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가들이 2021년 11월 7일 서울 마포구 신생기업 복합지원공간 프론트원(Front1)에서 열린 ‘IF2021’(Imagine Furure) 페스티벌에서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금융위원회
청년 전담 부서가 뛴다_ 금융위원회
2021년 9월 9개 정부부처(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교육부·금융위원회·기획재정부·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중소벤처기업부·행정안전부)는 청년정책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이어 9개 전담 부서는 하나의 팀으로 17건의 ‘청년 생활체감형 제도개선 과제’를 2021년 11월 발표했다. 그동안 청년의 삶에 걸림돌로 작용한 불편하고 부당한 제도를 여러 부처가 협업해 제대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공감>은 전담 부서장의 목소리를 통해 부처별 세부 정책 내용을 차례로 살펴본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 옛 신용보증기금 사옥에 위치한 프론트원(FRONT1). 지하 5층부터 지상 20층, 연면적 3만 6259㎡에 이르는 이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신생기업 복합지원공간’임을 내걸고 있다. 2020년 7월 정식으로 문을 연 프론트원은 창업 공간 지원부터 초기 투자는 물론 재무·회계·법률 등 제도적인 문제 상담까지 신생기업이 단계적으로 커가는 데 필수적인 것을 총체적으로 지원한다. 2021년 12월 기준 입주 기업은 113개로 개소 당시 45개에 비해 2.5배 늘었다. 창업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1년 가까이 기다려야 입주가 가능할 때도 있다. 이곳의 운영은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D-CAMP)가 맡고 있다.
정부가 420억 원 규모의 청년창업지원펀드(프론트원 펀드)를 결성하기로 하면서 프론트원 내 청년창업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프론트원 펀드는 청년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프론트원과 연계해 입주, 투자금 유치, 창업 프로그램, 공공기관 연계 등을 일괄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공간’ ‘투자’ ‘네트워크’는 소위 창업 생태계의 3대 요소로 꼽힌다. 이번 사업을 담당하는 최치연 금융위원회 청년정책과장은 청년정책 가운데 창업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창업 지원은 경제의 역동성 제고와 직결돼요. 하지만 시장에서는 기업의 실적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어 기술력과 사업성 등 잠재력을 갖춘 신생기업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빛이 바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금융위원회는 청년의 잠재력에 투자하겠단 거예요. 프론트원 펀드를 통해 청년 신생기업이나 우수 신생기업을 육성해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이끄는 게 목표죠.”
청년 신생기업 매년 40만 개 생겨
프론트원 펀드는 청년창업 지원에 초점을 맞춘 ‘청년창업리그’와 신생기업이 선호하는 데모데이 프로그램인 ‘디데이(D.DAY)’로 나눠 운영된다. 각각 300억 원, 12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위탁 운용사가 꾸려간다. 프론트원과 디캠프 연관 기업에 50~60%를 투자하는데 프론트원·디캠프에 입주 중이거나 입주한 적이 있는 기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 투자를 받은 기업 등 투자 조건은 다른 목적성 펀드에 비해 상당히 유연하다 할 수 있다. 청년창업리그의 경우 30%는 청년창업(대표권이 있는 임원 1명 이상이 만 39세 이하 또는 만 39세 이하 임직원 비율이 50% 이상) 유관 투자다. 운용사는 이 실적과 연동해 성과보수를 받는다.
금융위에 따르면 국내 청년 신생기업은 매년 40만 개 이상 생기며 전체 신생기업의 33~34%를 차지한다. 특히 2020년은 49만 개까지 늘어나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포브스가 선정한 ‘2021년 아시아 30대 이하 리더’ 가운데 이름을 올린 우리나라 신생기업은 16곳이나 된다. 선정 당시 기준 대표의 나이가 모두 20대일 정도로 청년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국내 신생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2018년 기준 31.2%에 그친다. 이는 미국(50.6%), 프랑스(50.1%), 핀란드(44.4%) 등에 비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이 같은 청년의 어려움을 듣고자 금융위는 연중 두 차례 열리는 금융발전심의회 안에 청년분과인 ‘금융발전심의회 퓨처스(Futures)’를 설치하는 등 여러 창구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창업 환경 개선 위해 집중 투자
최치연 과장은 “우리나라의 청년 예비 창업자는 창업 시 어디서 도움을 받아야 할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등 정보 수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을 위한 창업 교육 역시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청년창업자들은 연봉 인상 등으로 개발 인력 수급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연고를 둔 기업은 인력, 장비 등 최신 정보 확보에도 어려움이 많은 걸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위는 청년들의 창업 환경 개선을 위해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또 청년정책과 신설을 기해 앞으로 자산관리와 일자리 지원, 청년 금융 사각지대 보완 등 다방면에서 청년 금융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 과장은 코로나19에도 청년들의 창업 열기가 사그라지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창업은 세상에 긍정적 변화를 불러올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죠.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아요.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창업 환경은 더더욱 악화되고 있어요. 금융위는 청년창업펀드 외에도 다양한 정책으로 창업을 계획하고 있거나 신생기업을 운영하는 청년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겁니다.”
조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