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탄소배출 불공정 거래 ‘꼼짝 마!’ 공공데이터로 추적해 온실가스 감축

2021.10.18 최신호 보기
▶제5회 정부혁신제안 끝장개발대회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행정안전부

국민 제안 온실가스 감축 아이디어
행정안전부는 지난 6월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함께 살아요, 우리’를 주제로 정부혁신제안 끝장개발대회를 열었다. 온실가스 감축 방안에 관해 국민 제안 138개를 발굴했고 이 가운데 심사를 통해 14개의 우수 제안을 선정했다. 국민을 대상으로 한 ‘피어나다’ 부문 대상으로 신생기업(스타트업) CSR의 ‘탄소배출권 이해관계자 거래 앱 서비스 타임아웃’(이하 타임아웃)이 선정됐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타임아웃’을 선보인 CSR의 문헌규 대표를 인터뷰했다.

▶제5회 정부 혁신 제안 끝장개발대회에서 ‘탄소 배출권 이해관계자 거래 앱 서비스 타임아웃’으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한 CSR의 문헌규 대표│문헌규

탄소배출권 이해관계자 거래 앱 서비스
문 대표는 공공데이터와 집단지성으로 해외 진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식회사 에어블랙의 대표이자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경제 기업이 함께 만들어가는 CSR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정부와 국민이 함께 행사를 진행한 점이 자랑스럽고 소중한 추억”이라며 “국민이 더욱 환경문제에 관한 인식을 개선하고 정책을 디자인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 정부와 협치(거버넌스)로 나아가는 거름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CSR가 발굴한 아이디어인 ‘타임아웃’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이 협업하는 구조로 짜여 있다. 정부가 2050 탄소중립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산업기술 연구개발(R&D)에 2022년 약 5조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문 대표는 정부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그만큼 온실가스 감축을 기반으로 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이슈이고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이어 “타임아웃은 이런 상황을 의미하는 단어로 바로 지금부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적극적인 제도와 문화 조성이 요구된다”고 앱 서비스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탄소배출권거래제는 국가나 기업별로 탄소배출량을 미리 정해놓고 허용치 미달 분을 탄소배출권거래소에서 팔거나 초과분을 사는 제도다. 기존 탄소배출권거래제는 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이뤄지는 선택적 마케팅의 일부였지만 그가 제안한 내용은 온실가스 측정 방식을 측량이 아닌 추적으로 조정하고 별도 코드로 세금을 부과하는 점에서 다르다. 기업의 온실가스 불공정 거래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데이터, 시민사회,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첫 직장이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비철금속회사였다. 정부 지원으로 아프리카, 유럽, 북미에서 진행하는 친환경 생태계를 관찰·보고하는 과정에서 2015년 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때부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온실가스 감축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6월 17일 진행된 정부 혁신 제안 끝장개발대회 시상식 전시회 현장

▶5월 21~22일 성인을 대상으로 한 ‘피어나다 부문’ 참가자들이 온라인으로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고 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 ‘함께 살아요, 우리’ 개막 토크쇼에 참여한 패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행정안전부

인공지능 기반 온실가스 추적 조사
문 대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정부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사의 생산·유통 공공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탄소 할당량 추적 조사가 투명하게 선행돼야 한다. 세금 부과를 위한 정부의 오픈API(애플리케이션 등 필요한 형태로 데이터를 가공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 제조사의 세금 신고 공공데이터가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배출 규모에 관해 추적 조사를 할 수 있다.”
이로써 기업들은 탄소배출권에 대한 강도 높은 사회 책임을 지게 된다. 탄소배출권 거래 확대로도 연결될 수 있다. 기업들로 하여금 탄소배출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하며 기술 개발 투자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문 대표가 낸 아이디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협업이 필요하다. 환경세 이외에도 온실가스에 관한 세부적인 세금 부과 코드를 만들어 기업에 실시간으로 비용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모니터링과 관리를 정부에서 해야 한다. 여기에서 확보된 세금으로 환경단체와 환경 기업이 연구개발하도록 연결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가 낸 아이디어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수반된다. 다양한 알고리즘과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이 핵심 요소다. 그는 “기업들이 처음부터 자발적인 참여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온실가스 추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데이터 표준화, 설정 값을 구축한 이후 알고리즘 업데이트, 온실가스 추적 조사 기능까지 365일 실시간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활용돼야 한다. 공공데이터를 개방할수록 온실가스 문제 해결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년층 중심 디지털 뉴딜 일자리 확산 기대
현재 유럽은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서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법안은 머지않아 국내기업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은 환경 중심으로 모든 분야를 평가한다.
문 대표는 “기업의 탄소배출 할당량 거래를 산업으로 연결해 기술 교류와 상호 감시하는 역할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주요 온실가스 배출 대기업의 경우 이미 탄소배출에 대해 유럽 수준으로 준비해놓은 상태이고 이를 행안부가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2019년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지원으로 스페인, 영국, 프랑스, 독일을 방문했다. 그는 “전통시장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환경 인증이 잘 정착돼 있었다”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의 외곽 지역에서 마트에 들렀는데 누구나 쉽게 재활용 캔, 병, 플라스틱을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시설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스마트 쓰레기통’이라고 부르는 고가 제품이 유럽에서는 대중의 참여 유도를 위해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이처럼 유럽에서는 정부, 기업, 시민사회 모두가 수십년 전부터 제도와 문화로 온실가스 감축을 준비하고 있다.
문 대표는 이번 아이디어로 일자리 또한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20대 초반 청년층을 중심으로 디지털 뉴딜 일자리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유리 기자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 “옷에도 환경인증등급 매겨주세요”

●옷에 부착되는 상표띠(라벨)에 환경 영향 정도를 제시하는 한편 친환경 종이로 상표띠를 대체하자
●메탄가스를 배출하는 현재 식습관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벌이자
●투명 플라스틱 및 재활용 분리수거를 점검하고 행동 실천 캠페인을 제작하자
●환경 인식 개선을 위한 초등학교 저학년용 북극곰 게임을 만들자


‘함께 살아요, 우리’를 주제로 행정안전부가 개최한 정부 혁신 제안 끝장개발대회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이다. 이 아이디어는 모두 어린이와 청소년이 제안했다. 이번 대회는 7~16세가 참여하는 ‘자라나다 부문’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피어나다 부문’ 등 두 개 부문으로 아이디어를 모집했다. 경남 밀양 세종중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SJCEF팀의 ‘옷에도 환경인증등급을 매겨주세요’가 자라나다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세종중학교 학생들은 환경을 담은 옷을 ’그린 드레스’라고 불렀다. 의류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친환경 선택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자는 취지다. 원재료 조달과 가공, 제조, 유통, 포장, 판매, 폐기 각 단계별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표시한다면 소비자가 환경에 주는 피해 정도를 쉽게 인지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아울러 학생들은 지방자치단체에 의류 재활용 가게를 운영하자는 제안도 했다. 학생들은 “의류 수명을 1년 연장하면 탄소발자국을 25%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하자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집집마다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분리수거하고 산소로 바꿔 재활용하자는 것이다. 아직 현실화하기에는 이른 단계이지만 아이디어만으로도 온실가스 감축을 향한 학생들의 열정이 돋보였다.
우수상을 수상한 그린트리팀은 “과학자들이 탄소 포집 기술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액체로 응축시키는 작은 기계를 만들고 그 기계를 집집마다 보급해 이산화탄소를 액체 상태로 분리수거 하는 게 어떨까? 그렇게 모인 이산화탄소를 나무에게 주어서 산소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기술 부분만 발전한다면 현재 세대나 미래에서 경제를 발전시키면서도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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