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3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윤 당선인은 3월 10일 오전 100% 개표를 완료한 가운데 48.56%(1639만여 표)를 얻어 당선을 확정 지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47.83%(1614만 여표)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2.37%(80만 3000여 표)를 기록했다. 윤 당선인은 당선이 확정된 뒤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을 찾아 “오늘 이 결과는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오전 3시 50분경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윤석열 후보님께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며 “당선인께서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은 어느 후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초박빙세가 끝까지 이어졌다. 개표 초반 이재명 후보가 앞서는 듯 했지만 개표율 절반을 넘어선 3월 10일 오전 0시 30분경 윤 당선인이 이 후보를 처음 추월한 뒤 끝까지 우위를 이어갔다.
이번 대선은 1∼2위 후보의 표 격차가 가장 적은 선거로 기록됐다. 지금까지 후보간 격차가 가장 적었던 선거는 1997년 15대 대선으로 후보간 표차는 39만 557표, 득표율 차는 1.53%포인트였다. 두 번째로 격차가 적었던 선거는 1963년 5대 대선으로 당시 박정희 민주공화당 후보가 윤보선 민정당 후보를 1.55%포인트 격차로 눌렀다.
이번 대선에서 득표차는 0.73%포인트, 24만 7000여 표로 기록됐다.
“모두 힘 합쳐 하나가 돼야 한다”
윤 당선인은 경쟁자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향해 “두 분께도 감사드리고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우리 모두 함께 큰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제 우리의 경쟁은 일단 끝났다”며 “모두 힘을 합쳐서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당선인 신분에서 새 정부를 준비하고 대통령직을 정식으로 맡게 되면 헌법 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빠른 시일 내에 합당 마무리를 짓고 더 외연을 넓히고 더 넓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국민들의 고견을 경청하는 훌륭하고 성숙한 정당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고 저도 많이 도와달라”고 당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윤 당선인은 이어 여의도 당사 앞에 마련된 특설무대를 찾아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윤 당선인은 “초심자를 이끌어 이 자리까지 오게 만들어주신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저도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만 제대로 모시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지역, 진영, 계층 이런 것을 따질 것 없이 대한민국 국민은 어디에 계시든지 똑같은 이 나라 국민이고 모두 공정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며 “국민 통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늘 가슴에 새기고 민생을 살피고 어려운 분들에게 따듯한 복지를 늘 고민하고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국격과 책임과 자유의 연대를 다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거운동을 할 때와 똑같은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 제 역할과 직책을 정직하게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투표율 5년 전보다 0.1%포인트 낮아 77.1%
이번 대선에서는 총 선거인수 4419만 7692명 가운데 3407만 1400명이 투표해 77.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사전투표에서는 투표율이 36.9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정작 본투표 열기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탓에 투표율 80%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이날 시간대별 투표율을 보면, 오전 8시에 5%, 오전 10시에 11.8%, 낮 12시에 20.3%, 오후 2시(사전투표 포함)에 64.8%, 오후 4시에 71.1%, 오후 6시에 75.7%를 기록했다. 지역별 투표율을 보면 광주가 81.5%로 가장 높았고 이어 전남 81.1%, 전북 80.6% 등 호남 지역 투표율이 두루 높았다. 제주 지역 투표율은 72.6%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충남(73.8%), 충북·인천(각각 74.8%)도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역대 대선 투표율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13대 대선이 89.2%, 14대 대선이 81.9%, 15대 대선이 80.7%를 기록한 뒤 80%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대선 투표율은 탄핵 뒤 민주주의 복원 열망이 거셌던 지난 2017년 19대 대선 당시 최종 투표율(77.2%)과 비교해서도 0.1%포인트 낮았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찍으면서 전체투표율이 80%를 넘어설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으나 실제 투표율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