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호랑이’ 태극기 두르고 100년 만에 귀환

2021.08.23 최신호 보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8월 1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유해 안장식에서 홍 장군의 유해에 묵념하고 있다.│청와대

한평생 조국 해방을 위해 온몸을 바치며 ‘봉오동 전투’(1920)를 승리로 이끌었던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1868~1943)이 태극기와 함께 고국으로 귀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76주년 광복절인 8월 1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직접 맞이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8월 14일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을 위해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우원식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 국민 대표 자격으로 배우 조진웅을 카자흐스탄에 특사단으로 파견했다. 배우 조진웅은 ‘대장 김창수’ ‘암살’ 등 영화에서 김구 선생, 독립군의 역할을 맡아 강인한 독립군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국민대표로 선정됐다.
특사단은 8월 14일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 위치한 홍범도 장군 묘역에서 카자흐스탄 정부 관계자 및 고려인협회와 함께 추모 및 제례로 유해를 정중히 모신 후 8월 15일 오전 대한민국 군 특별수송기(KC-330)로 이를 본국으로 봉송했다.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서 출발한 특별수송기는 카자흐스탄 상공을 3회 선회한 후 우리나라로 향했다. 우리나라의 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한 후에는 공군 전투기 6대의 엄호 비행을 받으며 저녁 7시 30분쯤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전투기 6대는 한국 공군이 운용하는 6개 기종(F-15K, F-4E, F-35A, F-5F, KF-16D, FA-50)을 모두 하나씩 투입해 구성했다. 청와대는 “1921년 연해주 이주 후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는 홍범도 장군을 최고의 예우로 맞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8월 17일 국립대전현충원 현충문에 마련된 홍범도 장군 국민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참배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최고예우로 맞이… 온라인 추모공간도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저녁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서욱 국방부 장관, 김영관 애국지사와 함께 분향, 묵념을 통해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정중히 맞이했다. 크즐오르다 현지에서 유해를 모셔 온 특사단도 함께 자리했다.
김영관 애국지사는 한국광복군으로 항일운동에 참여한 후 6·25전쟁에도 참전해 1952년 화랑무공훈장과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독립과 자유 수호의 산 증인이다.
홍 장군의 유해는 군악대 성악병의 독창 ‘올드 랭 사인’과 함께 의장대의 호위 속에 특별수송기에서 옮겨졌다. 노래 ‘올드 랭 사인’은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에 작가 미상의 가사를 붙인 곡으로 1896년 11월 독립문 정초식에서 배재학당 학생들이 합창하기 시작하면서 독립운동가들 사이에 국가처럼 불리던 노래로 1943년 타국에서 광복을 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홍범도 장군의 넋을 기리기 위해 준비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국가보훈처 차장,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경찰의 호위 아래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동했다. 정부는 홍범도 장군의 넋을 기리기 위해 8월 16~17일 이틀간 온·오프라인 국민추모제를 실시했다.
앞으로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관에 유해 임시안치소를 마련하고 현충탑 앞에는 추모 제단을 마련해 누구나 선착순으로 현장 추모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동시 추모객 수를 제한하고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해 시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독립운동 단체의 경우 예약도 가능해 더욱 많은 국민의 추모가 예상된다. 또 국가보훈처 누리집에 ‘추모 페이지’를 열어 온라인 헌화·분향 및 추모의 글 남기기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평양에서 태어난 홍범도 장군은 일제 치하에서 의병투쟁에 몸을 던졌다. 대한독립군 총사령관까지 올라 간도와 연해주에서 ‘백두산 호랑이’로 불리며 일본군을 토벌했다. 홍 장군은 1937년 옛소련 스탈린 정권의 한인 강제이주정책으로 크즐오르다로 이주해 현지에서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문 대통령은 8월 17일 봉오동 전투 전승 제101주년을 계기로 홍범도 장군에게 건국훈장 중 최고등급인 대한민국장을 추가 서훈했다.

박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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