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1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관에서 열린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 2022’ 행사장 모습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 2022’ 현장 가보니
“울진해양경찰서, 울산의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그리고 하루에 많게는 100명대에 이르는 일용 인력이 일일이 신분증을 확인받고 출입증을 받기 위해 길게 줄 서는 풍경이 흔한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부발전 등 화력발전소에서도 우리가 만든 비대면 스마트 출입관리 시스템을 이미 몇 대씩 납품받아 쓰고 있어요.”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 2022’ 전시 행사 첫날인 4월 13일, 행사장인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전시장에서 만난 육태호 ㈜지에스티 팀장의 말이다. 박람회장 입구 쪽에 마련된 창업벤처청년기업관에 전시 부스를 차린 지에스티는 로봇 키오스크 ‘패스봇(PASSBOT)’을 선보였다. 중간 크기의 냉장고만 한 직사각형 장비 안에 로봇 팔이 내장돼 있는 기기다.
이 비대면 출입관리 로봇 솔루션은 국가 주요 시설 및 공공기관 등의 출입구에 방문자가 도착하면 생체 안면인식 단말기와 로봇 기술이 적용된 패스봇이 방문자의 신원 정보를 확인하고 출입증을 자동 발급한다. 기존에 출입 관련 안내 데스크가 수행하던 모든 과정을 자동화한 시스템이다.
패스봇이 신분증(주민등록증, 자동차면허증)의 문자 및 이미지 데이터를 읽어 들여 판독한 뒤 자동적으로 구동해 신분증을 보관(입고)하고 출입증을 발급한다. 일을 마치고 나갈 때도 패스봇이 출입증을 자동 회수하고 출입카드번호를 인식해 신분증을 자동 반환한다. 이 기기 1대당 납품 가격은 1억 원을 웃돈다고 한다.
▶창업벤처청년기업관에 마련된 비대면 출입관리 로봇 솔루션 제품
우수 제품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
지에스티는 2005년에 영상·출입 보안 및 통합관제 사업을 하는 벤처로 설립돼 현재 25명가량이 근무하고 있다. 육태호 팀장은 “패스봇은 특허청 우수조달상품에도 선정됐다. 특정 시점에서 동시 출입자 100명까지 출입증을 발급할 수 있다. 관련 특허도 3개를 보유하고 있다”며 “2021년에도 나라장터 엑스포에 참여했는데 2022년 여전한 코로나19에도 지난해보다 더 많은 사람이 전시장에 찾아온 거 같다”고 말했다.
지에스티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라 건설 작업 현장의 안전과 연계한 새로운 출입관리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작업장에 인력이 출입할 때 체온·맥박, 음주 여부 등 건강을 체크하는 기능을 포함한 보안 연동 출입증 발급 시스템이다.
조달청이 주최하는 국내 유일의 공공조달 종합박람회인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 2022’가 4월 13~15일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 3~5홀에서 열렸다. 행사장 총면적은 3만 2100㎡(약 1만 평)에 달했다. 나라장터 엑스포 참가 기업은 306개(2018년)→440개(2019년)→442개(2021년)에서 2022년에는 총 820개 전시 부스에 역대 최대인 494개 업체가 참가했다.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는 우수 중소기업 제품의 국내 공공조달·판로 확대와 해외 조달시장으로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의 공공조달 종합박람회다. 조달기업들과 공공기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제품을 홍보하고 공공기관 및 민간업체 구매담당자 등이 둘러보고 구매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
조달청 정책 담당자는 “2022년에는 다양한 공공기관의 혁신제품과 창업벤처기업의 신기술 신제품에 대한 공공수요를 창출해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데 행사의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22회째를 맞은 2022년 나라장터 전시 목적은 ‘완전한 경제회복과 미래 준비’를 공공조달 및 판로 확대가 지원하고 해외 바이어 초청 등을 통한 우수 제품 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 2022’에 마련된 조달청 부스
다양한 혁신·신기술 제품 체험 기회 제공
이번 전시 행사에는 역대 최대 규모에 걸맞게 혁신성장관을 대폭 확대(혁신성장관 참여 업체 60개사)해 혁신조달 경진대회 수상 제품 및 최신 신기술 신제품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관을 마련했다. 신기술 혁신제품을 탐색·구매하려는 수요자와 일반 관람객들에게 인공지능(AI) 연동 스마트 소화기, 모듈식 학교 등 혁신조달 경진대회 수상 제품 및 지능형 로봇 제품 등 다양한 혁신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 한국도로공사·한국전력공사 등이 참여한 기술마켓공동관(30개 부스), 중소벤처기업부가 마련한 공공판로육성관(24개 부스)을 비롯해 각 공공기관에서 추진 중인 다양한 혁신제품도 전시했다.
창업벤처청년기업관에서는 창업벤처기업들의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신제품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 전시관은 공공조달 납품 실적이 없는 창업벤처기업들이 공공조달 시장에 쉽게 진입하고 빠르게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전용 몰 ‘벤처나라’(2022년 2월 말 기준 2315개사 1만 5831개 상품 등록)에 등록된 기업 제품으로 구성됐다.
그 밖에도 전기전자관(181개 부스), 사무기기관(52개 부스), 기계장치관(51개 부스), 건설환경관(109개 부스), 안전제품관(63개 부스), 경기도중소기업관(121개 부스), 특허청 우수발명품공동관(26개 부스), 품질보증조달물품관(26개 부스), 지자체공동관(대구·김해, 57개 부스) 등 총 13개의 전시관이 마련돼 관심 제품군에 대한 최신 트렌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주요 전시 품목을 보면 혁신성장관에서는 보행보조로봇·스마트소화기·모듈식학교를, 창업벤처청년기업관에서는 드론·친환경 흡연 부스·도청방지기를, 기술마켓공동관에서는 3차원 면진장치·사물인터넷기반 원격누수감시시스템을, 공공판로육성관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영상분석 카메라 및 조립식 마루를, 우수발명품관에서는 공기청정살균기·스마트안심방역게이트를, 안전제품관에서는 공기살균기·차선분리대·가드레일 등 혁신 신제품을 선보였다.
▶‘온라인 해외 바이어 수출상담회장’ 모습
공공구매상담회 열어 국내 판로 확대 지원
창업벤처청년전시관에서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경기도중소기업관이 있다. 여기에 부스를 차린 ㈜아하(경기도 김포 소재, 종사자 160여 명)는 비대면 수업 시대 ‘전자칠판’을 전시하고 있었다. 원격 수업 교실인 ‘큐브9 스튜디오’ 제품이다.
“100여 개 학교가 이 제품을 납품받아 교사들이 수업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발광다이오드(LED) 방식 전자칠판 기술을 우리가 특허로 갖고 있습니다. 온라인 인코딩과 스트리밍 기능을 별도의 소프트웨어로 내장하고 있는 수업 기자재입니다.”
아하 부스에서 방문객에게 제품을 설명하는 김동우 큐브9 스튜디오 대리의 말이다.
이 스튜디오는 방음·흡음 1인 스튜디오 안에 터치센서 모니터인 전자칠판, 마이크·음량·카메라 조절 기능 및 화면 실시간 녹화 플랫폼을 갖춘 원터치 강의 기기 ‘라이브 스테이션’, 원격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모니터링하는 모니터 등을 일괄 세트로 갖춘 스마트 라이브 스튜디오다. 납품 가격은 2000만 원 안팎으로 학교에서 요청하면 이 스튜디오를 설계·시공해준다.
“앉아서 수업하는 보조칠판, 그리고 서서 큼지막한 전자칠판 앞에서 판서하면서 수업하는 방식이 다 갖춰져 있습니다. 손바닥을 펴서 전자칠판 모니터를 쓱 쓸면 그 면적을 인식해 지우개 기능을 하고, 두 손가락을 칠판 모니터에 터치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배경 화면을 선택하는 창이 자동 생성됩니다.”
세계지도, 국내 지도, 오선지 음악 악보, 시계, 화학 주기율표, 미술 색상표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칠판 앞에서 움직이는 동선을 최소화해 효과적인 수업이 가능하다.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부대 행사도 열렸다. 특히 정부는 킨텍스 전시 현장에서 역대 가장 큰 규모의 공공구매상담회를 열어 중소 혁신 벤처기업들의 국내 판로 확대 지원에 나섰다. 혁신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공공구매상담회에 참여한 기관은 공공기관 및 대기업을 포함해 127개에 달했다.
조달청 정책 담당자는 “국내 공공기관 구매담당자들이 공공구매상담회에 참가해 새로운 제품 정보와 시장동향 등을 접하고 전시장 안에서 실시하는 구매실무교육을 받아 구매 업무 능력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외 바이어 수출상담회장에서 참가자들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중소기업관에 마련된 비대면 강의플랫폼 스튜디오 제품
해외 바이어들과 온라인 제품 구매 상담회
전시 행사장 중앙에 차려진 ‘해외 바이어 수출상담회장’에는 20여 개 부스가 마련돼 여러 기업이 미리 초청받은 해외 바이어들과 온라인 제품 구매 상담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정부는 “미국, 터키 등 17개국 42개사 해외 바이어가 이번 행사에 참여해 국내 조달기업과 일대일 수출 상담을 진행했고 엑스포 행사 기간에 미국·캐나다 등 5개국 7개사와 수출계약식도 가졌다”고 설명했다. 우수제품 중소벤처기업들이 글로벌 조달시장에 참여·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특히 국제적으로 조달 정보를 공개해 국가 간에 열린 공공조달계약이 확산되도록 하는 국제 비영리단체 ‘열린계약파트너십(OCP)’과 협력해 국내외 조달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조달워크숍이 행사 기간에 온오프라인으로 열렸다. 온라인을 통해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해 우리 기업에 해외조달시장 진출을 위한 정보를 알려주는 설명회도 개최했다. 해외바이어수출상담전시관 바로 옆에 마련된 ‘동반성장 공공구매상담회장’에도 여러 중소벤처기업가와 공공기관 구매담당자들이 서로 만나 제품 설명과 구매 상담을 하고 있었다.
김정우 조달청장은 “현장에 숨어 있는 혁신제품을 발굴하고 구매해 기술력 있는 창업벤처기업의 공공조달시장 진입을 늘리고 혁신성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 우수 중소기업들의 혁신제품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조달시장에도 많이 진출해 혁신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조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