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시터’ 정지예 대표가 서울 강남역 근처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아이돌봄 연결 플랫폼 ‘맘시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아이돌봄 연결 플랫폼 ‘맘시터’ 정지예 대표
서울 강남역 근처에 위치한 (주)맘편한세상의 아이돌봄 연결 플랫폼 ‘맘시터’ 사무실. 직원들과 나란히 앉아 근무하던 정지예(35) 대표가 웃으며 일어난다. 7년 차 회사의 대표인데 개인 집무실이 없는 게 의외라고 했더니 “대표라고 더 큰 책상과 집무실을 가져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를 찾지 못했고 특혜를 받는 것도 싫다”고 말했다. 이렇게 다른 직원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고자 하는 정 대표의 사고는 맘시터 운영 철학에서도 드러난다.
“친한 사람들이 좋은 아이돌보미(베이비시터)가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말하는데 제가 맘시터 대표라고 좋은 돌보미를 따로 정리해두지는 않아요. 저도 맘시터에서 제 아이의 돌보미를 고용했거든요. 제가 소비자로 맘시터를 이용해보면 이 서비스가 부모들에게 얼마나 편리하고 좋은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2016년 9월에 첫 서비스를 시작한 맘시터는 아이 돌봄이 필요한 부모를 돌보미와 연결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아이돌봄 연결 플랫폼(거래터)이다. 맘시터는 서비스 시작 7년 만에 누적 회원 수 100만여 명(부모 35만여 명, 돌보미 65만여 명)을 돌파하며 업계 1위에 올랐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우리나라 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맘시터. 하지만 놀라운 것은 7년 전 정 대표가 맘시터 플랫폼을 구상할 때는 결혼을 하지 않은 평범한 29세 직장인이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최초 아이돌봄 연결 플랫폼 ‘성공’
“저는 일하면서 성취감과 자존감을 느끼는 편이었어요. 하지만 직장 내 여자 선배들을 보면 일과 육아 사이에서 갈등하고 엄청 괴로워하더라고요. 앞으로 나도 결혼하고 아이를 키울 텐데 그럼 일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했죠. 그런데 저 혼자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좋은 직장을 찾는다고 해서 마음이 편안할 것 같지 않았어요. 30년 후 제 자녀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지금 제가 그걸 바꾸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는 걸 후회할 것 같았죠.”
여성이 일과 육아를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 대표가 생각한 아이디어는 아이돌봄 구인·구직 플랫폼이었다. 물론 주위에서는 부모들에게 좋지 않은 입소문이라도 나면 단숨에 사업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걱정하며 만류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돌보미의 자격을 대학생으로 정하고 200여 명의 대학생 돌보미를 모집한 뒤 부모들의 반응을 살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부모들이 대학생 돌보미에게 안심하고 아이를 맡겼던 것. 이렇게 사업의 긍정적인 미래를 확인한 정 대표는 사업을 더 크게 늘릴 수 있도록 자금을 모으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녔다.
“서비스를 시작하고 난 후에는 매일 정부 지원사업을 찾아보는 게 하루 일과였어요. 저희에게 맞는 10개 사업에 지원했는데 최종적으로 2개 사업에 선정돼 기뻤죠. 다행히 대학생 돌보미를 구했던 저희 시범 사업이 심사위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아요. 저희가 말로만 사업 계획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체라고 판단한 것 같아요. 정부의 지원이 없었으면 지금처럼 빨리 성공하기는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맘시터는 2016년 사업 초기에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진행하는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을 통해 9700만 원, 2016년 말 스마트벤처창업학교에서 85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신생기업에게 지원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었고 그만큼 맘시터의 가능성을 높이 본 것이다. 이후 2018년에는 민관공동창업자발굴육성사업으로 500만 원, 2018년 민관공동창업자발굴육성사업인 포스트팁스(Post-TIPS) 사업에 선정되면서 5억 원, 2020년에는 창업 3~7년 차 사업자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창업도약패키지 사업으로 3억 원을 지원받았다.
‘맘시터’ 누리집 갈무리
“정부 지원 있었기에 지속적인 도전 가능”
“작은 신생기업이 시장에서 혁신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정말 다양한 곳에서 자금이 필요합니다. 맘시터가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것은 정부의 지속적인 자금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또한 신생기업이 잘 모르는 지출 비용 관리와 서류 증빙 방법 등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에 무척 유용했어요.”
정부의 든든한 지원 자금을 바탕으로 맘시터는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키웠다. 0~10세 돌봄 신청이 가능한 맘시터는 플랫폼이 오류 없이 작동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시스템 성능을 향상시켰고 영어와 체육 등 특기가 다양한 20대 대학생부터 유치원과 보육교사 자격증 소지자, 아이를 키워본 50~60대 여성까지 다양한 경력의 돌보미를 확보했다.
아울러 부모가 안심하고 돌보미를 고용할 수 있도록 사전에 재학증명서, 자격증,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받아 신원확인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플랫폼 후기를 통해 돌보미의 채용 후기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돌보미는 맘시터가 마련한 8가지 인증시스템을 통과해야만 가입이 가능하다. 이 같은 철저함 때문에 돌보미를 채용한 부모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신생기업 중에서 여성 창업자는 여전히 찾기 힘든 것 같아요. 여성이 결혼과 육아를 겪으면서 일을 많이 포기하기 때문이죠. 맘시터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여성의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고민을 함께 풀어가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창업을 계획하고 있던 예비 여성 창업자들은 꿈을 포기하지 말고 꼭 펼치길 바랍니다.”
글 김민주 기자, 사진 곽윤섭 기자
‘맘시터’가 받은
창업지원 정책은?
*창업성장기술개발 디딤돌
기술창업 아이템의 시장성과 기술성, 사업성 검증이 필요한 신생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하며 1년간 최대 1억 2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스마트벤처창업학교
선정된 청년 창업자에게 교육 및 멘토링은 물론 개발과 사업화에 소요되는 총사업비의 70% 이내에서 최대 1억 원까지 지원한다.
*창업도약패키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창업 3~7년 차 도약 단계에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매출 증대와 제품·검증·보강, 사업 모델 혁신, 시장진입 등을 위해 최대 3억 원까지 지원한다. 또한 업체의 성장 촉진을 위해 기업별 맞춤형 지원과 성과 창출 중심의 성장 촉진 프로그램을 최대 1억 원까지 운영한다.
*민관공동창업자발굴육성사업인 포스트팁스(Post-TIPS)
팁스란 민간이 운영사 역할을 해 창업팀을 선별하고 민간투자와 정부의 연구개발(R&D)을 연계해 창업을 촉진하는 제도를 말한다. 포스트팁스는 팁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신생기업의 후속 성장을 돕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포스트팁스는 제품 및 서비스 사업화, 마케팅 자금을 2년에 걸쳐 기업당 최대 5억 원씩 지원해 세계시장 진출, 상품 대량생산 등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