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밟고 입장하고 있다.│연합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코로나19 대유행 2년째,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과감하게 관객을 향해나간다.
10월 6일 막을 올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철저한 방역 아래 단계적 일상 회복의 첫 시험대로 일상에 가까워진 영화제로 진행된다. 개막식 없이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했던 2020년과 달리 2021년은 레드카펫 행사도 부활했고 출품 영화도 모두 극장에서 볼 수 있다.
상영작 수 또한 예년 수준에 버금가는 규모다. 코로나 시대 첫 영화제였던 2020년에는 68개국 192편의 영화가 초청됐는데 2021년에는 70개국 223편의 작품이 관객과 만난다. 통상 300편 내외였던 평상시 수준에 근접한 규모다.
상영 횟수 또한 크게 늘었다. 상영관을 영화의 전당 한 곳으로 한정하면서 단 5개 스크린에서 영화 한 편당 한 번만 상영했던 2020년과 달리 2021년은 영화의 전당 외에도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등 6개 극장, 29개 스크린으로 예년 수준만큼 확대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방역수칙에 맞춰 매 작품 2~3회씩 상영을 늘렸다. 객석은 전체 좌석의 50%만 운영한다.
영화 상영은 물론 행사도 증가했다. 2020년에는 개·폐막식은 물론 레드카펫 행사도 열리지 않았지만 2021년엔 모두 부활했다. 관객이 만나는 오픈 토크, 야외 무대인사, 스페셜 대담, 커뮤니티비프 또한 다시 열렸다.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축제 본연의 흥과 맛을 살리는 방식으로 개최하는 것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무비 스타들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송중기, 박소담의 사회로 열린 개막식과 레드카펫에는 개막작 〈행복의 나라로〉의 임상수 감독과 배우 최민식, 박해일을 비롯해 2021년 한국영화인상 수상자인 임권택 감독, 봉준호 감독 등 여러 스타와 영화인이 자리를 빛냈다.
안심콜·발열체크 후 관객 입장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였다고 판단하기 힘든 상황에서 영화제 측은 방역 당국과 긴밀한 협조 아래 철저한 대비책과 함께 영화제를 안전하게 치러낼 계획이다.
개막식과 마찬가지로 10월 15일 열리는 폐막식은 방역 상황을 고려해 수용 가능 인원의 절반인 1200명 정도만 참석할 수 있다. 개·폐막식 참석자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2차를 완료하거나 유전자 증폭(PCR) 검사 증명을 필히 지참하도록 했다. 2차 접종을 완료하더라도 2주가 지나야 완료자로 간주해 증명서나 전자예방접종증명(COOV)을 제시해야 하며 예방접종 미완료자라면 72시간 내 문자나 증명서 등 PCR 음성 확인 증명이 필수다. 관객은 물론 취재진 등 모두 같은 기준이다.
개막식 이외 행사에서도 스태프와 취재진 모두 백신 예방접종 완료 혹은 72시간 내 음성 확인 증명을 받도록 했다. 특히 영화제 스태프의 경우 자원봉사자, 용역 업체 직원을 막론하고 백신 예방접종과 상관없이 영화제 기간 중 두 번 이상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영화제 기간에 영화의 전당 인근에 임시 선별진료소를 운영한다.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은 평소 일반 극장을 이용하듯 안심콜과 발열체크 후 입장할 수 있다.
심은하 기자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한겨레
2021년 키워드 ‘OTT 섹션’
오프라인 정상 개최를 선언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시작과 마무리를 알리는 개·폐막작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개막작은 2020년 칸국제영화제 공식 선정 작품이었던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 폐막작은 홍콩의 전설적이 가수이자 배우 매염방의 일대기를 다룬 렁록만 감독의 〈매염방〉이다.
〈행복의 나라로〉는 시간이 없는 탈옥수 ‘203’(최민식)과 돈이 없는 환자 ‘남식’(박해일)이 우연히 거액의 돈을 손에 넣고 인생의 화려한 엔딩을 꿈꾸며 나선 특별한 동행을 그리는 로드무비다. 〈하녀〉 〈돈의 맛〉 등을 연출한 임상수 감독의 6년 만의 복귀작이다. 영화제 최대 규모의 상영관인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을 비롯해 4회차 상영을 마련했지만 전량 매진까지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2021년 새롭게 신설된 프로그램도 관전 포인트다. 넷플릭스 등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 노출될 작품을 상영하는 ‘온 스크린’ 섹션과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부산 14개 지역의 작은 영화제 ‘동네방네비프’가 신설됐다.
특히 온 스크린에서는 김진민 감독, 한소희 주연의 넷플릭스 시리즈 〈마이 네임〉(8부작 중 3부까지 상영)과 연상호 감독 유아인 주연의 〈지옥〉(6부작 중 3부까지 상영)이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다.
또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선정작은 100% 극장 상영을 하지만 단편의 경우 개봉이 쉽지 않다는 점을 들어 단편 작품에 한해 네이버 시리즈온,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상영도 병행한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10월 11일~14일)은 2020년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으로 개최한다. 국내 참가자에 한해 오프라인으로 참석해 대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아시아콘텐츠어워즈, 아시아필름어워즈는 온·오프라인으로 생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