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월 30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 입장하며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30일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국제경제 및 보건’ 세션에 참석해 “나라별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의 격차가 매우 크다”며 모든 나라의 코로나19 예방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자국의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뿐 아니라 모든 나라의 예방접종률을 함께 높이지 않고는 방역 상황의 안정적 관리와 완전한 일상회복이 어렵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빠르게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나라도 백신의 공평한 보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개발도상국 백신 공급을 위한 프로그램인 ‘코백스’에 2억 달러를 공유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고 백신 부족 국가에 대한 직접 지원도 계속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백신 제조 허브로서 생산능력을 더욱 늘리고 새로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하며 우리나라의 ‘글로벌 백신 허브’ 계획을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년 만에 정상들이 얼굴을 맞대고 열린 이번 회의는 전 세계 최저한세율을 15%로 하는 디지털세 도입과 2022년 중반 전 세계 코로나19 예방접종률 70% 달성 등을 합의하고 10월 31일 막을 내렸다. 참가국 정상들은 코로나19와 선진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정책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것) 가능성, 글로벌 공급망 훼손,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세계경제의 위험 요소로 지적하고 확장적 정책 기조 유지에 합의했다.
이와 함께 저소득 국가의 낮은 코로나19 예방접종률을 타개하기 위해 백신 접근 불평등 해소를 위한 긴급 프로젝트인 ‘액트-에이(ACT-A)’의 활동을 2022년까지 연장하고 2022년 중반까지 전 세계 인구의 70%에 예방접종을 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지속가능발전’ 세션에 참석해 “취약국·취약계층에 대한 코로나19의 타격으로 인해 지속가능발전 목표 달성에 큰 장애가 발생한 것을 우려한다”면서 “감염병 대확산으로 인한 불평등 심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G20이 단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기후변화·환경’ 세션에선 “올해 우리나라가 노후 석탄발전소 8기를 폐쇄하고 연내 2기를 추가 폐쇄하는 등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30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념 촬영이 끝난 뒤 ‘국제경제 및 보건’ 세션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0월 30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 양자회담장에서 열린 한 ·프랑스 정상회담에서 대화하고 있다.│청와대
‘공급망 회의’ 참석… “공정한 무역질서 복원”
문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공급망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에도 참석했다. 이 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공급망 차질에 따른 물류 대란 해소를 모색하고자 마련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공급망이 하나의 사슬로 긴밀히 연계돼 있어 모든 나라의 경제활동이 정상 궤도로 복귀돼야 공급망 불안이 해소될 수 있다”며 “개방적이고 공정한 무역질서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최근 물류 대란 해결을 위해서는 각국이 자국 내 물류 흐름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국제사회와 기업이 함께 대체 운송수단 마련, 운송 일정 조정, 정보 공유 등 공동의 대응 방안을 모색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심을 모았던 한미 양자회담은 열리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은 유럽연합·프랑스·독일·호주와 각각 양자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방한을 요청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2022년 초반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한 장관급 회의를 개최할 예정으로 한국이 참석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메르켈 총리가 보여준 통합의 정치와 포용적 리더십은 모든 정치 지도자에게 모범이 됐다”며 “2017년 독일 방문 시 발표한 베를린 구상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남북 정상회담 및 북미 정상회담의 결실로 이어진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회담에서는 “호주는 6·25전쟁에 파병한 전통적 우방국으로 외교·국방장관 회의를 개최하는 등 국방 교류가 가장 활발한 나라 중 하나다. 이러한 협력을 바탕으로 방산 분야에서도 협력이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30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기념 촬영 전 정상 라운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로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월 30일 오후(현지 시간) 국립로마미술대학교에서 열린 이탈리아 한지 관련 전문가들과 간담회에서 리카르도 아요싸 국립로마미술대학교 종이연구실 실장으로부터 학생들이 만든 한지를 선물 받은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청와대
김정숙 여사 “평화 위한 여정에 한미 함께”
한편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한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정상 배우자들에게 당부했다. 김 여사는 10월 30일 로마 콜로세움 등에서 열린 G20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 등을 만나 한반도 평화 여정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김정숙 여사는 바이든 여사에게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이후 우리 국민의 한미동맹에 대한 신뢰가 깊어졌다”며 “평화를 위한 여정에 한미가 함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어 프랑스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에게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서는 세계 여러 나라의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