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오센’ 이종훈 대표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사무실 입구에서 포즈를 취했다.
3D 공간데이터 서비스 ‘㈜헬리오센’ 이종훈 대표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한국의 실리콘밸리 경기 판교. 수십 년 동안 연구원으로 살았던 이종훈(63) (주)헬리오센 대표가 신생기업을 창업하면서 인생 2막을 꿈꾸고 있는 곳이다. (주)헬리오센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과 공간정보를 융복합한 지리정보시스템(GIS) 개발 기술을 가진 플랫폼 기업이다. 2020년 2월에 창업한 신생기업이지만 3차원(3D) 공간데이터 구축 및 서비스 기술로 2021년 연 매출 15억 원을 올렸다.
“우리 회사는 디지털 트윈 기술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산관리 솔루션, 건설관리 솔루션 등 각 회사의 요구에 따라 해결책을 제공합니다. 이를 위해 전국을 광범위하게 실사 기반 3D로 가시화하는 기술, 대용량 3D 공간정보 관리기술, 인공지능 객체 인식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에서 오랫동안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는 방법을 분석하고 연구한 이종훈 대표는 개인 사업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지만 60세를 넘기면서 창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누군가에게는 퇴직하고 여행을 다니면서 편안한 노후를 설계해야 할 시점이었다. 이런 도전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 번 사는 삶인데 월급쟁이로 마무리하기보다 ‘나도 직접 회사를 운영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개인 사업은 대표가 회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저 하기에 따라 조직의 생산력을 훨씬 높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헬리오센 사무실에서 한 개발자가 현실과 3D 가상공간을 연결하는 디지털 트윈 솔류션을 개발하고 있다.
정부자금 지원받으며 사업 속도 급물살
물론 창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자본금 4000만 원으로 작은 사무실을 구해 네 명이 옹기종기 앉아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 대표에게는 오랜 시간 연구한 4차 산업 관련 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정부 지원 정책의 문을 두드렸다.
처음에는 사업 실적이 없었기 때문에 서류 심사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2020년 창업진흥원에서 초기창업패키지 사업을 통해 8800만 원을 지원받았고 2021년 창업도약패키지를 통해 2억 2870만 원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또한 창업진흥원에서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 3억 원의 대출금도 받았다.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 시작하면서 사업 속도가 급물살을 탔습니다. 훌륭한 인재들을 고용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업체들로부터 일을 주문받게 됐어요. 그랬더니 다시 현금이 돌면서 선순환이 일어났죠.”
(주)헬리오센은 신생기업임에도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금 지원을 단계별로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창업진흥원에서 기업에 대한 홍보와 법률 지원, 기업설명회, 해외 진출 등 다양한 부분을 조언해줘 큰 도움이 됐다.
이 대표는 회사를 창업하면서 ‘이 일을 왜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졌고 이 질문은 ‘내가 왜 사는가?’에 대한 고민으로 연결됐다. 결론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성취감을 이루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 대표는 “노년이 됐다고 주위에 부담을 주는 사람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내가 속한 이 사회와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고 그걸 이루기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창업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상적인 직장을 만들기 위해 이 대표가 고민했던 것은 젊은 인재들이 만들어내는 집단지성과 단합(팀워크)이었다.
“나이 많은 사람들의 특징은 경험과 분석 능력이 좋다는 거죠. 그걸 젊은 친구들에게 전수하면 그들은 팀워크와 실행력, 도전정신이 높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생산성은 자동적으로 높아지는 거죠. 나는 젊은 인재들을 이 업계의 최고 전문가로 키우고 싶어요.”
“노년층, 사회의 꼰대 아닌 리더가 돼야”
이 대표는 지금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복지는 ‘돈’이 아니라 ‘일’이라고 말한다. 돈은 생존에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되는데 일이 없다면 삶의 의미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은퇴하고 여유를 즐기는 주위 지인들이 부럽기는커녕 오히려 매일 아침 젊은 인재들과 회의하면서 열정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훨씬 생동감이 느껴진다. 이 때문에 그는 노년층에게 “늦었다고 생각하며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노년층이 새로운 일을 시도하지 않는 건 위험을 감수하기 싫어서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젊게 살고 싶다면 위험을 택해야죠. 내가 스스로 일을 창출하는 사람이 돼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위치에 섰으면 좋겠어요. ‘꼰대’가 아니라 책임을 지면서 끌고 가는 ‘리더’가 되는 거죠. 경험 많은 사람일수록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예비 노년 창업자들도 꼭 꿈을 이루길 바랍니다.”
글 김민주 기자, 사진 곽윤섭 기자
헬리오센이 받은 창업지원 정책은?
*초기창업패키지
창업한 지 3년 이내의 유망한 초기 신생기업을 대상으로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사업은 아이템의 시장성 검증(제품·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반응조사, 시장 검증 등) 등 특화 프로그램 지원을 통한 기술혁신 및 성장 촉진 지원, 시제품 제작, 지식재산권 취득(기술자료 임치, 지식재산권 보호 등), 마케팅(홍보물 제작, 홍보물 제작 비용 등) 등에 소요되는 사업화 자금을 최대 1억 원까지 지원한다.
*창업도약패키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창업 3~7년 차 기업을 대상으로 도약 단계에서 신생기업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자생적으로 성장토록 매출 증대, 제품 검증·보강, 사업 모델 혁신, 시장진입 등을 위한 사업화를 위해 최대 3억 원까지 지원한다. 이와 함께 기업별 맞춤형 지원과 ‘선택과 집중’을 위해 성과 창출 중심의 성장 촉진 프로그램을 최대 1억 원까지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