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28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을 겸한 회동을 위해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대통령·당선인 회동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28일 만났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이날 2시간 36분 동안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역대 대통령과 대통령 당선인 간 만남 중 최장 시간이다. 이날 회동에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비서실장이 배석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저녁 5시 59분경 청와대 비서동인 여민1관 앞에 도착했다. 먼저 나와 기다린 문 대통령은 두 손을 맞잡으며 윤 당선인과 악수했고 두 사람은 나란히 녹지원을 지나 상춘재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녹지원 한복판에 있는 소나무를 가리키며 “여기가 우리 최고의 정원이다. 이쪽 너머가 헬기장”이라고 설명했다.
상춘재 앞에 온 문 대통령은 “저기 매화꽃이 폈다”며 대화를 이어갔고 윤 당선인은 “정말 아름답다”고 화답했다. 이어 윤 당선인 상춘재 왼쪽에 있는 나무를 가리키며 “저게 지금 무슨 꽃인지 모르겠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산수유”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 현판을 가리키며 “항상 봄과 같이 국민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이라며 상춘재의 뜻을 윤 당선인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청와대에 이런 전통 한옥 건물이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상징적인 건물이다. 좋은 마당도 어우러져 있어서 여러 가지 행사에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 간 성공 기원은 인지상정”
문 대통령은 만찬장에 들어선 뒤 윤 당선인에게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정당 간의 경쟁은 할 수 있어도 대통령 간 성공 기원은 인지상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국정은 축적의 산물이다. 잘된 정책은 계승하고 미진한 정책은 개선해나가겠다”고 답했다.
만찬 메뉴는 한식이었다. 계절 해산물 냉채(주꾸미, 새조개, 전복), 해송 잣죽, 한우갈비와 더운채소, 금태구이와 생절이, 봄나물비빕밥, 모시조개 섬초 된장국, 과일, 수정과, 배추김치, 오이소박이, 탕평채, 더덕구이가 나왔다. 반주로는 적포도주가 준비됐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방역에 대해 “참 숨가쁘게 달려왔는데 마지막 (남은) 임기 동안 코로나19 문제를 잘 관리하겠다. 정권 이양을 가장 큰 숙제로 알고 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최선을 다해서 잘 관리하겠다”고 말했다고 장 실장이 전했다.
장 실장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논의를 했고 그러한 국가의 안보 관련된 문제는 한 치의 누수가 없도록 서로 최선을 다해서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과 헤어지며 넥타이를 선물했다. 만찬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꼭 성공하시길 빈다. 제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 달라”고 말했고 윤 당선인은 “건강하시길 빈다”고 화답했다.
“현재는 축적된 역사… 앞선 정부 성과 계승·발전해야”
윤 당선인과 회동에 앞서 문 대통령은 3월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나라는 늘 시끄럽고 갈등 많은 나라처럼 보이지만 밑바닥에는 끝내 위기를 이겨내고 역사의 진전을 이뤄내는 도도한 민심의 저력이 흐르고 있다”며 “아직도 우리는 뒤떨어진 분야가 많고 분야별로 발전의 편차가 크다. 어느 정부에서든 우리가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할 과제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부족한 점들 때문에 우리 국민이 이룬 자랑스러운 성과들이 부정돼서는 안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역사가 총체적으로 성공한 역사라는 긍정의 평가 위에 서야 다시는 역사를 퇴보시키지 않고 더 큰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현재는 과거로부터 축적된 역사”라면서 “역대 정부가 앞선 정부의 성과를 계승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발전시켜온 결과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통합된 역량이 대한민국의 성공을 이끈 원동력”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3차 접종과 아동 접종을 권유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오미크론이 정점을 지나며 확산세가 조금씩 꺾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아직 고비를 넘어선 것이 아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1, 2차 접종률이 매우 높은 데 비해 3차 접종률은 최근 정체되고 있다. 5세부터 11세까지 아동 예방접종도 시작될 예정”이라면서 “정부가 3차 접종과 아동 접종을 권장하는 이유는 접종 부작용의 위험보다 감염될 경우의 위험이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