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앞두고 코로나로 취업 막막 디지털 뉴딜 만나 취업까지 성공

2021.07.12 최신호 보기
▶인턴십에 참여한 뒤 취업까지 한 장연주 씨 | 장연주

공공데이터 인턴십이 바꾼 청년의 삶
튼튼한 고용안전망 구축과 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 확대를 기초로 하는 한국판 뉴딜이 닻을 올린 지 약 1년. 한국판 뉴딜의 성과는 약 1년간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한국판 뉴딜 가운데서도 특히 속도를 내고 있는 디지털 뉴딜 분야에선 우리 사회 청년들이 새로운 일자리에 진입하며 디지털 대전환을 견인하고 있다. 디지털 뉴딜 분야 가운데 ‘공공데이터 청년 인턴십’(이하 인턴십)을 경험한 청년들 이야기를 들어봤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진행하는 인턴십은 한국판 뉴딜 일환으로 2020년부터 실시한 사업으로 청년들이 공공기관에서 데이터 실무를 경험하며 데이터 댐을 함께 만들어나가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데이터 댐 구축 참여 후 취업 성공 장연주 씨                       
2020년 1월 말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대학교 4학년생들이 졸업식을 코앞에 둔 시점. 불안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취업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전례 없던 감염병이 돌자 기업 사이에선 신규 채용을 줄이려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지금 뭔가 하지 않으면 1년 계속 놀 수도 있겠다.’ 2020년 2월 대학을 졸업한 장연주(26) 씨 마음도 불안해졌다. 우연히 뉴스를 보던 중 발견한 한 공지로 1년 새 그의 진로는 구체화됐다. 8000여 명 청년 인턴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공고였다. 한국판 뉴딜 핵심과제인 공공데이터 개방으로 데이터 댐 구축에 참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평소 뉴스를 통해 정부가 디지털 경제로 전환을 추진한다는 내용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차였다. 지원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원서를 작성했다. 그땐 몰랐다. 이를 계기로 데이터 유통에 관심이 가고 취업까지 하리라는 사실을. 장 씨는 2021년 1월 솔리데오시스템즈에 취직해 현재 행정정보공동이용센터 유지보수 업무 등을 하고 있다. 행정정보공동이용이란 국민이 인허가 등 각종 민원 신청 시 기관별로 필요한 서류를 제출할 필요 없이 민원 담당자가 전산망으로 이를 확인해 처리하는 전자정부 서비스를 뜻한다.

데이터 유통을 체험하는 귀한 시간
“데이터 보는 눈이 생겼어요. 표준화가 잘돼 있는 양질의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교육과 시험, 업무처 배치(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등으로 이루어졌던 인턴십으로 장 씨가 배운 내용이다. 8월경 교육을 시작해 데이터베이스 다루는 법부터 실제 업무 수행 시 공공데이터포털에 데이터를 올리는 실무까지 고루 접했다. 교육 과정과 시험을 거쳐 9월경 서울시청에 배치됐다. 그곳에선 서울시 내 오래된 건축물이 현존하는지 확인하는 일을 비롯해 몇 개 구를 대상으로 건물 도면과 실제 공시 평수 등이 일치하는지 점검하는 일을 했다. 이후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각자 수준에 맞는 교육을 추가로 들을 기회가 생겨 대량자료(빅데이터) 과정도 공부했다.
컴퓨터공학 전공자들도 관련 분야에서 자신의 적성을 구체적으로 탐색하지 못한 채 취업 자체에만 급급한 경우가 많은데 장 씨는 인턴십으로 데이터 유통을 제대로 체험하고 진로를 구체화할 의미 있는 기회였다. 조직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구성원들과 관계 형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배웠다.

데이터 댐 활용 사업 점점 늘어날 것
인턴십은 물론이고 그 과정에서 진행한 해커톤, 우수인턴 등 프로그램에 선정된 경험은 지금 다니고 있는 첫 직장에 입사하는 데 주요한 스펙이 됐다. 해커톤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한정된 기간에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 참여자가 팀을 구성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토대로 웹·앱 서비스 또는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는 대회다.
“범죄 위험에 처했을 경우 대피할 공중전화 안심부스가 어디에 있는지 안심부스 위치를 알려주는 앱 개발로 우수상을 받았어요. 우수 인턴으로도 선발됐고요. 이런 경력이 정부24 등 공공 관련 정보기술(IT) 사업을 많이 진행하는 현 회사에 입사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동기들이 모여 있는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도 인턴십 등 정보를 공유했어요. 알고 보니 참여한 친구도 있더라고요.”
장 씨가 담당하는 행정정보공동이용센터 유지보수 업무는 국민의 일상 속에서 가속화하는 디지털 전환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엔 여권을 발급 받으려면 엄청나게 많은 서류를 챙겨 가야 했는데 지금은 개인정보 동의만 하면 민원 담당자가 한 번에 내용을 확인할 수 있죠. 이런 정보를 유통하는 프로그램을 유지·보수하고 있어요.”
삶을 변화시킨 디지털 뉴딜 분야 전망을 장 씨는 어떻게 내다볼까?
“한국판 뉴딜 중에서도 디지털 뉴딜의 핵심이라 불리는 데이터 댐 사업은 데이터의 근간을 구축하는 거잖아요. 정부가 데이터 댐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에 집중하는 건 매우 시의적절한 판단이라고 생각해요. 양질의 데이터가 받쳐준 덕에 그만큼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시장이 성장할 수 있었죠.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 댐을 활용한 사업이 더 많이 생겨날 거라고 생각해요.”

▶인턴십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업에서 공공데이터 개방 지원 업무를 하고 있는 김현지 씨 | 김현지

디지털 뉴딜 사업 인턴 후 진로 전환 김현지 씨
“정부가 데이터를 기초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데이터가 결국 경제적 자산이 돼 디지털 시대를 견인할 것”이라는 뉴스가 나오던 2020년 초. 공공 영역에서 대규모로 인턴십을 진행한다는 소식에 김현지(26) 씨 역시 관심을 기울였다. 2020년 인턴십에 문을 두드렸고 약 4개월간 경험은 이후 진로로 연결됐다. 김 씨는 2021년 3월부터 한 기업에서 공공데이터 개방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여러 뉴스를 보며 디지털 뉴딜 분야에 관심을 가지던 차에 참여한 인턴십은 재활과 경영학을 전공한 현지 씨 같은 사람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했다. 실제 인턴십에 참여한 청년 인턴 가운데 정보통신(IT) 전공자뿐 아니라 김 씨처럼 타 분야를 전공한 사람도 많았다.

비전공자도 부담 없이 듣는 데이터 교육
교육 내용도 좋았지만 교육 뒤 시험을 거쳐 업무를 부여 받고 일하는 과정에서 만난 기술 매니저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
“교육도 받았고 자료도 있지만 실제 업무를 하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때가 있잖아요. 주 2~3회씩 공유오피스에서 업무를 봤는데 함께 있었던 기술 매니저님의 설명과 피드백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인턴십은 디지털 분야에서도 특히 중요한 데이터 관련 지식과 역량을 기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전공 분야가 달랐던 김 씨에겐 진로 전환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디지털 역량이 중요해진 때 데이터 활용은 많은 기관에서 요구하는 능력이고 취업 면접에서도 주요한 핵심 요소인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데이터를 보는 눈이 생겼고 관련 역량도 키웠어요. 청년 입장에서 인턴십을 안 할 이유가 없어요.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공데이터, 일상을 더 편리하게
“쓰이지 않는 분야가 없지 않을까요?”
그를 비롯해 여러 청년이 참여해 구축하는 공공데이터 등 데이터 댐이 훗날 우리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묻자 김 씨는 이렇게 말한다.
“예를 들어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경사로 위치 등을 공공데이터로 개방한 사례가 있어요. 잘 모르는 사람들은 경사로나 계단, 가파른 언덕 등의 정보를 왜 개방하는지 의문을 품을 수 있지만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앱을 만들 수 있죠. 도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 앱으로 위험성을 빨리 인지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데이터를 기초로 주차 구역 위치를 알려주는 앱도 나올 수 있고요. 디지털 뉴딜 차원에서 구축하는 데이터 댐은 우리 일상을 더 편리하게 바꾸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청연 기자

청년 인턴 덕에 데이터 조기 개방 성과
한국판 뉴딜 사업 일환으로 2020년 처음 실시한 인턴십은 청년들에게 데이터 실무를 경험할 기회를 주는 동시에 실제 공공데이터를 조기에 개방하는 실적도 올렸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0년 청년 인턴은 공공기관을 도와 2019년보다 두 배 이상의 공공데이터를 조기에 개방했다. 2020년 공공데이터 개방 목표는 4만 9000개로 2019년 목표 2만 1000개보다 두 배 이상 많았지만 목표보다 한 달 빠른 11월에 공공데이터 개방 목표를 달성했고 2021년 개방 예정이었던 데이터도 일부 앞당겨 개방했다는 게 행안부의 설명이다.
한편 청년 인턴들은 공공데이터포털 개통 이래 처음으로 포털에 개방 중인 공공데이터의 품질도 일제 점검했다. 또한 ▲데이터의 명명 규칙·분류 체계·기술 문서의 적합성 ▲오픈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링크 유효성, 갱신 여부 ▲오픈 포맷 여부 등 민간의 개선 요구사항을 중심으로 세세한 부분을 점검했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의 품질 진단도 기존 약 1000개에서 약 2000개로 두 배 확대해 공공기관 데이터 관리 수준을 끌어올렸다. 전국 각지에서 위치 정보가 포함된 표준 데이터 330만 건을 실측했고 공공데이터의 정밀도도 대폭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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