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월 15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한·모잠비크 부유식 해양 LNG 액화 플랜트(FLNG) 출항 명명식에서 축사하고 있다.│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12일 '우리 모두와 미래세대의 번영을 위한 코로나19 회복'을 주제로 열린 2021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빠른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 역시 다자주의와 호혜적 협력에 기반한 자유무역에 달려있다”며 “역내 무역질서 회복과 경제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11월 13일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전날 화상으로 열린 정상회의에서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협력과 개방적이고 공정한 무역 질서 복원을 강조하며 이같이 발언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APEC이 개방적이고 공정한 무역질서의 복원으로 더욱 단단한 경제공동체가 돼야 한다”며 “(11월 30일부터 열리는) 제12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APEC 정상들이 함께 리더십을 발휘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자유무역을 통해 성장한 한국은 국제무역체제 수호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로 더 많이 타격을 받은 국가와 계층이 있다. 한국판 뉴딜의 정책 경험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26회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성과를 계기로 실질적 행동에 나서자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해서도 APEC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며 “한국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과감하게 상향했고 메탄 감축을 위한 ‘국제메탄서약’에 가입했다”며 “기후 재원 마련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을 포함한 각국 정상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투자 확대와 정책적 노력을 설명하고 APEC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을 비롯한 APEC 정상들은 ‘사람들을 함께 묶는다’는 의미로 연대를 상징하는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전통 숄을 어깨에 걸치고 ‘새로운 희망과 시작’을 상징하는 목걸이를 착용하고 회의에 참석했다.
FLNG선 출항 명명식 “탄소중립 여정에 큰 힘”
문 대통령은 11월 15일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돼 출항을 앞둔 ‘부유식 해양 LNG 액화플랜트(FLNG)’에 대해 “‘코랄 술(Coral-Sul)’ FLNG가 대량 생산하게 될 액화천연가스(LNG)는 세계가 탄소중립으로 가는 여정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에서 열린 모잠비크 가스전 사업에 참여하는 FLNG 선박 ‘코랄 술’ 출항 명명식에 필리프 자신투 뉴지 모잠비크 대통령 내외와 함께 참석해 “세계는 지금 LNG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FLNG는 원거리 해양에 있는 가스전으로 이동해 해상에 부유한 상태로 LNG 생산, 저장, 출하가 가능한 해상 이동식 복합기능 플랜트를 말한다. 이번에 ‘코랄 술’로 명명된 FLNG는 전 세계 네 번째로 건조된 대형 FLNG이자 모잠비크 가스전의 첫 번째 FLNG로서 길이 432m, 폭 66m, 높이 39m의 크기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문 대통령은 “재생에너지, 그린 수소와 같은 무탄소 에너지로 완전한 전환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탄소중립에 이르는 과정 동안 화석연료 중 탄소 배출량이 가장 낮고 발전효율이 높은 LNG는 석탄과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저탄소 에너지원”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축구장 네 개 규모의 거대한 ‘코랄 술’ FLNG가 드디어 인도양을 향해 출항해 모잠비크 북부 해상 제4광구에서 활약하게 될 것”이라며 “모잠비크 해상가스전은 세계 최대 규모로 평가되고 있고 LNG 생산이 본격화되면 모잠비크 경제는 연평균 10% 이상 고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인프라와 제조업의 동반성장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무탄소·스마트 선박도 개발 예정”
아울러 함께 참석한 뉴지 모잠비크 대통령을 향해 “‘코랄 술’ FLNG는 뉴지 대통령의 고향인 카부델가두 앞바다에서 연간 340만 톤의 LNG를 생산, 출하하게 된다”며 “오늘의 깊은 인연 위에서 양국 협력이 더욱 강화돼 고향 친구같이 가까운 관계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국은 세계 최고의 조선 강국”이라며 “세계 선박 시장에서 1위의 수주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대형 컨테이너선과 LNG 운반선, 초대형 원유 운반선 등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세계 최초와 세계 최대는 물론 전 세계 대형 FLNG 네 척 모두를 한국이 건조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친환경 선박의 핵심기술을 고도화하고 무탄소 선박과 스마트선박도 개발할 예정”이라며 “모잠비크의 대형 LNG 운반선 프로젝트에서도 한국이 최적의 협력 파트너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랄 술’ FLNG는 우리나라 가스공사가 10% 지분 참여한 모잠비크 제4해상 광구에서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LNG 생산을 시작하며 우리나라 연간 LNG 소비량(2020년 기준)의 8.5%에 해당하는 340만 톤의 LNG를 매년 생산할 예정이다.
박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