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전담 부서가 뛴다_ 중소벤처기업부
2021년 9월 9개 정부부처(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교육부·금융위원회·기획재정부·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중소벤처기업부·행정안전부)는 청년정책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이어 9개 전담 부서는 하나의 팀으로 17건의 ‘청년 생활체감형 제도개선 과제’를 2021년 11월 발표했다. 그동안 청년의 삶에 걸림돌로 작용한 불편하고 부당한 제도를 여러 부처가 협업해 제대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공감>은 전담 부서장의 목소리를 통해 부처별 세부 정책 내용을 차례로 들어본다.
‘직방’은 다운로드가 3000만 건에 달하는 업계 1위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앱)이다. 1조 1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2021년 유니콘기업에 등극했다. 유니콘기업은 비상장 기업 가운데 기업가치가 1조 원 이상인 곳을 말한다. 국내 최초로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간편 송금 서비스를 선보인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는 서비스 발매 3년 만인 2018년 유니콘기업에 선정됐다. 이어 2021년엔 국내 제3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인가받아 ‘토스뱅크’를 출범시켰다. 직방과 토스의 공통점은 창업자가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이라는 점이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1기 출신이며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창업자 이승건 대표는 2기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유망 아이템과 혁신 기술을 보유한 만 39세 이하 창업 3년 이내 예비·초기 청년 창업가를 발굴해 창업 전 단계를 패키지로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설립한 기관이다. 2011년 경기 안산에서 처음 개교한 이후 전국 18곳에 문을 열었다.
선발된 창업자는 입교 후 약 8개월간 총사업비 70% 이내 최대 1억 원의 정부 보조금을 비롯해 사무 공간, 제품 제작, 코칭, 판로 개척 등 일괄(원스톱) 지원을 받는다. 지금까지 5842명의 청년 창업가가 배출됐으며 출신 기업의 누적 매출은 5조 700억 원, 신규 일자리 창출 규모는 1만 8000명에 달한다. 2022년엔 915명의 입교생을 맞을 계획이다.
민간 운영사 참여… 선발부터 투자까지 한 번에
청년창업사관학교가 2022년부터 ‘청년창업사관학교 2.0’으로 새롭게 탈바꿈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청년정책 전담 조직 신설 이후 1호 과제로 청년창업사관학교 개편을 꼽았다. 청년정책과 송양훈 사무관은 “청년창업사관학교가 개교한 지 12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큰 변화가 없었다. 코로나19,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등장, 벤처 창업 활성화 등 다양한 현 상황에 맞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MZ세대 청년 창업가들의 눈높이에 맞춰 대대적인 개편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먼저 MZ세대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위해 2022년 대전에 새로 문을 여는 청년창업사관학교는 민간 주도형으로 시범 운영한다. 송양훈 사무관은 민간 운영사의 가장 큰 장점으로 직접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을 꼽았다.
“대부분의 민간 창업 기관들이 수도권에 밀집돼 있기 때문에 비수도권 창업자들은 투자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아요. 대전에 설립되는 민간 주도형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직접투자 기능이 있는 창업 기획자가 운영 전반을 책임집니다. 민간 기획자가 투자를 전제로 입교생을 직접 선발하고 교육하는 만큼 졸업과 동시에 투자까지 받을 수 있죠.”
이와 함께 수도권 3곳에서는 지역 특성을 고려한 창업 특화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다. 서울은 투자 전문 기관이 밀집돼 있는 만큼 세계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창업자를 집중 양성한다.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처음 문을 연 안산은 10년 넘게 축적한 제조업 창업 지원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재·부품·장비 제조 분야 창업 지원에 힘을 쏟는다. 경기 파주는 군부대가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창업을 희망하는 전역장병을 지원키로 했다.
신청 서류 간소화해 지원 부담 덜어
직방과 토스를 잇는 유니콘기업을 탄생시키기 위한 신규 투자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청년창업사관학교 10곳에서만 시행하던 기업설명회(IR) 교육을 전국 청년창업사관학교로 늘리는 동시에 서울을 중심으로 열리고 있는 신생기업(스타트업) 투자자 설명회 역시 부산, 광주, 대구 등 주요 지역 거점에서도 열기로 했다. 또 경진대회를 열어 여기서 선발된 우수 창업자는 졸업 이후 한국벤처투자, 기술보증기금 등 유관 기관에 투자 연계를 추진한다. 창업 3~7년 차 우수 기업에 사업화 자금 1억 3000만 원을 지원하고 세계시장 진출을 돕는다는 내용이다.
공급자 중심 선발 방식은 입교자 중심으로 개선한다. 먼저 “신청 서류가 많고 복잡하다”는 입교 희망자들의 의견을 반영, 지원 부담을 덜기 위해 신청서 작성 기간에 온라인으로 무료 자문 서비스를 실시한다. 발표 심사 자료는 별도 서류 제출에서 서류 심사 시 제출한 사업계획서로 대체하는 등 지원 절차가 간소화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청년창업사관학교 교육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입교생 간, 입교생과 운영기관 간 소통이 어려워지면서 중기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앱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입교생 간 소모임을 지원하는 한편 졸업생 모교방문일(홈커밍데이)을 정례화해 입교생과 졸업생의 관계망도 강화한다. 송 사무관은 코로나19에도 창업시장은 활황이라며 또 다른 유니콘기업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부가 모태펀드에 투자를 적극적으로 한 덕에 창업시장에 자금이 많이 돌고 있어요. 코로나19에도 ‘제2의 창업 붐’이라 할 만큼 상황이 좋아요. 모태펀드 활성화로 민간투자도 늘고 청년 창업가를 위한 정책도 많이 나오면서 유니콘기업 탄생을 위한 기반이 조성됐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기업들이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탄생할 수 있도록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조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