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댕댕이’ 주민등록증 만들어주‘개’

2021.09.06 최신호 보기
▶이로동물의료센터 노동훈 원장(왼쪽)이 유혜영 씨 반려견 보리의 목 근처에 리더기를 갖다 대며 내장형 동물등록이 잘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동물등록제
“반려견 등록,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동물병원에서 보고 반려견 미용실에서 또 봤다.
요즘 거리 곳곳에서 자주 눈에 띈다. 동물등록을 홍보하는 포스터 말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1년 9월 30일까지 동물등록 자진 신고 기간을 운영 중이다.
10월 1일부터 집중 단속도 할 예정이다. ‘동물등록? 그게 뭐지?’ ‘꼭 해야 하나?’ 질문하고 고민하는 사람을 위해 <공감>이 가봤다. 반려견 순두부와 보리의 동물등록 체험 현장이다.

▶김민정 씨가 임시보호 중인 순두부가 이로동물의료센터에서 내장형 동물등록 주사를 맞고 있다.

마이크로 칩 주사 맞으니 등록 완료
“내장형 동물등록 하려고요.”
8월 17일 김민정 씨가 순두부(몰티즈)와 함께 서울 관악구 소재 이로동물의료센터를 찾았다. 경기도에 사는 김 씨는 석 달 전 동네에서 발견한 순두부를 데려와 임시보호 중이다.
동물등록을 하기 위해 먼저 동물등록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신청인 이름,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주소와 동물 이름, 품종 등 몇 가지 정보를 적어야 한다. 진료실로 들어서자 노동훈 원장이 김 씨와 순두부를 친절하게 맞아줬다.
“자, 서류 확인했고요. 아이 이름 순두부! 몰티즈 흰색이네요. 열 살로 추정되고요. 여기 보면 동물등록번호라고 서류에 적혀 있죠? 순두부 목 근처에 마이크로칩을 넣으면 혹시라도 아이가 주인을 잃어버렸을 때 목 부위에 리더기를 댔을 때 보호자 정보가 나옵니다. 이로써 보호자와 연락이 닿을 수 있습니다.”
순두부 몸에 마이크로칩 삽입은 목덜미에 마이크로 칩이 든 주사를 맞히면 되는 매우 간단한 방법이다.
동물병원은 등록을 마친 개의 정보를 해당 시·군·구청에 전달한다. 이후 동물등록증이 발급됐다는 연락이 오면 견주나 보호자가 병원에 방문해 이를 수령하면 된다. 만약 임시보호를 하다 입양처가 생길 경우 견주가 될 이가 개 소유권을 이전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시·군·구청에 동물등록 변경 신고를 하면 된다.

▶유혜영 씨와 그의 반려견 보리가 서울특별시 동작구 보라매공원 반려견 놀이터를 찾았다. “동물등록을 하지 않은 반려견은 입장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마이크로 칩 부작용 걱정 안 해도 돼”
동물등록제란 등록 대상 동물의 소유자가 동물을 전국 시·군·구청에 등록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동물의 보호와 유실·유기를 방지하려는 목적이다. 주택·준주택에서 기르거나 주택·준주택 외의 장소에서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2개월 이상인 개가 등록 대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약 232만 마리의 개가 동물등록을 마쳤다.
동물등록을 하려면 동물등록 대행업체(동물병원 등)에 반려견과 함께 방문하면 된다. 등록 방법에는 무선식별장치 개체를 개의 몸 안에 삽입하는 내장형과 목걸이 등에 장착하는 외장형이 있다. 외장형은 서류 등을 작성하면 받을 수 있다. 등록대행업체 정보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www.animal.go.kr)에서 알아볼 수 있다.
평소 유기견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김 씨는 동물등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동물등록을 안 하면 개를 잃어버렸을 때 찾을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낮아져요. 길에 혼자 다니는 개를 동물병원에 데려간 적도 있었는데 동물등록이 돼 있어서 바로 주인에게 연락이 가더라고요. 요즘 책임감 없이 개를 유기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유기견 보호소에 오는 아이들을 보면 동물등록이 안 돼 있어 안타까워요.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엔 외장형보다 내장형 동물등록을 선호하는 추세다. 외장형은 분실·훼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임시보호 중인 순두부 외에 가족으로 함께 사는 푸들(9세) 악이에게도 내장형 동물등록을 해줬다. 동물 몸에 쌀알만 한 칩을 심는다는 점에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장형 동물등록을 한 지 약 7년째 되는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다.
내장형 동물등록에 대해 일부 불신과 편견이 생긴 이유는 우리나라에 내장형 동물등록이 도입됐던 당시 저가의 불량 마이크로 칩이 유통됐던 탓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병원에 공급되는 마이크로 칩은 안전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부작용을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동물등록에 사용된 마이크로 칩에 대해 체내 이물 반응이 없는 재질로 코딩한 쌀알만 한 크기 동물용 의료기기로 동물용 의료기기 기준 규격과 국제 규격에 적합한 제품만 사용한다.


▶유혜영 씨의 반려견 보리가 받은 동물등록증

등록증 받고 반려견 놀이터 편하게 이용
이날 관악구에 사는 유혜영 씨는 반려견 보리(실버 푸들)와 함께 동물등록증을 받으러 병원을 찾았다. 태어난 지 약 5개월 된 보리가 유 씨네 가족이 된 건 7월 3일. 동네 곳곳에서 동물등록 홍보 포스터를 접했던 유 씨는 일찍 등록해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7월 28일 보리의 동물등록을 마쳤다. 외장형보다 더 실효성 있을 거라는 생각에 내장형을 택했다. 유 씨는 “처음엔 주사가 아플까 봐 걱정했지만 오히려 예방접종보다 안 아픈 것 같았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칩이 내장된 보리의 목 근처에 동물등록 리더기를 갖다 대면 ‘삐’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보리가 발급받은 열다섯 자리 동물등록번호를 입력하면 이름, 성별, 견주, 관할기관에 대한 정보가 뜬다.
보리가 받은 동물등록증에는 동물 명, 모색, 생년월일, 품종 등 견주 이름과 연락처 정보가 적혀 있다. 손바닥 크기만 한 동물등록증은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는 주민등록증과 같다.
이날 오후 보리와 유 씨는 근처 보라매공원 반려견 놀이터로 향했다. 동물 관련 각종 시설 가운데 동물등록증이 있어야만 입장 가능한 곳이 점점 늘었다. 보라매공원 반려견 놀이터 입구에도 “동물등록을 마친 반려견에 한해 입장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등록을 하지 못한 견은 10월 1일부터 반려견 놀이터 등 동물 관련 공공시설 이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유 씨는 “놀이터에 와서 산책을 해보니 동물등록 잘한 것 같다”며 “보리를 데리고 여행도 갈 예정인데 함께 다닐 때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청연 기자

서울 내 600개 동물병원서 1만 원에 내장형 등록 지원
언제, 어디에서 동물등록제도를 처음 시작했을까? 서울특별시수의사회 최영민 회장(최영민동물메디컬센터 원장)에 따르면 동물등록제는 1446년 네덜란드에서 처음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소금 453g이 개 한 마리 등록비였다. 현재는 미국, 영국, 독일, 일본, 중국, 스위스, 뉴질랜드, 캐나다, 홍콩, 싱가포르, 아일랜드, 이탈리아 등에서 전면 혹은 부분적으로 동물등록제를 실시한다.
최 회장은 “잃어버렸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다”는 동물등록의 기본 효과에 더해 다른 장점도 짚어줬다. 광견병 확산을 막을 수 있고 정책을 수립할 때도 유용한 자료가 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재난 사태가 발생했을 때 특정 지역에 등록된 개 마리 수 등으로 동물 구호 물품 을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동물등록과 관련한 흥미로운 사연도 많다. 2005년 8월 말, 카트리나 태풍이 미국 남동부를 강타했을 때 한 지역에 있는 말들이 뿔뿔이 도망치는 일이 발생했다. 고가이기에 찾게 되더라도 주인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생길 수 있었지만 마이크로 칩을 삽입해둔 덕분에 말의 주인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함께 있던 개의 동물등록 정보로 집을 잃고 헤매던 치매 걸린 할머니의 주소를 찾아낸 사례도 있다.
일반적으로 내장형 동물등록 비용은 4만~8만 원이다. 서울시수의사회는 서울시, 손해보험 사회공헌협의회와 함께 2021년 말까지 서울시민이 키우는 개를 대상으로 1만 원에 내장형 동물등록을 해주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서울 지역 내 약 600개 동물병원에 반려견과 함께 방문하면 된다.
반려견(伴侶犬)이라는 말에는 뜻 그대로 ‘한 가족처럼 사람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의미가 있다. 사람이 태어나면 출생신고서를 작성하고 성인이 됐을 때 주민등록증을 발급받는 것처럼 가족이나 다름없는 반려견에게 동물등록증을 만들어주는 것이 함께 사는 동물 가족에 대한 기본 의무로 자리 잡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정보무늬를 스캔하면 ‘동물등록제’ 체험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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