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1월 2일(현지 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머르기트교 인근에 조성한 추모공간을 방문해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헝가리 국빈방문, 한–V4 정상회의
COP26 특별정상회의를 마치고 헝가리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11월 3일 아데르 야노쉬 헝가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 ▲한반도·유럽 정세 ▲기후변화 대응·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 등 양국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양 정상은 우리나라와 헝가리가 1989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상호 신뢰에 기반해 우호 협력 관계를 꾸준히 발전시켜 온 것을 평가하고 이번 문 대통령의 헝가리 국빈 방문 계기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데 합의했다. 또한 앞으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걸맞게 정무·경제·과학기술·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 뒤 가진 공동언론발표에서 “오늘 아데르 대통령과 나는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하고 분야별 실질 협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두 정상은 2020년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사상 최대의 교역액을 기록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며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유망산업에서 양국의 교역이 확대되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국제사회의 기후·환경 노력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COP26 결과와 2050 탄소중립 실현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디지털 전환과 그린 전환을 기조로 하는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어제 다뉴브강의 추모공간을 찾아 2019년 선박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우리 국민 스물여섯 명과 헝가리 국민 두 명의 넋을 위로했다”며 “사고 수습에 전력을 다하고 희생자들을 함께 기억하고 슬픔을 나눠온 대통령과 헝가리 정부, 헝가리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3일 부다페스트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아데르 야노쉬 헝가리 대통령과 공동 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김정숙 여사가 11월 3일 부다페스트 에이펠 아트 스튜디오를 방문해 헝가리 대통령의 부인 헤르체그 여사와 함께 고전 오페라 소품을 살펴보고 있다.│청와대
“V4와 전기차 배터리·신산업 협력”
한-헝가리 정상회담 뒤 문 대통령은 부다페스트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V4(비세그라드 그룹) 비즈니스 포럼’ 행사에 참석했다. V4는 1991년 헝가리 비세그라드에서 결성된 폴란드·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 등 중유럽 4개국 협의체다.
문 대통령은 포럼에서 “한국과 V4의 상생 협력 결과는 대단하다”며 “전자, 자동차와 부품, 화학, 금속까지 다양한 업종에 걸쳐 600개가 넘는 한국 기업이 진출했고 누적 투자액이 100억 달러를 넘어 V4는 유럽연합(EU) 내 한국의 최대 투자처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V4는 우수한 인력, 동서 유럽을 잇는 지리적 이점을 토대로 유럽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첨단 제조업에 강점을 가진 한국은 V4와 함께 성장하길 희망하며, 유럽 시장을 넘어 세계로 함께 뻗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전기차 배터리 협력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신산업 협력 ▲인프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전기차 배터리 협력과 관련 “한국의 주요 배터리 기업이 모두 V4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다”며 “올해 헝가리 정부는 코마롬 지역에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 제2공장에 1억 달러 지원을 결정했고 SK이노베이션도 11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는 제3공장 설립 계획을 밝혔다. V4와 한국 사이의 호혜적 협력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신산업 협력에 대해서는 “V4의 기초과학 기술 역량과 한국의 응용과학기술이 결합한다면 우리는 변화에 앞서갈 수 있다”며 “특히 미래 에너지원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수소 경제 육성에 함께 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중요성이 높아진 바이오헬스 산업도 함께 키워나가길 바란다”며 “2020년 방역물품을 나누며 양측 간 바이오헬스 교역이 100배 넘게 늘었다. 지속적인 협력으로 미래 감염병 위협에도 함께 대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낙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