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위장 수사’ 가능

2021.09.06 최신호 보기
▶청와대 국민청원 누리집

디지털 성범죄 근절
2020년 3월 세상은 텔레그램 성 착취 사건으로 떠들썩했다. 2018년 하반기부터 n번방과 박사방을 개설·운영한 가해자들은 미성년자를 포함한 일반 여성을 대상으로 성 착취 영상을 찍도록 협박하고 해당 영상을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서 판매하는 잔인한 행각을 저질렀다. 이른바 ‘n번방 사건’에 대한 국민의 공분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그대로 드러났다.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청원은 역대 가장 많은 271만 5626명의 공감을 얻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답변을 얻은 청원만 총 5개(답변 143~147호)다.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디지털 성범죄의 근절과 문제 해결을 촉구한 것이다.
이런 기류를 타고 디지털 성범죄 법정형을 높이는 내용을 포함한 일명 ‘n번방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디지털 성범죄 양형 기준을 마련했다.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를 막기 위해 경찰의 신분 비공개·위장 수사가 9월 24일부터 시행된다. 이제 경찰이 신분을 밝히지 않고 범죄자에게 접근해 증거와 자료를 수집할 수 있고 수사를 위해 미성년으로 신분을 위장할 수도 있다.

n번방 사건이 바꾼 디지털 성범죄의 기준과 처벌
또한 인터넷사업자의 불법 촬영물 유통방지 책임을 강화했다. 불법 촬영 영상물에 대한 신고를 받으면 인터넷사업자는 즉시 삭제하거나 접속을 차단해야 한다. 불법 촬영물 삭제 요청을 할 수 있는 주체도 확대됐다. 일반 이용자뿐만 아니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나 성폭력피해상담소, 그 밖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한 기관과 단체에서 신고할 수 있다.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인터넷사업자는 매출액의 3% 이내에서 과징금이 부과된다.
성 착취, 영상물 등에 대한 유포·반포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으로 무거워졌다. 피해자 스스로 촬영한 영상물이라도 동의 없이 배포하면 처벌된다. 그리고 성적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이나 강요는 기존에 적용되던 형법 대신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돼 각각 징역 1년과 3년 이상으로 가중 처벌된다.
영상물에 대한 소지나 시청 또한 제재 단계가 변형됐다. 기존에는 성인이 대상으로 나오는 영상물의 경우 시청에 별다른 제안을 두지 않았던 반면, 현재는 성인이 등장해도 교복을 입는 등 미성년 오인의 소지가 있는 영상물을 시청하거나 소지할 경우 관계 법령에 따라 처벌받는다. 피해자 얼굴 등 사진을 전신 노출 사진과 합성해 제작·반포할 경우에도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중대범죄로 규정돼 범죄 수익을 환수할 수 있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도 설치됐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에 대한 접수 등 상담, 삭제 지원과 유포 현황 모니터링, 수사·법률·의료 연계 지원을 제공한다. 상담과 삭제 지원은 무료로 진행되며 온라인상담 게시판이나 전화상담(02-735-8994)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심은하 기자

관련기사

페이지 맨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