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사업 예산
12월 3일 국회에서 의결·확정된 2022년도 예산에는 아동입양축하금 200만 원 신설과 우리 농산물 소비 3종 세트, 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낙동강 유역 먹는물 해결 등 아동·농어민 민생지원과 국민생활 안전 분야에 이색 사업 예산이 여럿 포함돼 있다.
아동·돌봄·보육 분야에서는 취약아동 지원(총 9조 440억 원)사업 중에 새로 편성된 ‘입양축하금’이 눈길을 끈다. 보호대상아동 입양을 지원하기 위해 ‘첫만남 바우처’(2022년 신설)와 동일한 금액의 입양축하금 200만 원이 신설됐다. 입양아동 383명에게 축하금이 지원될 예정이다. 입양아동 양육수당도 월 15만 원에서 월 20만 원으로 인상돼 1만 3000명이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이를 포함한 입양아동 가족지원 사업에 총 238억 원이 배정됐다.
또 다른 아동보호사업으로 가정에서 영유아, 학대피해 아동, 경계선지능 아동 등을 보호하는 전문위탁부모에게 보호비로 한 달 100만 원을 신규 지급한다. 약 433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한 달 30만~100만 원을 지급해 거주하는 지역별로 지원 편차가 큰 편이었다. 나아가 저소득층 청소년 부모의 양육 부담 경감을 위해 아동양육비 지원을 위한 시범사업을 벌인다.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127억 원
청소년 생리용품 지원사업은 지원 시작 나이를 만 11세에서 9세로 낮추고 지원 종료 나이는 만 18세에서 24세로 높였다. 기획재정부는 “지원 나이대 확대로 생리용품 구매 비용을 지원받는 청소년이 11만 명가량 더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초생활수급자, 법정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여성청소년(만 9~24세)을 대상으로 한 달 1만 2000원 상당의 비용을 지원한다.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예산은 2012년 72억 원에서 2022년에 127억 원으로 크게 늘리는 안으로 확정됐다.
2021년 8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을 점령한 뒤 ‘미라클 작전’으로 입국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의 탈출 과정에 기여한 사람에게 지원하는 6억 원도 배정됐다. 주아프가니스탄 한국 대사관 통역사, 바그람 한국병원 의료진 등 아프간 특별기여자 391명에게 53일간 임시생활시설에서 급식·교육비를 지원한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상생 지원을 강화하는 여러 이색 예산도 관심을 끈다. 공동주택 경비원의 근무 방식 합리화를 위해 아파트 200곳에 대한 상담을 지원하는 6억 원이 편성됐다. 정부는 “공동주택 경비원의 기존 장기간·야간 근무 방식을 개선하는 쪽으로 유도하고 우수 사례 확산을 위한 상담 200건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저개발국 청소년과 주한 외국인의 금융거래 지원 예산도 있다. 동계청소년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동계스포츠 저개발국 청소년들이 남북 강원도 지역에서 전지훈련 후에 2024년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10억 원을 지원한다. 또 주한 외국인이 인터넷은행 계좌 개설 등 비대면 금융거래를 이용할 수 있도록 외국인등록증에 대한 진위 확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5억 원을 들인다.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 274억 원
사회서비스 품질 강화 예산은 1조 7209억 원이 편성됐다. 이 가운데 사회서비스원법(2022년 3월 시행)에 따라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시·도 사회서비스원 지원 등을 수행하는 중앙사회서비스원 설립·운영에 246억 원이 배정됐다. 사회서비스원은 상담·재활·돌봄 등 사회서비스 품질 향상과 사회서비스 기본계획 수립 지원, 종사자 처우 개선·이용자 권익보호를 위한 사업 등을 수행하게 된다.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사업으로는 274억 원이 배정된 전자감독사업이 눈길을 끈다. 특별사법경찰의 성범죄자 등 전자장치 부착자 감시를 위한 차량, 영상녹화조사실 지원과 신형 전자발찌 개발에 쓰일 예정이다. 군 성폭력 상담소 설치에도 3000만 원이 배정됐다. 군대 내 성폭력 피해자 지원에 특화된 전문 성폭력 피해 상담소 1곳을 설치·운영하는 데 지원한다.
물과 산림자원 등 깨끗한 생활환경 조성사업에 445억 원이 편성됐다. 이 가운데 낙동강 유역의 먹는물 문제 해결을 위해 취수원 다변화와 상류 산업단지 하수·폐수 처리시설 고도화사업이 대대적으로 이뤄진다.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사업(98억 2000만 원)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에 쓰인다. 낙동강 수질개선시설과 친수시설 개선(낙동강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취수장 5곳, 양수장 2곳 설계 등 추가 반영)에 총 321억 원이 반영됐다.
특히 새로운 탄소흡수원으로 인정받는 갯벌 식생조림 시범사업에 2곳이 추가돼 14억 8000만 원이 반영됐고 산림자원 벌채 전 과정에 대한 공정관리 강화를 위해 국유림을 대상으로 목재 수확 이전에 타당성 조사를 시범 실시하는 사업에 11억 원이 편성됐다. 두 가지 모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산림자원 관련 기후변화 대응 예산인 셈이다.
요소 등 긴급물자 지원사업 604억 원
또 산업현장 긴급 애로 지원사업인 청년 교통비도 눈길을 끈다. 지역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 청년(만 15~34세) 고용 촉진을 위해 교통비(월 5만 원)를 지원하는 지자체가 확대된다. 청년 교통비 지원액은 정부안(684억 원)보다 국회에서 68억 원이 증액돼 총 752억 원으로 편성됐다.
2021년 요소수 파동을 거치면서 ‘요소 등 긴급물자 등 산업현장 지원사업’으로 604억 원이 배정됐다. 요소 등 공급망 취약 물자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정부가 긴급 구매 후 제조기업에 재판매하는 지원체계 구축에 481억 원, 국민 생활과 밀접한 공급망 취약 관리대상 물품 비축을 위한 다목적 창고 설계비로 11억 원, 2022년까지 반도체 등 핵심 소재인 희토류 4종의 비축 일수를 180일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비축 예산 112억 원이 배정됐다.
농어민 지원을 위한 농산물 가격안정 패키지(총 1423억 원)도 확대됐다. 농산물 소비 촉진을 위한 이른바 ‘농식품 소비 3종 세트’는 초등돌봄교실 과일 간식(72억 원), 임산부 친환경농산물(158억 원), 농식품 바우처 시범사업(89억 원)으로 구성된다. 농산물 물가안정을 위해 코로나19에 대비해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농축수산물 20% 할인 소비쿠폰을 추가 반영(총 452억 원)했다.
조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