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응급의료시스템 개발한 장혁재 연세의료원 교수 AI 구급차로 응급환자 구조 골든타임 지킨다

2022.03.07 최신호 보기

▶장혁재 연세의료원 심장내과 교수│ 문화체육관광부

1월 ‘이달의 한국판 뉴딜’
응급환자 이송은 ‘치료의 최적시간’(골든타임)을 놓쳐 소중한 생명을 잃기도 해 분초 단위로 시간을 다툰다. 가장 절박하고 위급한 현장에서 구급차의 효율적 배치와 이동, 초동 대처는 생명을 구하는 필수 요소다.
장혁재 연세의료원 교수(심장내과)는 치료의 최적시간 확보가 중요한 주요 중증질환(심혈관질환·뇌혈관질환·중증외상·심정지 등)을 대상으로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하고 최적의 이송 병원과 이동 경로 등을 산출해내는 ‘인공지능(AI) 구급차’를 개발해 2022년 1월 ‘이달의 한국판 뉴딜’에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더욱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이자 가장 중요한 환자의 치료 최적 시간을 확보해주고 기술적·시간적·공간적 한계를 극복해 응급환자의 의료체계를 한 단계 더 진보시킨 개발”이라며 “코로나19 장기화로 많은 환자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신속하게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구급차에서 응급의료시스템을 점검 중인 구급대원│광주소방

최첨단 정보통신기술 의료 현장에 적용
장 교수는 응급환자가 이송 중에 사망하는 일을 인식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고심했다. 그는 연세의료원 전산센터장을 맡으면서 인공지능, 대량자료(빅데이터), 인터넷 기반 자원공유(클라우드), 5세대(5G) 이동통신 등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고 이런 기술을 의료 현장에 적용하면 응급환자를 살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장 교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의료기관, 정보통신기술 기업 등 21개 기관·기업이 참여하는 연합체를 구성하고 지능형 응급의료시스템 개발을 추진했다.
정보통신기술과 의료의 융합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환자 이송은 각 지방자치단체 및 소방청, 응급의료센터는 보건복지부 등 단계별로 이원화돼 있어 일원화된 응급환자 관리가 힘들었고 정보통신기술을 응급의료 분야에 융합하기도 어렵기만 했다.
실마리가 풀린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었다. 과기정통부는 복지부·소방청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환자 발생에서부터 응급의료센터 이송까지 일원화된 응급환자 관리가 가능하도록 기관 간 협의와 시스템 연계를 지원해줬다.
의료진과 정보통신기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점차 소통 채널이 열리기 시작했다. 의료데이터의 특성을 교환하고 정보통신기술을 설명해가면서 상호 공감대를 넓혀갔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2년여에 걸쳐 ▲중증도 분류 ▲구급일지 자동작성 지원 ▲최적 이송 병원 선정 지원 등 8가지 지능형 응급의료서비스 개발에 성공했다.
2021년에는 서울 서북3구(은평구·마포구·서대문구)와 경기 고양시 등 2개 선도 실증지역 및 광주광역시에서 총 41대의 119구급차와 10개 응급의료센터에 적용돼 실제 응급환자 구조에 나섰다.
2021년에 약 3400건의 응급환자 구조에 적용한 결과 응급환자 치료 최적시간 확보에 필수적인 ‘이송시간 단축’, ‘응급환자 도착 전 사전 인지시간 확보’, ‘재이송률 개선’ 같은 성과를 거뒀다.
응급환자 이동시간은 기존의 평균 14분 38초에서 11분 27초로 약 3분이 단축됐다. 이송시간이 3분만 단축돼도 심정지 환자의 소생률이 2.3%에서 3.6%로 향상된다(충북소방, 2020년). 또 그동안 응급센터에서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까지 응급환자의 상태를 알 수 없었으나 도착 7분 28초 전부터 사전 인지가 가능해지면서 신속한 응급처치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구급대원의 구급활동 지원과 관련된 4대 질환(심혈관계·뇌혈관계·심정지·외상) 중증도 분류와 구급활동 일지 기록 정확도에서도 목표를 달성했다. 4대 질환 중증도 분류는 약 85%를 달성해 목표치(80%)를 넘었고 구급활동 일지 기록 정확도(목표치 70%)는 약 96%에 달했다.

2022년부터 전국에 본격적으로 보급·확산
인공지능 구급차가 실제 응급의료 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구급대원은 구급활동에 집중할 수 있고 신속한 응급의료센터 이송으로 응급환자 치료의 최적시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응급의료체계를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기정통부는 장혁재 교수가 개발한 인공지능 구급차를 디지털 뉴딜 2.0의 핵심사업에 포함시키고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국 광역시·도 단위로 보급·확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해마다 2개 광역시·도를 지원하는 보급·확산은 광역시·도당 2억 5000만 원 규모(구급차 15대, 응급센터 4개)의 정부지원과 각 광역시·도 단위 자체 예산을 합해 이뤄지며 광역시·도에서 자체적으로 전체 예산을 편성한 경우 우선적으로 인공지능 구급차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2021년 말 연세의료원의 인공지능 구급차 실증 현장을 방문해 “인공지능 구급차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인공지능이 구급대원과 응급의료진의 손발이 돼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응급의료 분야의 대표적 디지털 전환 사례”라며 “전국 응급의료 현장에 보급돼 국민의 소중한 생명지킴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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