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문화예술회관은 수영장과 샤워장 등에서 폐수열을 회수해 수영장 온수 공급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강북문화예술회관은 수영장과 샤워장 등에서 폐수열을 회수해 수영장 온수 공급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도시관리공단 탄소중립 실천 사례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2050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국가들보다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온실가스를 다섯 번째로 많이 배출하는 나라다(2021년 9월 기준). 화력발전소의 비중이 여전히 높고 탄소배출이 많은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을 주력업종으로 하고 있다. 2050년까지 쉽지 않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공기업들의 선도적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서울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은 2021년 환경부가 주관하는 공공부문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공공부문 온실가스 목표관리제는 공공부문이 매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하고 이에 대한 이행 실적을 관리하는 제도다. 강북구도시관리공단 외에 중소벤처기업부, 인천시, 대전시교육청, 한국체육산업개발주식회사,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등이 우수기관에 뽑혔다.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은 기후·환경네트워크가 주최하는 ‘2021 탄소중립 경연대회’에서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여러 대의 소규모 보일러를 병렬로 연결함으로써 사용량에 따라 필요한 만큼 보일러를 가동해 에너지 낭비를 방지한다.
‘2021 탄소중립 경연대회’ 우수기관 선정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은 1997년 설립된 공기업으로 강북문화예술회관·강북웰빙스포츠센터·강북구민운동장·오동골프클럽을 비롯해 문화정보도서관 8곳, 공영주차장 7곳 등 33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은 시설의 특성에 맞게 친환경 설비 또는 에너지절감 장치 등을 구축해 에너지 비용을 줄였다. 폐수열회수기와 에너지 절약형 보일러를 설치하고 태양광 발전설비를 늘렸다. 공공시설물에 대한 건물별 에너지 상시 점검(모니터링) 및 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친환경 이동수단(그린 모빌리티) 활성화에도 앞장섰다. 2021년 온실가스 감축 실적은 전년 대비 62%에 이르러 공기업 중 가장 우수하다.
2015년 강북문화예술회관에 교체 설치된 폐수열회수기는 그동안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의 에너지 절감에 많은 몫을 했다. 폐수열회수기는 물 사용량이 많은 목욕탕, 공장 등에서 그대로 하수구로 버려지는 따뜻한 폐수를 재활용하는 방법이다. 따뜻한 폐수는 여과기(필터)로 걸러내 열교환기로 투입된 뒤 상수도에 열을 전달하고 하수도로 버려진다. 강북문화예술회관의 경우 수영장과 샤워장 등에서 폐수열을 회수해 수영장 온수 공급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다.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은 폐수열회수기 투자 비용도 에너지절약사업(ESCO)을 통해 충당해 비용을 아꼈다. 에너지절약사업은 에너지절약 전문기업이 먼저 에너지절약 시설을 설치하고 이에 따른 에너지 절감액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사업이다.
에너지 사용자는 투자비 부담 없이 에너지절약형 시설로 바꿀 수 있고 에너지절약 전문기업은 투자 비용을 정부에서 설치한 에너지합리화 자금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공공기관의 경우 별도의 예산 확보 없이 에너지절약 시설을 교체한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비가 회수되면 설치된 에너지절약 시설은 고객(기관)이 소유하게 된다.
강북문화예술회관의 에너지 사용 비용은 폐수열회수기 교체 전인 2014년 상반기(1~6월)엔 2억 2100만 원이었는데 2021년 상반기엔 9900만 원에 불과하다. 폐수열회수기 교체 전보다 55%(1억 2200만원)나 에너지 비용을 줄였다.
▶2020년 강북문화예술회관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설비
에너지 절약형 보일러로 비용 절감
보일러 역시 기존 증기보일러 대신 경제성과 효율성을 겸비한 에너지 절약형(캐스케이드) 보일러 시스템으로 바꿔 운영해 비용을 줄였다.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은 2018년에 강북웰빙스포츠센터에 캐스케이드 보일러 36대를 도입해 급탕·수영장 수온 조절에 사용하고 있고 2020년에는 강북문화예술회관에 캐스케이드 보일러 22대를 도입해 수영장 온수를 공급하고 있다. 공단이 캐스케이드 보일러 시스템을 도입해 얻은 에너지 절감률은 연간 25%에 이른다. 캐스케이드 보일러 시스템은 여러 대의 소규모 보일러를 병렬로 연결함으로써 사용량에 따라 필요한 만큼 보일러를 가동해 에너지 낭비를 방지하는 보일러 시스템이다.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은 또 시설물별로 매월 전기·가스·수도 등 에너지 사용 현황을 분석해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에너지 사용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효율성을 개선하며 절감 방안을 이끌어냄으로써 낭비되는 에너지가 없도록 하고 있다.
2021년 상반기 에너지 사용 현황을 분석해보면 에너지 비용이 2020년 4억 2000만 원에서 2021년 3억
7100만 원으로 4900만 원(12%) 줄었다. 전기 비용은 2020년보다 17%(4000만 원) 늘었지만 가스(45%·5200만 원)와 수도(55%·3700만 원) 비용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강북문화예술회관이 백신접종종합센터로 운영되고 캠핑장을 새로 운영하면서 전기 사용량은 늘어난 반면 코로나19 확산과 새 단장(리모델링) 등으로 문화체육시설 운영이 중단 또는 단축되면서 가스와 수도 사용량은 줄었다.
▶전기차 충전소는 공영주차장을 중심으로 2022년까지 12기가 세워진다. 현재 미아동 공영주차장, 가오리 공영주차장 등에 11기가 설치됐다.
친환경 재생에너지 시설도 꾸준히 늘려
에너지 체계(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해 태양광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 관련 시설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2013년 번동햇살 공영주차장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한 이후 2014년 오동근린공원 실내배드민턴장과 수유마을시장 공영주차장, 2015년 구세군길 공영주차장과 송중동 공영주차장 등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등 공영주차장과 시설물 옥상 등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설비를 확대했다. 2020년에 설치한 강북문화예술회관 태양광 발전설비까지 포함해 모두 12곳에 444.96kW 용량을 확보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설비를 통한 에너지 생산은 2021년 1~7월 기준 304MWh에 이르며 이를 통해 2000여 만 원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은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이동수단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공단 차량을 전기차로 지속 교체하고 전기차 충전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보유한 전기차 1대, 휘발유차 7대, 경유차 6대 중에서 10년 이상 노후된 차량 9대는 순차적으로 전기차로 바꿀 예정이다. 2022년 모닝 2대, 2023년 스타렉스 2대 등 2025년까지 9대 모두 교체된다.
강북구도시관리공단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소는 공영주차장을 중심으로 2022년까지 12기가 세워진다. 현재 미아동 공영주차장, 가오리 공영주차장 등에 11기가 설치됐고 2022년 강북문화예술회관에 두 번째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민과 함께하는 탄소중립 실천 노력도
강북구도시관리공단은 직원, 시민과 함께하는 탄소중립 실천 노력도 시행하고 있다. 자전거 이동 수리 서비스는 강북구 관내에 자전거 타기 문화를 확산시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해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우이동 솔밭공원과 강북문화예술회관, 우이천 등에서 매년 시행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10월까지 모두 10차례 출장해 275건의 자전거 수리 서비스를 실시했다.
자원절약 실천을 위한 ‘일회용품 사용 제로 캠페인’은 2021년 2월부터 계속 추진 중이다. 전 사업장 임직원은 물론 시설 이용 고객과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현재 공단은 임직원 234명 전원이 100% 통컵(텀블러)·머그컵을 사용해 일회용 컵 사용 제로를 달성했다.
생활 속 탄소 줄이기의 하나로 직원을 대상으로 아이스팩 재활용 운동도 시행 중이다. 가정에서 사용한 아이스팩을 수거한 뒤 깨끗이 씻어 지역 소상공인에게 전달함으로써 자원재활용은 물론 환경오염 예방과 지역 상생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부서별로 건물 안에 아이스팩 수거함이 마련돼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화분으로 재활용하는 ‘청렴 다짐 화분 가꾸기’ 운동은 친환경에 대한 관심과 청렴 의지를 다지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부서별로 모은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씻어 모종을 심은 뒤 맥반석을 넣고 스티커를 부착한 다음 공단 전 임직원에게 나눠주었다. 스티커에는 개인별 청렴 다짐 문구가 들어 있다. 모종은 개운죽을 선택했는데 청렴 의미가 있고 수생식물이라서 물만 보충하면 키우기도 쉽다.
탄소중립 문화 확산을 위한 교육·홍보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이사장과 함께하는 특강 ‘ESG 경영의 이해교육’을 통해 ESG(환경·사회·투명 경영)에 대한 바른 이해를 돕고 있다.
임옥기 이사장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듯이 큰 것만 탐하는 세태를 벗어나 소박하지만 파급효과가 큰 ‘작은 ESG 경영’ 사례를 적극 발굴하고 실천을 확산해 환경과 이해관계인을 중시하는 지속 가능한 공기업으로 탈바꿈해가겠다”고 말했다.
글 이찬영 기자, 사진 강북구도시관리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