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고객센터 생기니… 소비자·상인 ‘좋아요!’

2021.11.22 최신호 보기
▶용답상가시장 고객센터 휴게실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용답상가시장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서울 성동구 용답상가시장이 대표적인 예다. 오래된 전통 상가시장이지만 시설 현대화로 경관이 달라져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 모범사례인 용답상가시장에서 전통시장과 지역상권의 희망을 찾아봤다.

2021년 11월 7일 오후에 서울 성동구 용답상가시장을 찾았다. 상가 인근에 있는 용답동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시장 골목으로 들어서니 ‘상가시장’이라는 특이한 단어 조합이 금방 이해됐다. 용답상가시장은 상가를 중심으로 전통시장을 품고 있다. 도로 폭이 넓고 하늘이 열려 있어 지붕이 덮여 있는 일반 전통시장보다 탁 트인 느낌이 들었다. 시장 골목을 걷다 보면 지하철역과 맞닿아 있고 주택과 가까워 사통팔달하다. 휴대전화 매장, 노래연습장, 약국 등 생활편의시설은 물론 음식점, 고춧가루, 두부 등 전통시장 품목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2011년 개설된 용답상가시장은 서울 지하철 2호선 용답역과 5호선 답십리역 인근에 있어 유동 인구가 많고 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약 1만 5821㎡ 면적으로 지역 내 전통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김병옥 용답상가시장상인회 회장은 “약 180개의 점포가 있고 하루 이용자가 약 5000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예전에는 전통시장과 상가에 각각 상인회가 있었지만 작은 모임 수준에 불과했다”며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뜻에서 상가와 전통시장이 합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회원이 많이 이해해주지만 처음에는 서로 성격이 다른 두 단체가 합치다 보니 중심 잡기가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용답상가시장 고객센터│성동구청

고객센터 생기고 상인회 활동 더 활발
2021년 7월 용답상가시장 고객센터가 문을 열었다. 그동안 싼 가격이 장점이었던 전통시장과 고객센터는 쉽게 연상되지 않는 단어다. 하지만 전통시장도 이제 서비스에 눈을 돌리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 성동구가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으로 2020년 건물을 사고 대규모 리모델링 공사로 고객센터를 만들었다. 2017년 마장축산물시장, 2021년 왕십리도선동상점가에 이어 세 번째 고객센터다.
당장 큰 변화는 임대료 등의 이유로 반지하에 있었던 상인회 사무실이 고객센터로 이전하면서 상인회 활동이 더욱 활발해졌다는 점이다.
김 회장은 “여기 오기 전에는 10년 넘게 지하에서 상인회를 운영했는데 겨울에 춥고 여름에는 더워 참석해달라고 말하기가 미안했다. 업무는 큰 차이 없지만 일단 환경이 좋아졌고 상인회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고객센터를 통해 시장을 방문하는 이용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우리 상인회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용답상가시장은 2020년 서울시가 시행하는 전통시장 연계형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돼 고객센터 3~4층에 용답도시재생지원센터가 들어서 있다. 전통시장 연계형 도시재생사업은 기존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주거지 내 쇠퇴한 전통시장을 도시 재생의 중요한 공간 요소로 보고 시장 활성화와 주거지 재생을 결합해 마을과 시장 간 연계를 강화하는 새로운 유형의 도시재생사업이다. 재개발·재건축처럼 새것으로 바꾸는 게 아니라 지역의 장점을 강화해 지역 환경·경제·사회·문화를 개선하는 사업을 말한다.
김 회장은 “우리 시장은 지역 주민이 많이 이용해 경기를 크게 타지 않았지만 뚜렷한 특징이 없이 모호한 이미지”라며 “도시재생사업이 끝나는 2024년까지 우리 시장이 부족했던 점을 많이 보완해 지역을 대표하는 시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객센터 안내판

시설 현대화해 고객에 편의 제공
고객센터 건물 1~2층에는 고객센터, 상인회사무실, 다목적실 등을 비롯한 편의시설을 설치했고 5층 교육실은 상인들의 교육과 행사를 위한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1층 공간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시장을 찾은 고객들이 잠시 들어와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읽을 수 있고 잠시 쉴 수도 있다.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춘 남녀 화장실은 시장을 찾아오는 고객들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깨끗하게 청소한다. 고객센터 2층 상인회 사무실에는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모니터가 있다. 상가시장 곳곳을 비추는 CCTV가 설치돼 있어 상인과 고객들 모두 안심하고 시장을 이용할 수 있다.
성동구는 인근 주민센터와 연계해 시장 방문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할 예정이다. 동네 예술가를 통해 시화전·전시회도 개최해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고 이용자에 한해 장소를 무료 대관 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 시장 방문자와 상인 모두 교류하고 즐길 수 있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는 방침이다.
용답상가시장은 고객센터 외에도 시설을 현대화해 고객 편의를 제공한다. 용답상가시장 중앙에 있는 디지털 게시판도 그 하나다. 메뉴에서 전통시장을 누르면 용답상가시장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가 표시된다. 용답상가시장에 어떤 가게가 있는지 또 내가 찾고자 하는 가게의 위치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를 이용해서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대로변 입구에 있는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대로변과 가까워 시장을 방문한 고객들은 곧장 차를 주차하고 시장을 둘러볼 수 있다. 공영주차장 주차요금은 1시간에 1200원으로 국가유공자나 장애인은 80%, 경차 등은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시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을 위해 별도의 공영주차장도 마련돼 있다. 주차면수 16면 규모인 무인 자동화시스템으로 인접 지역의 주거환경을 고려해 친환경 소재인 잔디블럭을 설치해 바닥을 포장했다.

글·사진 이찬영 기자

▶서울 성동구 용답상가시장 전경

전통시장 현대화로 지역경제 살린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과 상점가의 고객편의시설 건립과 노후 시설의 개선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2조에 의한 전통시장·상점가·상권 활성화 구역 중 임대인과 임차인 간 상생 협약이 체결된 곳을 지원 대상으로 한다. 상인회, 상점가진흥조합, 협동조합, 사단·재단법인 등 상인 조직이 있어야 한다.
주차장, 진입 도로, 아케이드 등 고객 접근, 편의시설 설치와 시설물 개보수(전기·가스·소방시설 등의 교체·개량) 등 노후 시설 개선을 지원한다. 또 테마 거리 조성과 홍보시설(거리 정비·홍보·상징 조형물 등) 설치, 배달센터(택배시설), 고객 쉼터, 자전거 보관소 등 문화·편의시설 설치도 지원한다.
중기부 정책담당자는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는 해당 시장과 관련된 시설과 인프라 지원이 대부분 포함된다”며 “다만 2020년부터 예산 규모가 큰 주차장 지원 사업 외 항목은 모두 자치단체로 이양된 상태”라고 말했다. 주차장 지원의 경우 토지 매입과 건축 등 건수는 적지만 규모가 크기 때문에 여전히 중기부에서 관할한다는 설명이다.
2021년 8월 중기부가 발간한 ‘소상공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시장 주차 환경 개선사업’은 2015년부터 시작해 2019년까지 413개 주차장에 7004억 원을 지원했다. 2020년에도 공영주차장을 건립하기 위해 95곳에 1398억 원, 주차장을 만들기 어려운 27곳에 공공 및 사설주차장 이용 보조 12억 원 등을 지원했다.
2015~2019년 주차장 건립이 완료된 108개 시장을 대상으로 지원 성과를 조사한 결과, 주차장 건립 전보다 고객은 25.0%, 매출은 2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시장은 2019년 기준으로 전국 1413곳이 운영 중이며 20만 7000개의 점포에서 34만 2000명의 상인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대비 24개 전통시장이 줄었고 상인은 약 1만 7000명 감소해 2017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다. 반면 매출액은 2014년 처음으로 반등해 2019년까지 지속해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전통시장 활성화 지원 정책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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