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한류 팬과 ‘글로벌 그린 스마트 뉴딜’을”

2022.01.24 최신호 보기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판 뉴딜
성경륭 한림대 명예교수와 안주현 중동고 과학교사의 대화는 한반도를 넘어 세계로 확장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 7월 한국판 뉴딜을 선언한 뒤에 외국에서도 우리 뉴딜 프로그램을 배우고 자기 나라에 도입하는 흐름도 있다고 들었는데 정말로 그런지요?”(안 교사)
“그린 뉴딜은 우리가 한국판 뉴딜을 하기 전에 유럽연합에서 ‘그린 딜’을 먼저 제안했지요. 미국은 2021년 초 우리와 약간 시차를 두고 뉴딜을 하겠다고 했고 일본도 뉴딜에 나섰어요. 한국판 뉴딜이 그 전후로 서로 배우고 좋은 자극을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우리가 석탄 발전을 줄이고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상향 조정하면서 외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죠. 아무튼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선도적인 그린 뉴딜이 ‘글로벌 그린 뉴딜 합의(컨센서스)’ 형성에 서로 힘이 되고 자극을 주는 효과를 낸 건 분명합니다.”(성 교수)

그린 뉴딜 투자 정부 공적개발원조와 연계해 확장
우리나라 주력 기업들은 자동차·철강·조선·반도체 등 탄소배출이 많은 중후 장대형 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터라 빠른 속도의 탄소중립은 부담이 크고 이행하기 어렵다며 주춤거린 것이 사실이다. 성 교수는 “기업들이 어렵다고 하지만 우리 정부가 기업의 에너지전환을 재정투자로 적극 지원하는 뉴딜에 선제적으로 나서자 세계 차원의 그린 뉴딜 동의가 형성되면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성 교수는 특히 다른 나라들도 그린 뉴딜에 동참하도록 우리가 지원하고 이끌어 협업할 필요가 있다면서 “글로벌 그린 뉴딜은 한미동맹에서도 전략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슨 뜻일까?
“미국의 쇠퇴한 도시들까지 우리가 협력해 녹색산업과 디지털전환 사업을 넓힌다면 그린·디지털 경제동맹체제에서 우리 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남북관계에서 우리의 옵션과 발언권도 확대될 수 있지요. 유럽연합(EU)과 이른바 ‘그린 뉴딜 연합체(얼라이언스)’ 같은 국제 협력체제를 만들 수도 있어요. 또 우리가 중간에서 미국과 중국이 그린·디지털 뉴딜에서 서로 투자협력을 하도록 독려하고 우리도 동참하면 미·중 갈등을 완화하는 역할을 우리가 할 수도 있겠지요.”
성 교수는 그린 뉴딜 투자를 정부 공적개발원조(ODA)와 연계해 세계로 확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른바 ‘글로벌 그린 뉴딜’이다.
“우리가 공적개발원조 지출 규모를 더 늘려 ‘조건 없이 기여하는 국가’ 역할을 더 강화하자는 겁니다. 신남방 국가 특히 인도네시아 같은 곳에 그린에너지 전환 관련 교육과 전문가 육성을 지원하고 태양광·풍력 기술도 전수할 수 있지요. 아세안은 중국·미국·일본도 모두 경계하고 우리와 친해지고 싶어 하는 국가들입니다. 이어 신북방 국가로 넓혀가고 궁극적으로 북한까지 그린에너지 관련 공적개발원조에 포함하는 방안을 구상할 수 있지요. 말하자면 ‘국가 차원의 ESG(환경·사회·투명 경영)’를 수행하는 셈인데 그린 뉴딜이 아주 좋은 수단이 되는 것이죠.”

아세안 넘어 신북방 국가와 뉴딜 협력
안 교사가 매우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쪽으로 그린 뉴딜을 아세안 쪽에 확장하며 좋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성 교수는 도시디자인과 에너지기술, 정보통신기술, 생태기술이 융복합을 이루고 통합된 ‘스마트 그린시티’ 구상을 제안했다.
“그린과 스마트 원리를 접목하는 겁니다. 우리나라 토지주택공사, 수자원공사, 도로공사, 산업단지공단이 아세안 국가에 함께 들어가 스마트 그린도시 조성 뉴딜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삽시간에 저렴한 비용으로 쾌적한 주택과 도시를 만들 수 있지요.”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는 디지털·그린 뉴딜 중 하나로 전국에 ‘스마트 그린도시’ 25곳을 만들고 이 도시에 에너지전환과 자원순환 촉진, 탄소흡수원 확대 등 시행계획 수립을 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거대한 한류 문화현상을 여기에 활용할 수도 있어요. 한국국제교류재단 조사에 따르면 세계 90개국에 1835개 한류 동호회가 있고 그 동호회 회원이 1억 500만 명가량으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전 세계 200여 국가까지 합치면 한류 팬이 2억 명은 넘을 겁니다. 한류 팬을 활용해 각국에서 글로벌 그린 스마트 뉴딜을 할 수도 있죠.”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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