고 있다. ERP와 내외부 시스템 안정화를 승우여행사의 대리점과 지점 5곳까지 확대한다.
올해 바우처 지원기업 147개사로 늘려
문체부는 2020년 108개 사였던 혁신이용권 지원 기업을 2021년 142개사, 2022년 147개사로 매년 늘리고 있다. 2021년 지원 기업을 업종별로 보면 여행업 94개사, 콘텐츠 개발 13개사, 관광지원서비스업 10개사, 국제회의업 4개사, 숙박·휴양업 3개사, 기념품 제조 및 판매 4개사, 운수·임대 2개사, 기타 12개사였다.
2022년 지원되는 이용권 포인트는 모두 50억 4000만 원 규모다. 15개 기업이 대형이용권(1억 원)을, 30개 기업이 중형이용권(5000만 원)을, 102개 기업이 소형이용권(2000만 원)을 받게 된다. 지원 기업은 혁신 가능성과 성장잠재력, 이용권 활용계획 우수성 등을 심사해 선정한다.
강규상 한국관광공사 관광기업육성팀장은 “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하는 관광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디지털 전환, 신규 콘텐츠 개발 등 혁신적 사업아이템 발굴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며 “혁신이용권 사업의 성과 극대화를 위해 기업 간 연결(매칭)과 네트워킹, 전문가 지도(멘토링), 정보공유 활성화 등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원낙연 기자
2년간 2조 7000억 관광업계 회복 지원
2020년부터 2년 동안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정부 차원의 관광업계 회복 지원 규모는 모두 2조 7725억 원이다. 관광진흥개발기금을 통한 금융 지원이 1조 7155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네 차례의 재난지원금 1243억 원, 고용·일자리·역량강화 사업 지원 7095억 원, 각종 세제와 부담금 등 감면 701억 원, 방역과 시장 활성화 지원 1531억 원 등이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는 모든 시도에서 여행·관광업계를 대상으로 다양한 명목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17개 시·도에서 오직 관광업계만을 대상으로 자체 지급한 재난지원금은 약 823억 원이다. 관광업계를 포함해 모든 업종을 대상으로 지급한 지원금도 있어 실제 지원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2월 23일 화상으로 열린 ‘시도관광국장회의’에서 오영우 문체부 2차관은 “여러 지자체가 건의한 사업들을 포함해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며 “지자체에서도 관광시장이 정상화되기까지 아낌없는 지원을 지속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