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창업지원 정책
정부의 창업 활성화 정책 등에 힘입어 2021년 역대 가장 많은 벤처투자와 기술창업으로 제2벤처 붐이 찾아왔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1년 전체 창업(141만 7973개) 중에서 부동산업을 제외한 실질 창업은 2020년 대비 5.1%(5만 3775개) 증가했고 기술기반 업종 창업은 23만 9620개로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정부는 코로나 시대 창업 열기를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2022년에 기술, 지역, 문화, 비대면 창업에 대한 지원 정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창업 전문가들은 “자신의 창업 아이템이 괜찮을까라고 걱정부터하지 말고 정부의 여러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지원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기술창업을 원한다면?
혁신 아이디어 보유 예비창업자 선발
‘기술창업’ 지원은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한 ‘성장단계별 창업묶음(패키지) 사업’이 대표적이다. 중기부는 2022년 기술창업 기업을 집중 발굴·육성하기로 하고 예비창업·초기창업·창업도약 묶음 사업에 참여할 예비창업자와 창업기업을 순차 모집하고 있다. 혁신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유망 예비창업자와 신생기업을 선발해 제품 개발과 제작, 마케팅 등에 필요한 사업화 자금(사업별 최대 1억~3억 원)을 지원한다. 교육, 지도(멘토링), 마케팅, 투자 등 사업화 전 과정도 맞춤 지원한다.
이 사업은 성장단계별(3개)로 나뉘는데 예비창업자를 위한 ‘예비창업묶음’, 창업 3년 미만의 신생기업을 위한 ‘초기창업묶음’, 창업 3년 이상 7년 미만 신생기업을 위한 ‘창업도약묶음’이 있다. 참여 기업은 매출과 고용이 늘고 생존율도 높아 20~30대 청년은 물론 40~50대 중장년 창업자까지 전 연령에 걸쳐 매년 관심과 호응이 높다. 2022년에는 상·하반기에 걸쳐 총 3010개의 신생기업(예비창업자 포함)을 선발한다. 신청 접수는 ‘K-스타트업’ 누리집에서 한다. 접수 마감은 예비창업묶음은 3월 17일, 초기창업묶음은 3월 24일, 창업도약묶음은 3월 28일이다.
이 사업은 창업지원 주관기관으로 지정된 대학·공공기관 등을 통해 신생기업 선발과 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참여하려는 예비창업자와 신생기업은 주관기관별 모집 분야와 지원 프로그램을 고려해 적합한 주관기관을 선택해 신청하면 된다. 주관기관은 예비창업묶음 40개, 초기창업묶음 35개, 창업도약묶음 18개다.
예비창업묶음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지고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창업자의 성공적인 창업 사업화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1260명을 선발한다. 일반 분야에서 760명, 7대 특화 분야(데이터·인공지능, 그린, 자율주행·드론, 생명공학(바이오), 핀테크, 여성, 소셜벤처)에서 500명을 선발한다. 선발된 예비창업자에게는 최대 1억 원(평균 5000만 원)의 사업화 자금, 그리고 창업 준비와 실행 과정에서 필요한 교육과 멘토링을 제공한다.
초기창업묶음은 창업 3년 이내 신생기업의 안정적인 시장진입과 성장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초기 신생기업 700개를 선발해 최대 1억 원(평균 7000만 원)의 사업화 자금 제공과 함께 창업 촉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정부는 “신산업 분야의 신생기업을 전략 지원하기 위해 2022년 사업에서는 인공지능, 가상·융합현실, 사물인터넷, 바이오헬스, 블록체인 등 유망 신산업 분야의 신생기업에 가점을 부여해 우대 선발한다”고 설명했다.
창업도약묶음은 창업 3년 이상 7년 미만인 신생기업이 매출 부진과 자금 부족으로 사업화에 실패하는 ‘죽음의 계곡’을 극복하고 도약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도약기 신생기업 480개를 선발해 최대 3억 원(평균 1억 2000만 원)의 사업화 자금과 도약기 단계에 필요로 하는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특히 도약기 신생기업의 성장을 이끌기 위해 2021년에 도입한 ‘대기업 협업 프로그램’을 3개에서 5개로 늘리고 지원 규모도 50개사에서 70개사로 확대한다.
▶‘청년농 창업·투자 심층컨설팅 지원사업’ 포스터 | 농림수산식품부
#지역 창업을 원한다면?
2040 청년농 심층컨설팅 프로그램
‘지역 창업’ 사업으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대학이 지원하는 청년농 심층컨설팅 프로그램이 있다. 한국농수산대학은 ‘2022년 청년농 2040 창업·투자 심층컨설팅 지원사업’ 참여자를 3월 말까지 모집한다. 이 사업은 영농 경험이 부족한 2040세대 청년 농업인이 사전에 충분한 검토 없이 큰 자금을 투자하다가 경영 위험에 노출돼 실패하는 경우를 예방하기 위해 2020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농지·시설·지능형 농장(스마트팜) 등 실제 투자에 앞서 경영·기술 분야의 현장 애로와 문제 해결을 위한 전문 상담(컨설팅)을 제공해 적정 투자를 유도한다.
만 19~49세 농업인 중에서 심층컨설팅 완료 후 1년 이내에 1억 원 이상의 농업 투자를 계획 중인 개별경영체(농업인) 법인경영체가 지원 대상이다. 2022년에 총 51개 경영체를 선발하고 농업경영체별로 1000만 원(국비 900만 원, 자부담 100만 원)을 지원한다. 한농대 창업보육센터가 컨설팅 전문운영기관이다. 농식품부 정책 담당자는 “기존 컨설팅과 달리 참여 농업경영체의 투자계획을 분석해 경영 상황과 기술 수준을 고려한 적합한 투자 방식을 제시하고 투자 후 사후관리도 단계별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문화·비대면 창업을 원한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끌 창업자 육성
‘문화 창업’에서는 관광벤처사업 창업자 육성이 눈에 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관광시장 회복을 준비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업 아이디어를 지닌 관광 분야 창업기업을 육성하는 ‘제13회 관광벤처사업 공모전’을 열었다. 2022년에는 관광벤처 부문 지원금 확대(2021년 4500만~9000만 원→2022년 5000만~1억 원) 등 역대 최대 규모 예산(109억 원)을 투입해 사업화 자금, 교육, 컨설팅, 판로 개척, 교류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예비창업자부터 창업 7년 이내까지 총 140개 기업을 선발한다.
예비관광벤처(35개 안팎), 초기관광벤처(재창업 3년 이내, 70개 안팎), 성장관광벤처(창업 3년 초과 7년 이내 35개 안팎)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지원한다. 선정된 기업은 2022년 11월까지 기업당 최대 1억 원, 평균 5000만 원의 사업화 자금을 비롯해 컨설팅, 판로 개척, 투자 유치 등 기업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을 받는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관광벤처사업은 10여 년간 1100개의 혁신적 관광벤처기업을 발굴해 관광 창업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비대면 창업’ 기업 지원도 대대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중기부·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환경부 등 정부 12개 부처는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이끌 비대면 신생기업을 부처 간 협업으로 찾아 나서는 ‘2022년 비대면 분야 유망 신생기업(스타트업) 육성사업’을 시작했다. 12개 부처가 협업하되 소관부처별로 창업자를 평가·발굴·선발해 최대 1억 5000만 원의 사업화 자금과 분야별 정책에 기반한 특화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2022년에는 확장가상세계(메타버스) 등 비대면 분야의 새로운 산업 흐름을 적극 고려해 선발하는데 총 300개사의 사업화(2022년 총 사업예산 450억 원)를 추진한다. 중기부 정책 담당자는 “다양한 비대면 분야 소관부처와 협업체계를 구축해 각 분야 신생기업을 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세부 분야는 비대면 의료, 디지털 혁신교육, 융합 미디어, 에듀테크(교육에 기술을 결합한 산업), 비대면 스포츠, 온라인 농식품, 스마트 도시, 비대면 혁신창업 아이템 등이다.
아이디어만 있어도 창업지원 프로그램 지원
중기부 산하 창업진흥원이 운영하는 혁신창업스쿨을 수료한 박상욱 블링커스(주) 대표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어도 실행하지 않으면 몽상에 불과하다. 이 아이템으로 될까, 괜찮을까 걱정하지 말고 정부의 여러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는 것이 좋다. 아이디어만 있어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역시 혁신창업스쿨을 수료한 김도건 (주)병원사람들 대표도 “창업도 투자를 받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절대로 쉽지 않은 길이긴 하다. 그러나 사업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본인이다. 상황에 맞는 교육과 멘토링을 적절히 활용하면 사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창업진흥원의 대표 지원프로그램인 ‘초기창업패키지’(유망 창업 아이템을 보유한 3년 이내 초기 신생기업에 시제품 제작과 판로 개척 등 사업화 자금으로 평균 7000만 원 지원 및 특화 프로그램 제공)에 참여한 임한솔 엑스플랫폼(일용직 인력 중개 플랫폼) 대표는 “창업 아이템을 가진 청년 신생기업은 인적·물적 협력망(네트워킹)이 부족한데 초기창업패키지 안의 특화 프로그램과 전문 멘토링을 받으면 큰 도움이 된다”며 “선배 창업자들과 네트워킹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창업 역량을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