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난을 받고있다.│공동취재사진
윤 당선인이 걸어온 길과 국정운영 방안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석열 당선인은 10년 전만 해도 평범한 검사였으나 박근혜정부에서 국가정보원 댓글 공작 사건을 원칙대로 수사하다 좌천됐다.
특수통 검사였던 윤 당선인은 2016년 탄핵 정국을 맞아 최순실 특검 수사팀장으로 복귀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서울중앙지검장에 파격 발탁돼 ‘적폐 청산’ 수사와 공소 유지를 진두지휘하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중형을 끌어냈다.
이후 문재인정부에서 검찰총장으로 파격 발탁된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을 중도 사퇴하고 대선 정국으로 뛰어들며 본인의 정체성을 ‘공정과 상식’의 시대정신으로 삼아 제1야당의 대권 주자가 됐다. 특히 당내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과 경쟁해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됐다.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할 것”
이제 윤 당선인의 첫 번째 구호는 국민 통합이다. 이념과 진영에 따른 극한 대립을 해소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것은 이제 윤 당선인의 몫이다.
윤 당선인은 3월 10일 국회도서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연 ‘당선 인사’ 자리에서 “정치를 시작한 후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왜 국민이 저를 불러내었는지, 무엇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를 생각했다”며 “공직 사퇴 이후 지금까지 국민 여러분이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에 정치 초심자인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오직 국민만 믿고 오직 국민 뜻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4차 산업혁명 대응과 코로나19 대유행 극복 그리고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전대미문의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윤석열정부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워 위기를 극복하고 통합과 번영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철 지난 이념을 멀리하고 국민의 상식에 기반하여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자는 “국민을 위한 정치, 민생을 살리고 국익을 우선하는 정치는 대통령과 여당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 국정 현안을 놓고 국민들과 진솔하게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정부가 국민의 고통과 마음을 보듬지 못하고 국민의 신뢰에 보답하지 못한다면 준엄한 목소리로 꾸짖어달라”며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만 보고 가겠다. 늘 국민 편에 서겠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이후 국회 국민의힘 선거 상황실에서 연 질의응답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손실보상과 긴급 구제를 포함한 방역과 코로나19 환자들에 대한 추가경정예산(추경) 문제에 대해서 바로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검토에 들어가겠다”며 인수위 안에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별도 조직 구성을 예고했다.
또 후보 단일화로 공동정부 운영을 약속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힘을 실었다. 안 대표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일단은 신속한 합당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지만 우리 안 대표는 어쨌든 우리 당과 정부에서 중요한 도움을 주시고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 및 바이든 대통령과 첫 통화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윤 당선인과 첫 통화를 했다. 문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대선 승리를 축하하고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와 관련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애초 대선 결과가 나오는 대로 통화할 예정이었으나 박빙의 접전 끝에 이날 새벽에서야 윤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돼 통화 시각을 오전으로 늦췄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은 이날 축하난을 들고 윤 당선자를 예방했다. 유 실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대통령과 당선인이 연락해야 할 일이 있을 수 있으니 청와대 정무수석과 연락해서 핫라인처럼 그렇게 해주면 된다”고 말하자 윤 당선인은 “우리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과 이 수석이 계속 통화하면 되겠다”고 답했다.
윤 당선인은 또 “아침에 대통령이 전화 주셨다”며 “정부 인수 문제를 잘 지원하겠다고 (말했고) 가까운 시일 내에 대통령도 좀 찾아봬야 할 것 같고 시간 내서 보자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빠른 시일 내에 대통령 뵙고 또 뵙고 잘 모르는 게 있으면 연락드리고 하겠다고 말씀 드렸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전화통화를 했다. 윤 당선인이 대선 승리 후 한반도 주변 4강(미·중·러·일) 정상과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10시 10분부터 약 10분간 바이든 대통령과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전화통화를 했다. 당선 수락 인사를 한지 5시간여 만이다. 윤 당선인은 당초 오전 10시에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로 인해 현충원 참배 일정을 50분가량 늦췄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과 한국, 우리 두 경제와 국민의 동맹은 철통 같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긴밀한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한국의) 새 대통령 당선인과 계속 협력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