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앞 스마트 상점 스마트하게 위기 탈출

2021.07.12 최신호 보기
▶이태진 홍대소상공인번영회 회장이 어울림마당로를 축으로 형성된 홍대 소상공인 상점가에 서 있다.

쌍방향 소통의 판매 방식은 당연히 이용자들의 만족감은 물론 구매 전환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바닥까지 떨어졌던 위기에 단비가 된 디지털 뉴딜 비대면 산업 육성 스마트 지원사업에 소상공인들은 고마움을 전했다.

온라인비즈니스로 새 활력 찾은 소상공인
서울 홍대입구역 9번 출구. 뜨거운 젊음의 거리로 향하는 여러 출구 가운데 가장 사람이 붐비는 출구이다. 9번 출구에서 오른쪽으로 가서 사거리를 지나면 옷, 액세서리, 화장품, 카페 등이 있는 중심 상점가가 펼쳐진다. 마포구 서교동 365번지를 따라 길게 뻗은 어울림마당로를 축으로 형성된 홍대 소상공인 상점가다.
어울림마당로는 젊은층과 외국인들이 주로 왕래하는 홍대 상권을 대표하는 거리다. 어울림마당로를 사이에 두고 현재와 과거가 공존한다. 왼쪽엔 현대식 빌딩, 오른 편엔 ‘홍대 앞 서교 365’로 불리는 기차 모양의 옛 건물에 매장들이 입점해 있다. 이태진 홍대소상공인번영회 회장은 “불과 40년 전만 해도 이곳에 철로가 놓여 있었다”며 “오랜 시간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역사가 깊은 상권”이라고 홍대 소상공인상점가를 소개했다. 6월 11일 금요일 오후 서너 시쯤 홍대 소상공인 상점가 가게들을 둘러봤다.

▶홍대 소상공인 상점가 곳곳에 설치된 스마트미러

스마트미러·서빙로봇 등 스마트 시범상가로
홍대 소상공인 상점가 곳곳에서 신문물이 눈에 띈다. 코로나19 이전엔 안 보였던 것들이다. 의류 가게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미러 디스플레이는 판매 상품을 카탈로그처럼 넘겨 가며 보여준다. 스마트미러다. 굳이 매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도 상품 종류과 가격대를 볼 수 있어 편하다.
액세서리 가게에도 실내 안쪽에 스마트미러가 설치돼 있다. 거울 본연의 기능은 물론이고 거울을 터치하면 상품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주인의 도움 없이도 매장의 인기 상품들을 확인할 수 있다. “손님들이 재밌어 해요. 알아서 척척 이용하더라고요.” 액세서리 가게 주인은 스마트미러를 도입한 뒤 매장에 활기가 생겼다고 반겼다.
근처 가방 전문점에도 스마트미러가 보인다. 가게로 들어서니 음악이 흥을 돋운다. 매장 안쪽에 설치된 스마트미러를 통해 음악이 나오고 있었다. “공간에 흐르는 플레이리스트에 신경 씁니다.” 자기 취향을 중요시하는 홍대를 찾는 젊은층을 겨냥한 가방집 사장님의 전략이다. “거울로도 쓰고 시계도 되고 쓰임새가 다양해요.” 매장에서 파는 가방을 든 직원이 스마트미러 앞에서 맵시를 뽐낸다.

▶스마트미러를 적극 활용해 라이브커머스를 하고 있는 청바지 전문점

매장에서 라이브커머스를
이어 도착한 청바지 전문점. 매장 안쪽 한가운데 전신거울 앞으로 휴대전화 한 대가 카메라처럼 세워져 있다. 이십대로 보이는 남자가 휴대전화 앞에서 친숙하게 인사를 건네더니 매장 상품인 청바지를 들어 보인다. 요즘 트렌드인 라이브커머스(Live Commerce)를 하고 있었다. 라이브커머스란 생방송 스트리밍(Live streaming)과 전자상거래(E-Commerce)의 합성어로 실시간 방송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유통 방식을 의미한다. 영상에 익숙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겐 라방(라이브 방송)이라 불린다.
TV 홈쇼핑과 비슷하다 싶었는데 방송 내내 이용자들과 채팅으로 소통한다. 방송 중간에 사장님도 거든다. 리폼이 가능하냐는 물음에 사장님이 가위질을 하더니 소비자가 원하는 창바지를 뚝딱 만들어 보여준다. 실제 핏감은 어떻냐는 댓글에 남자 직원이 “제가 한번 입고 와보겠습니다”라고 말한다. 화면 하단에 위치한 채팅창으로 이용자들의 궁금증과 요청 사항을 바로바로 해결해준다. 마치 쇼핑 전문가와 원격으로 쇼핑하는 듯 보였다.
모바일 라이브커머스는 매장 입구에 세워져 있는 커다란 스마트미러를 통해 실시간 방송된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쳐다본다”며 청바지 전문점 사장님은 스마트미러 설치가 가져온 변화를 말했다. “지원 받은 스마트미러를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다가 아들이 라이브커머스를 해보자고 아이디어를 줬어요. 시작한 지 4개월 정도 됐어요. 요즘은 ‘1일 1방’을 하고 있습니다.”
쌍방향 소통의 판매 방식은 당연히 이용자들의 만족감은 물론 구매 전환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라이브커머스 덕에 그나마 월세 걱정은 덜었어요.” 청바지 전문점 사장님은 코로나19로 바닥까지 떨어졌던 위기에 단비가 된 스마트 지원사업에 고마움을 전했다.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소문난 닭강정 가게로 갔다. 테이블이 없는 조그만 가게 앞에 무인단말기가 설치돼 있다. “온라인 주문 예약이 늘어 그나마 버티고 있어요.” 닭강정집 사장은 비대면 서비스의 흐름을 언급했다. 이태진 홍대소상공인번영회 회장은 “간단한 터치로 음식을 주문하는 스마트오더를 도입한 가계가 65곳”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서빙로봇이 있는 가게로 안내했다. 양꼬치로 유명한 식당이다. 저녁 손님을 받을 준비가 한창인 식당에 직원 두 명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매장 직원이 입력한 테이블 앞으로 로봇이 마실 물을 가져다 준다. 식당 사장은 “인건비 절감보다 매장 운영 효율성이 높아졌어요.” 손님에게 로봇이 서빙하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가게 홍보 효과를 보았다며 스마트 기술로 달라진 가게의 변화를 짚었다.

▶스마트 시범상가로 선정되면서 홍대 소상공인 상점가에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다.

▶스마트 시범상가로 선정되면서 홍대 소상공인 상점가에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다.

▶스마트 시범상가로 선정되면서 홍대 소상공인 상점가에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 지원으로 스마트화 투입 자금 ‘0원’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다. 상점 대표들이 스마트화를 위해 투입한 자금이 ‘0원’이라는 사실이다. 홍대 소상공인 상점가는 2020년 하반기에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추진하는 ‘스마트 시범상가’ 사업지로 선정됐다. 소상공인 점포 110여 곳이 스마트미러와 서빙로봇, 디지털 메뉴보드, 스마트오더 등 다양한 스마트 기술을 지원 받았다. 그중 45개 점포가 도입한 스마트미러는 500만 원 상당의 제품이다.
디지털 뉴딜의 비대면 산업 육성을 위한 스마트 기술 도입은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경쟁력을 키워줬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소비·유통 환경의 비대면·디지털화에 대비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결실을 맺으려면 홍대소상공인번영회 이태진 회장은 “지속성이 중요하고 일회성 지원으로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며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홍대 소상공인 상점가는 자생력을 높이는 노력도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한때 매출이 90%까지 곤두박질 쳤다. “하루에 한 개를 못 팔아도 문을 열었다”는 번영회의 목소리에서 절실함이 묻어난다. 힘들수록 “우리의 힘은 문화”라고 홍대 소상공인들은 입을 모은다. 홍대소상공인번영회가 광고 표어를 ‘문화를 팔자’로 삼은 까닭이다. 이태진 회장은 “홍대 상권의 가장 큰 장점은 지역의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흔치 않은 곳”이라며 “지역 예술가들과 상인들이 협업해서 홍대만의 정체성을 살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취소됐던 미술 전시회를 다시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권 스마트화에 나선 홍대 소상공인 상점가에 앞으로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글 심은하 기자, 사진 곽윤섭 기자

▶서빙로봇

나도 스마트 상점 지원 받아볼까?
디지털 뉴딜 주요 사업 중 하나가 소상공인 온라인비즈니스 지원을 포함한 비대면 산업 육성이다. 이와 관련해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2020년부터 ‘소상공인 스마트 상점 기술 보급 사업’을 도입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소상공인 점포가 모여 있는 전국 주요 상권에 스마트 상점을 조성하는 ‘스마트 시범상가’를 조성하고 상가 안의 소상공인 점포의 업종과 특성에 맞는 스마트 기술을 도입했다.
사업 첫해인 2020년 전국 55곳의 스마트 시범상가를 조성했으며 4025개의 스마트 상점을 육성했다. 소상공인 상점에 비대면으로 주문과 결제가 가능한 스마트오더, 디지털 메뉴 보드 등 23개의 신기술 도입을 지원했다. 이 밖에 공개 모집과 지방자치단체 추천 등으로 스마트미러, 무인단말기, 서빙로봇 등 230개의 스마트 기술을 소상공인에게 제공했다.
2021년에도 스마트 시범상가를 계속 육성한다. 복합형 40곳과 일반형 60곳 등 총 100곳을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복합형 상가에는 가상현실(VR)와 증강현실(AR)를 활용한 스마트미러, 스마트 메뉴보드, 무인단말기, 서빙·조리 로봇 등 소상공인의 경영·서비스 혁신을 지원하는 스마트 기술을 지원한다. 또 비대면 예약·주문·결제 등이 가능한 스마트오더 시스템 도입을 지원한다. 일반형 상가에는 스마트오더 시스템을 지원한다.
복합형으로 선정된 상가에서 영업 중인 소상공인 점포는 희망하는 스마트 기술을 선택해 도입할 수 있다. 도입 비용은 국비 지원 70%로 최대 455만 원까지 지원 가능하다. 복합형과 일반형에 모두 지원되는 스마트오더는 35만 원 한도 내에서 100% 국비 지원한다.
그동안 소상공인 현장에서는 디지털 경제 시대에 맞춰 신기술을 도입하고자 해도 사업장에 적용할 기술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소상공인 사업장에 적용 가능한 스마트 기술과 서비스를 전시해 소상공인들이 직접 보고 체험하는 ‘스마트 상점 모델샵’을 구축했다. 서울 도화동 드림스퀘어에 조성된 모델샵은 커피를 제조하는 바리스타 로봇부터 가상으로 헤어스타일 적용이 가능한 스마트미러까지 다양한 스마트 기술 제품을 전시해 소상공인들이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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