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폭염까지… 안전한 무더위 쉼터로 오세요

2021.08.02 최신호 보기
▶무더위 쉼터인 서울 상일동의 고덕리엔파크3단지 경로당 노인문화센터에서 어르신들이 폭염을 피하고 있다.

어르신 등 취약계층 대책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상일동에 자리한 무더위 쉼터를 찾아갔다. 고덕리엔파크3단지 경로당에는 어르신들을 위해 평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쉼터를 개방한다. 경로당 문을 여니 담당자가 발열 체크를 했다. 체온과 함께 인적사항을 기록한 다음 쉼터에 입장했다. 긴 쇼파에 한 사람씩 띄어 앉을 수 있도록 ‘거리두기 4단계, 비워주세요’라고 적힌 흰 종이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고덕리엔파크3단지 경로당의 유동훈 회장. 회원제로 운영되는 경로당에서는 체온 측정과 이용자 명부 작성 등을 해야 내부로 입장할 수 있다.

할아버지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대다수 대화 없이 쉬고 있었다. 65세 이상 어르신 대상 회원제로 운영되는 곳이다. 노인정 임원 12명이 돌아가며 방역 수칙을 지키고 있는지 확인한다.
유동훈 노인정 회장은 “하루 15~25명이 무더위 쉼터를 이용한다. 자녀들이 출근하고 집에서 에어컨을 혼자 가동하기 힘드니까 경로당으로 온다.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도 철저히 지킨다. 밖에 나가면 땀이 줄줄 흐르는데 여기 있으면 시원해서 밖에 나가고 싶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 고덕2동 경로당을 찾은 신연호 할머니

경로당 거실과 방마다 에어컨 가동
경로당의 거실과 방마다 에어컨이 가동 중이었다. 코로나19 이전에 경로당에서 함께 밥을 먹었지만 현재는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 경로당 회원들은 대다수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한 상태라고 유 회장은 전했다. 그는 “코로나19가 걱정되지만 95% 이상 백신 예방접종을 한 상태다. 경로당에서 회원들의 예방접종 증명서를 받아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덕리엔파크3단지 노인문화센터에는 각종 여가 시설이 구비돼 있다. 당구장, 체력단련실, 탁구장 등이 있지만 현재 코로나19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
서울 강동구는 상시적으로 문을 여는 무더위 쉼터 249곳, 폭염특보 발령 시 문을 여는 연장 쉼터 18곳, 폭염경보 발령 시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문을 여는 야간 쉼터 등을 운영 한다. 구는 경로당과 복지시설에 냉방비와 냉방 물품을 지원한다.
2021년 실내 개조 공사와 더불어 에어컨을 교체한 고덕2동 경로당을 찾아갔다. 에어컨이 시원하게 작동되고 있었다. 신연호(83) 할머니는 “집에 혼자 있으면 적적한데 여기 나와 있으니 그나마 낫다. 친구를 만나고 즐거워해야 우울하지 않고 기분이 좋다. 여기는 자랑만 하는 게 아니라 하소연도 하는 곳인데 슬픔도 즐거움도 여기 와서 나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는데 2021년에는 몇 시간이라도 열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곳 경로당 회원 30명 가운데 23명은 2차 예방접종을, 3명은 1차 접종을 마쳤다. 신 할머니는 “몸이 아픈 4명을 빼고 모두 예방접종을 받았다. ‘예방접종으로 우리는 괜찮다’라는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마스크를 쓰고 여기에 온다”고 덧붙였다. 강동구 어르신복지과 직원들은 일주일에 한 차례 무더위 쉼터를 방문해 방역 상황을 점검한다.
강동구는 안전 숙소도 운영한다. 폭염특보 기간 주거 취약 어르신을 위해 호텔방을 지원한다. 관내 관광호텔 2곳과 계약을 맺어 객실 14곳을 확보했다. 60세 이상 어르신이 당일 오후 2시까지 주민센터에 접수하면 그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호텔을 이용할 수 있다. 어르신복지과 최윤희 주무관은 “2020년 코로나19로 서울의 무더위 쉼터가 축소됐다. 이런 이유로 서울시에서 대체 시설 차원에서 개별 숙소를 제공하라는 공문이 왔다. 코로나19로 관광산업이 위축됐는데 구청에서 호텔과 계약을 맺어 관광산업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안전 숙소에도 방역 담당자가 지정돼 있어 체온 측정과 이용자 명단 작성 등을 한다.

▶한 시민이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쿨쿨(coolcool) 시원 키트’를 전달받고 있다. | 종로구청

폭염 필수 물품 취약계층에 제공
서울 종로구는 폭염 필수 물품을 준비해 취약계층에 제공했다. 구는 SGI서울보증과 함께 ‘행복을 꿈꾸게 하는 여름 이불’ 지원사업을 벌였다. 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1300만 원 상당의 여름 이불을 제공했다. 시원한 촉감의 인견에 아동을 위한 디자인, 사이즈가 반영된 것을 골랐다.
종로구는 온열질환 예방에도 나섰다. 숭인2동주민센터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 여름철 무더위를 앞두고 만성질환자, 홀몸 어르신 등 폭염 취약 주민 100가구를 대상으로 온열질환 예방을 위한 ‘쿨쿨(cool cool) 시원 키트’를 제작·전달했다.
주민들이 정성을 담아 손수 제작한 키트에는 보냉백, 전자체온계, 쿨링시트 등 건강하고 안전한 여름나기에 필요한 7종의 물품이 들어 있다. 복지플래너들이 키트를 직접 배송하면서 폭염 대비 행동 요령을 안내한 데 이어 부쩍 무더워진 날씨에 폭염 취약계층의 주거, 건강 상태를 살폈다.

글·사진 박유리 기자

“폭염 8월 초까지 이어질 듯”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특이기상연구센터장은 7월 27일 기상청 온라인 기상강좌에서 “전지구 수치모델을 예측한 결과 이번 여름은 최악의 폭염이 덮쳤던 2018년에 버금가는 더위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7월 27일 현재까지 상층 고기압 세력이 2018년 만큼 강하게 발달하지 않았다”며 “2018년 같이 ‘대폭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2021년 6월 1일부터 7월 27일까지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4.5일이다. 이는 평년(1991~2020년) 같은 기간 전국 평균 4.1일과 비슷한 수치다. 2018년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15.4일이다. 폭염일수란 하루 최고기온 33℃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다만 폭염은 8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8월 6일까지 낮 최고기온이 35℃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예상된다. 이명인 센터장은 “제8호 태풍 네파탁(NEPARTAK)이 7월 말 소멸한 뒤 한반도 대기 상층으로 티베트 고기압이 확장해 8월 초까지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 폭염이 2018년(전국 평균 폭염일수 31.4일)만큼 강력하지 않지만 2주 이상 지속되는 만큼 무더위 쉼터 정비와 전력 수급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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