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쑤~ 지화자~ 세계로 뻗는 K-락

2022.03.07 최신호 보기
▶퓨전 국악 밴드 잠비나이는 거문고, 피리, 태평소 등으로 록을 연주하면서 독창적인 음악을 구사한다.│잠비나이 페이스북

2020년 이날치와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한국관광공사와 협업해 만든 ‘범 내려온다’가 유튜브를 타고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당시에 5억 뷰 이상을 기록하면서 우리 국악의 세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021년에는 퓨전국악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인 MBN <조선판스타>와 JTBC <풍류대장>이 방송되면서 국악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끌어냈다. 특히 <풍류대장>의 최종 우승팀인 서도 밴드 등이 출연하는 전국 일주 콘서트는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국악계는 새해 벽두부터 모처럼 찾아온 국악에 관한 관심을 계기로 ‘K-락(樂)’(퓨전국악)을 신한류 목록에 추가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은 융복합 공연 콘텐츠를 개발해 전통공연예술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현재 브이제잉과 씻김굿, 디제잉과 한국무용, 클래식과 국악이 만나는 크로스오버 공연을 제작 중이다. 조성우 음악감독,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 소리꾼 김율희, 거문고 연주자 등이 협업하고 있다.
또 2022년 하반기 예정된 기획공연 <공감 시대>를 통해 신진 국악 아티스트와 현대 음악을 하는 팀들 간의 협연을 시도한다. 정동극장도 청년 국악 육성(인큐베이팅) 사업 <청춘 만발>을 2022년부터 페스티벌 형태의 공연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민요 록밴드 씽씽은 경기민요를 바탕으로 록을 뒤섞은 음악으로 미국과 유럽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씽씽 페이스북

국악과 협업 무대 만드는 대중음악계
국악을 소재로 가요와 클래식, 재즈, 뮤지컬 등과 접목한 퓨전국악과 협업 무대로 세계시장을 두드린 건 어제오늘이 아니다. 민요 록밴드 씽씽(SsingSsing)은 경기민요를 바탕으로 록을 뒤섞은 음악으로 미국과 유럽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2017년 미국 공영라디오 NPR의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에 출연해 유튜브에서 조회 수 730만 회를 기록 중이다.
퓨전국악 밴드 잠비나이(Jambinai)도 거문고, 피리, 태평소 등으로 록을 연주하면서 독창적인 음악을 구사한다. 영국의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과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같은 대형 무대에 서기도 했다. 국악 재즈밴드를 표방하는 블랙 스트링(Black String)도 거문고 명인 허윤정을 리더로 재즈기타리스트 등과 팀을 이뤄 다채로운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2021년 가야금과 거문고 듀오 달음(dal:um)은 유럽 순회공연을 통해 현지인들의 큰 호응을 끌어냈다. 하수연이 연주하는 가야금과 황혜영의 거문고가 어우러지면서 환상적인 음악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중음악계 역시 꾸준하게 국악과 뒤섞는 작업을 펼쳤다. 세계적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슈가는 2년여 전 퓨전국악곡 ‘대취타’를 발표하면서 빌보드 차트와 영국 오피셜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BTS는 ‘지화자 좋다, 얼쑤’ 같은 추임새를 음악에 삽입하고 뮤직비디오에서도 개량 한복을 입어서 해외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인기 절정의 걸그룹 블랙핑크 역시 개량 한복을 입고 등장한 뮤직비디오를 통해 세계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TV조선의 <미스 트롯>과 <미스터 트롯> 등의 무대에서 판소리나 민요를 부르던 경연자들이 참가해 큰 호응을 얻었던 것도 국악의 대중화에 이바지했다. 대표적으로 국악인 출신 송가인을 꼽을 수 있다.

▶가야금과 거문고 듀오 달음(dal:um)은 유럽 순회공연을 통해 현지인들의 큰 호응을 끌어냈다.│달음 누리집

퓨전 국악 활성화로 세계적 관심 끌어
과거 서태지와 아이들이 태평소 소리를 삽입한 노래 ‘하여가’를 발표하고 ‘작은 거인’ 김수철이 꾸준하게 국악과 록음악을 결합한 작품을 발표했던 것도 후배들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특히 김수철은 대중적인 인기 대신 국악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음악 인생을 바칠 정도로 열과 성을 다해온 아티스트다.
국악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은 K-팝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판소리, 민요, 국악기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국악인들이 꾸준하게 해외공연을 펼쳤지만 대중적인 관심을 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 국악에 현대 음악의 색채를 가미한 퓨전 국악이 활성화되면서 일회성 호기심에서 벗어나 대중성을 획득해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국악이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세계음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좀 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호랑이의 해, 우리 국악이 세계인들의 관심 한가운데로 내려오기를 기대한다.

오광수 대중문화평론가(시인)_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문화 분야에서 기자로 일했다. 저서로는 시집 <이제 와서 사랑을 말하는 건 미친 짓이야>, 에세이집 <낭만광대 전성시대> 등이 있다. 현재는 문화 현장에서 일하면서 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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