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카우’는 음악저작권을 주식처럼 거래하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창업~주거 두 토끼 잡는 청년정책
“단순한 금융 플랫폼이 아니라 문화 금융 플랫폼으로서 플랫폼에 참여하는 모든 관계자들이 상생할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그 부분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은 것 같습니다.”
요즘 윤종신, 선미, 이무진의 광고로 유명해진 뮤직카우의 박경진 마케팅팀장은 회사의 빠른 성장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2017년 베타 버전(무료로 배포해 제품의 테스트와 오류 수정 등에 사용되는 제품) 배포로 세상에 첫 선을 보인 뮤직카우는 누구나 쉽게 음악저작권료 지분을 구매 및 거래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뮤직카우는 음악저작권자나 저작인접권자에게 저작권 일부를 양도 받아 가치를 평가한다. 나중에 이를 분할해 옥션에 공개하면 회원들이 원하는 가격과 수량으로 곡의 지분을 매입해 소유한다.
회원은 주로 투자자나 팬으로 이뤄지는데 참여자들은 낙찰 가격에 따라 저작권 지분을 소유하고 향후 발생하는 저작권료 수익을 지분만큼 나눠 가진다. 경매 참가자는 저작권을 구매해 안정적으로 저작권료 수익을 얻거나 다른 이용자에게 되팔아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직원 두 명에서 시작한 뮤직카우의 성장세가 무섭도록 가파르다. 2017년 1억 5300만 원이던 매출이 이듬해 28억 9800만 원, 2019년 49억 200만 원을 기록했다. 음악 저작권 공유 플랫폼을 운영하는 뮤직카우의 2021년 매출 목표는 300억 원이다. 현재 플랫폼 회원 수는 누적 55만 명을 돌파했다. 뮤직카우의 임직원은 35명이다. 박 팀장은 “신생 플랫폼이고 세상에 없던 상품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 자문을 구하는 등 여러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새터민 출신 대표가 세운 ‘카이정물산’은 코로나19 속에서 마스크 등을 생산하며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청년전용창업자금 500억 원 등 3000억 원 추가 확보
혁신 플랫폼을 만든 뮤직카우는 2018년 청년전용창업자금 8000만 원을 지원받아 정식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청년층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 확대 및 창업지원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만든 자금이 청년전용창업자금이다. 2012년부터 우수 아이디어를 보유한 청년층의 창업 초기 운영자금과 함께 멘토링 등을 원스톱으로 연계해 혁신성장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 만 39세 이하 대표자의 업력 3년 미만 중소기업을 위해 제조업은 최대 2억 원, 그외 업종은 1억 원을 대출해준다.
7월 24일 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중진공은 청년전용창업자금 500억 원을 포함한 3000억 원의 정책자금 예산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번 2차 추경으로 예산이 늘어남에 따라 더 많은 청년이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중진공 이수형 창업지원처장과 인터뷰를 통해 청년전용창업자금에 대해 들어봤다. 이 처장은 “청년창업기업의 4대 애로사항이 자금·인력·제조·주거다. 이번 추경으로 그중 하나인 자금 애로 해소를 위한 지원을 확대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창업기업의 경영 안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청년전용창업자금의 2021년 연초 예산은 1600억 원으로 추경 500억 원을 반영할 경우 연간 2100억 원을 청년창업기업에 지원할 수 있다. 기업당 평균 1억 원 정도 지원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연말 기준 약 2100개사에 자금을 지원하고 멘토링 약 4000건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 들어 2449개 기업 신청해 1263개 기업 선정
중진공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청년전용창업자금의 지원을 받은 기업은 일반 창업기업 또는 타 창업자금 지원을 받은 기업과 대비해서도 높은 생존율을 유지한다. 생존율은 기업이 창업 후 폐업하지 않고 사업을 유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이 처장은 이에 대해 “전국 18개 청년창업센터를 통해 창업 교육, 멘토링, 마케팅 등 다양한 연계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연계 지원들이 사업 경험이 부족한 청년창업기업의 사업화 성공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에는 2654개 기업이 신청해 1696개 기업을 지원했고 2021년은 7월까지 2449개 기업이 신청해 1263개 기업이 선정됐다. 이 처장은 “예산의 한계로 청년창업자에게 충분히 정책자금이 지원되지 못하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 다양한 기관에서 청년 창업을 지원한다. 중진공에서 진행하는 청년전용창업자금의 특성은 무엇일까? 이 처장은 “일반적으로 기업 대출 의사를 결정할 때 기업의 담보력, 상환 능력을 고려한다. 그러나 창업 초기 기업이나 예비 창업자의 경우 사업 실적이 미흡해 금융기관에서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청년전용창업자금은 창업 계획의 적정성, 기술성과 경쟁력, 사업성 등 정성 요소를 중심으로 심의위원회를 통해 기업을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100% 신용대출로 지원한다. 단순 융자에 그치지 않고 맞춤형 연계 지원으로 정책자금의 지원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점도 주요한 차이점이다.
청년전용창업자금 융자 조건을 보면 시설 10년, 운전 6년이라고 공지돼 있다. 시설자금이란 창업기업이 생산설비, 사업장 등을 매입하는 데 소요되는 자금이다. 운전자금은 창업기업이 임금, 원자재비 등의 기업이 영업활동을 하는 데 필수적인 경영자금을 뜻한다. 이 처장은 “이자는 융자 시점 이후부터 납부하고 원금은 융자를 받은 지 3년 이후부터 상환한다”고 설명했다.
▶농업회사법인 ‘우리두’는 산양삼을 좀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로 가공해 판매한다.│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여성 의류 플랫폼 ‘이스트엔드’는 10대 후반에서 30대까지 여성을 아우르는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예비 유니콘기업으로 5개사 선정
중진공 18개 지역본·지부(16개 지역본부+서울동남부지부, 경기북부지부)는 청년창업센터를 함께 운영한다. 청년창업센터에서는 청년 창업가를 대상으로 자금 상담, 창업자 역량평가, 심의위원회 지원, 자금 승인, 멘토링, 사후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융자 지원 성과를 높이기 위해 중진공 내 상근 전문위원을 통한 상시 멘토링을 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 처장은 “멘토링은 융자 지원 전 사전 멘토링, 사후 멘토링으로 진행한다. 청년 창업가에게 멘토링 담당 코치가 멘토가 돼 1:1 방식으로 멘토링을 한다. 사업계획 진행 사항 확인, 업체 애로사항 등을 파악하고 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는 기업도 함께 점검한다”고 설명했다.
청년전용창업자금 지원을 받은 기업 가운데 뮤직카우, 우리두, 비욘드어스 등 여러 기업의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이 처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도 묵묵히 본인의 사업을 이끌고 성과를 낸 청년 업체를 보면서 사업담당 부서장으로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예비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00억 원 이상 1조 원 미만) 20개사 중에서 청년전용창업자금 지원 기업이 5개사가 포함되는 성과도 있었다. 중진공은 앞으로 청년 창업가들을 지원해 포스트 코로나를 이끌 주역으로 성장하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유리 기자
청년전세임대주택 5000호 확대 공급
정부는 2020년에만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코로나19로 인한 청년층 고용 충격 대응 방안을 내놓았다. 또, 2021년 3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청년고용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2차 추경 편성을 통해 증액된 정책에 대해 문답으로 알아봤다.
-2차 추경이 통과되면서 청년내일채움공제 대상이 10만 명에서 12만 명으로 2만 명 더 확대됐다. 청년내일채움공제란 무엇인가?
=청년내일채움공제는 대·중소기업 간 임금 및 고용 여건 등의 격차를 정부가 보전해서 중소기업 취업을 촉진하는 정책이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중소기업에 2년 다니면서 300만 원을 모은 청년에게 기업(300만 원)과 정부(600만 원)가 공동으로 지원해 총 ‘1200만 원+α’의 목돈을 마련해주는 제도다.
-국토교통부는 청년전세임대주택 공급량 확대를 위해 재정 집행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추경으로 청년전세임대주택은 기존 1만 500호에서 1만 5500만 호로 5000호 확대 공급된다. 입주자 부담금은 어느 정도인가?
=보증금의 95~100%를 기금 융자로 충당하기 때문에 입주자 부담금은 100~200만 원이다. 수혜 대상은 대학생이거나 취업 준비생으로 19~39세 청년이다. 정책으로 청년전세임대 5000호가 추가 공급돼 더 많은 청년층의 주거 부담 경감 효과를 기대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혁신성장 청년 인재 집중양성도 100억 원 증액됐다. 어떤 사업인가?
=소프트웨어 전문 교육기관에서 만 34세 이하 청년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를 교육해 취업과 연계하는 정책이다. 9월 중 신청받아 지원 대상을 확정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대량자료(빅데이터), 스마트공장 등 4대 분야에서 청년 실무 인재 500명을 양성할 방침이다. 디지털 관련 핵심 분야의 인력을 양성함으로써 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청년 실업 해소도 기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