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준비청년의 용기와 희망 되고 싶어요”

2022.03.07 최신호 보기
▶1월 14일 열린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에서 김성민 브라더스키퍼 대표가 김부겸 국무총리에게 대통령 표창을 받고 있다.│행정안전부

자립준비청년 자립 기여로 대통령 표창 김성민 씨
경기 안양시에 자리한 ‘브라더스키퍼’는 관공서와 기업·카페 등 상업시설에 벽면 식물 인테리어를 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전체 직원 10명 중에 7명이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으로 전국의 여러 보육원에서 자라다가 만 18세가 돼 자동으로 보호가 종료돼 사회에 나온 청년들이다. 왜 브라더스키퍼일까?
“성경 창세기의 아담과 에덴동산 이야기에 나오는 ‘형제를 지키는 자’라는 뜻의 한 구절에서 따왔습니다. 더 많은 자립준비청년을 형제로 또 내 가족으로 지내면서 그들을 지키겠다는 의미입니다.”
김성민(37) 브라더스키퍼 대표의 말이다. 김성민 대표는 1월 14일 행정안전부가 시상한 제11기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는 3세 때 보육원에 맡겨져 어렵고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사회에 나와 보육원 후배들의 가족이 돼주고 있다.
“제가 보육원에서 17년을 보내고 성인이 돼 퇴소한 뒤에 이제 또 17년이 다 됐네요.” 김 대표가 말했다. 정부는 김 대표에 대해 “보육원을 퇴소한 뒤에 준비가 돼 있지 않아 노숙 생활 등을 하며 좌절과 절망의 시기를 보냈으나 이를 견뎌내고 2018년부터 벽면 녹화 및 식물 인테리어 기업 브라더스키퍼를 운영하며 자립준비청년 고용을 통한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기술교육 및 인턴 연계를 통해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보육원 후배들에게 가족이 돼주겠다는 꿈
김 대표는 수상 소감에서 “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모두 보육원에서 만들어줬다. 보육원 삶은 어린 제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힘든 것이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유의 몸이 됐지만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는 저는 6개월간 노숙 생활을 하기도 했다. 얼굴도 이름도 알지 못하는 부모님이 원망스러웠고 이유 없이 세상을 미워하고 저주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다가 그는 보육원 청소년을 돕는 비영리단체에 들어가 7년가량 일했다. “그 기간 동안 전국 보육원을 다니면서 지원하고 후원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가 찾아간 전국의 보육원은 200곳에 이른다.
“비영리단체에서 보육원을 방문하고 후원해줄 사람들을 모으는 일을 하면서 적잖은 보육원 청소년이 용기와 희망을 갖는 걸 봤습니다. 물론 그 일을 하면서 저 역시 자존감이 크게 회복됐습니다.”
보육원 아이들이 김 대표를 만나면 “멋있는 형, 잘생긴 형”이라고 반가워했기 때문이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가족 없이 텅 비어 있던 어린 시절이 따뜻하게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자립준비청년들을 단순히 후원하는 방식으로는 지속적인 도움을 주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후원은 언젠가는 기한이 되면 끝나는 거라서요.” 자립을 제대로 도우려면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결국 사회적기업 창립으로 이어졌다.
“저는 식물을 전공하거나 관련 일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처음에는 교육사업을 해서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볼 생각이었는데 교육사업으로는 안정적인 일자리 만들기가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은 취직한 뒤에도 직장에서 상처받고 따돌림을 당해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요. 브라더스키퍼에서 일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은 마음이 치유되고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고 있어요.”

▶김성민 브라더스키퍼 대표(맨 앞쪽)가 회사 동료들과 함께 식물 인테리어 작업을 하고 있다.│브라더스키퍼

자립준비청년에게 일자리 제공
전국적으로 보육원은 240여 곳이 있다. 보호아동은 보육원, 그룹홈, 가정위탁 형태 등으로 나뉘어 보호를 받는데 만 18세가 되면 자동으로 이런 사회적 보호가 종료돼 사회로 나가게 된다. 이런 자립준비청년은 연간 2500명이 넘는다.
브라더스키퍼는 자립준비청년에게 일자리 제공과 함께 법률적 지원도 한다. 김 대표는 “2022년에 전국에 브라더스키퍼 대리점을 2곳 정도 만들어 더 많은 자립준비청년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수상 소감에서 “자립준비청년들이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되겠다”며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위로가 되고 용기와 희망이 되고 싶다. 올해를 새롭게 시작하는 해라고 생각하고 받은 사랑을 나눠주며 살겠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자립준비청년 자립의 길 5년
따뜻한 포용정책으로 동행

정부는 2021년 7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 지원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보호자가 없거나 아동을 양육하기 어려운 경우 국가가 별도의 가정이나 시설에서 보호하는데 아동복지시설 등에서 보호 중인 아동은 만 18세가 되면 보호가 종료(연간 2500여 명)돼 이른 시기에 홀로 삶을 꾸려가야 한다. 정부는 자립준비청년 자립수당(2019년), 주거지원 통합서비스(2019) 등 자립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했고, 이에 따라 자립준비청년의 주요 자립 지표(주거안정률 2020년 78.6%, 자립률 2020년 81.1%)도 상승했다.
정부가 마련한 자립준비청년 지원강화 방안은 공평한 삶의 출발선에서 자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자립준비청년 자립의 길 5년, 따뜻한 포용정책으로 동행’ 비전 아래 3개 기본 방향, 6대 주요 과제로 구성돼 있다. 보호 연장을 강화해 보호받을 권리를 보장하기로 했다. 보호아동이 자립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보호가 종료되는 나이를 현행 만 18세에서 본인 의사에 따라 만 24세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제도화할 계획이다.
자립준비청년이 어디서든 자신의 여건과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전국 단위의 자립 지원 서비스 전달체계를 구축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던 자립지원전담기관을 전국 17개 시·도로 확대하고 자립지원 전담 요원 120명을 배치해 주기적 대면 만남 등으로 정서적 지지 관계를 형성한다. 자립생활의 버팀목을 강화해 자립준비청년 자립수당(월 30만 원) 지급을 보호종료 3년 이내에서 5년 이내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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