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집콕한 당신, 놀고먹으러 떠나라!

2021.06.28 최신호 보기
▶목포 야경

‘먹고 보러 떠나는 제철 미식 여행지 3선’
여름휴가철, 세상은 여전히 우릴 속이고 있어도 변함없이 여행 본능은 꿈틀댄다. 어디론가 떠나야할 때다. 과거 여행이란 그저 관광(觀光)이었다. 무엇을 보러 갈 뿐 더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영어로 살펴봐도 관광(Sightseeing)이다. 그래서 곳곳에 ○승(勝)이니 ○경(景)이니 하는 말이 생겼고 명승지(名勝地)란 말도 이를 벗어나지 못한 개념이다. 하지만 여행 트렌드는 시대와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맞춰 진화했다. 관람 위주에서 체험과 취미 등 관심사가 강조되는 여행으로 바뀌었다. 특히 일상의 의식주를 여행지에서 즐기는 체재형 여행(Staycation)과 별관심사(Special Interests)를 챙기며 ‘노는 여행’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문화탐방, 유적탐사, 액티비티 등 이것저것 챙길 것이 많지만 여행지에서 맛있는 제철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의 동기부여가 된다. 오직 먹고놀기 위해 떠나는 맛깔스러운 대한민국 휴가지를 소개한다. <글·사진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

▶1 모정명가 민어회 2 목포 하당먹거리 한우낙지탕탕이 3 홍어삼합

서남해안권 전남 목포시
끼니 걱정할 일 없는 여행지 중 으뜸

어디서 먹을까  | 전남 목포시
홍어삼합  오미락 0507-1482-8892
민어회  모정명가 061-274-3456
덕자병어  소도 061-281-0086
육회낙지탕탕이  하당먹거리 061-283-1738
꽃게무침  장터본가 061-244-8880
빵(새우바게트)  코롬방제과점 061-244-0885
떡과 팥빙수  한마을떡 061-244-4233
쑥굴레  쑥굴레분식 061-244-7912

▶목포 꽃게

▶한마을 떡집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는 각각 아름다운 바다가 있고 맛난 바다 먹거리가 있다. 특히 요즘 남녘 바다엔 기름 잔뜩 오른 민어가 있다. 목포를 중심으로 남해에서 잡힌 민어를 상에 올릴 수 있다. 크기가 방석만 한 덕자 병어 맛도 기가 막히다. 호남선을 타고 종점까지 가야 하는 이유다.
옥색 남해를 굽어보는 유달산과 고하도, 외달도 등 아름다운 섬까지 품은 목포시는 2019년 미식도시를 선포했다. 이른바 목포의 맛을 알린다는 포부다. 목포 9미를 선정했다. 시민들이 정한 아홉 가지 맛은 목포 9미(味)로 대표된다. 세발낙지, 홍어삼합, 민어회, 꽃게무침, 먹갈치, 병어회(찜), 준치무침, 아구탕(찜), 우럭간국이 9미다. 이 중 유독 여름 별미가 많다. 민어와 병어, 꾸덕꾸덕 말린 우럭간국이 그것이다.
꽃게를 보자. 5월이 지났지만 꽃게 살을 무쳐 파는 식당은 오롯하다. 꽃게는 맛있지만 까먹으려면 일일이 손이 가는 게 단점이다. 이곳에선 게살만 발라내고 칼칼한 양념에 무쳐 ‘떠억’ 하니 접시에 내준다. 황송할 지경이다.
목포 원도심에는 민어 거리가 있다. 민어야말로 여름 제철 별미다. 조상 대대로 여름 몸보신으로 먹었다. 커다랗고 싱싱한 놈을 고른다. 연분홍 벚꽃 색을 띠는 투실한 회를 먹고 졸깃한 부레를 기름장에 찍어먹는다. 갓 부친 민어전에 새큼한 묵은지를 곁들여 한입에 쏙 넣고 탕에 밥을 말면 끝이다.
착한 생김새에 매력적인 맛이 일품인 병어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커다란 덕자 병어(사실은 다른 종류다)는 횟감으로나 조림으로나 환상적인 맛을 내는 까닭에 끼니를 하나 더 채우더라도 꼭 맛봐야 한다.
여기에 홍어삼합을 빼놓을 수 없다. 적당히 삭힌 맛이 좋다. 삼합(三合)은 조화를 상징한다. 촉촉하게 삶은 돼지와 찌릿할 정도로 삭힌 김치, 그리고 찰떡같은 홍어회. 강한 세 가지 맛이 한데 섞여 입안에서 미각의 하모니가 펼쳐진다.
한우 육회와 싱싱한 낙지가 서로 뒤섞인 것은 이합(二合)이다. 바다와 육지의 두 신선한 진미가 합쳐 새로운 맛을 만들어낸다. 우린 이 콤비를 육회낙지탕탕이라 부른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해상 케이블카를 타고 유달산을 올라 바다를 바라본다. 바다 위에 데크를 두른 갓바위 해상 산책로를 걷는다. 개항 조계지 목포의 근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근대역사관을 둘러본다. 목포의 맛난 음식 앞에 이 모든 행위는 오로지 배를 비우기 위함이다.
‘오거리’에서 줄곧 고소하고 달달한 빵 종류와 대표 제품 새우바게트를 팔아온 제과점 노포도 있고 목포 특유의 달달이 간식 쑥꿀레도 있다. 반세기 동안 근대거리를 지켜온 떡집도 지나칠 수 없다. 직접 쑨 팥을 얹은 팥빙수가 더위를 싹 가시게 한다. 이것저것 끼니 걱정할 일 없는 여행지 중 으뜸이 목포다.

▶홍게짬뽕

동해안권 경북 울진
식도락 즐거움이 여행의 추억으로

어디서 먹을까  | 경북 울진
생선회&물회  왕돌회수산 010-8623-4959
생선회  갈매기회센터 054-782-3775
홍게짬뽕  고바우한중식 054-788-1116
비빔짬뽕밥  제일반점 054-782-3466
칼국수  칼국수식당 054-782-2323
해물칼국수  망양정횟집 054-783-0430.
문어볶음  죽변우성식당 054-783-8849
만두  자연찐빵만두 054-782-2448

▶울진 칼국수식당 칼국수

▶울진 망양정횟집 해물칼국수

백두대간 고산준령이 든든히 버티고 선 땅, 높은 산에서 흘러내린 명경 같은 계곡과 시원한 하천은 울진의 지형이 준 혜택이다. 거기다 눈부신 바다와 함께 포구를 진주목걸이처럼 꿰는 해안도로까지 있다. 솔숲은 또 어떠랴. 소광리 명품 솔숲은 천하제일로 천연 석회동굴에 낚시공원, 요트학교, 스카이워크, 스킨스쿠버 아카데미도 있다. 이름을 떨치는 온천도 두 곳이나 있다. 울진에선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레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단 얘기다. 더할 나위 없는 대한민국 최고 휴가지다.
울진에는 산과 바다에서 나는 맛난 먹거리가 즐비하다. 죽변과 후포, 이 두 항구에선 싱싱한 횟감을 맛볼 수 있다. 특히 가자미 종류가 좋다. 요즘은 줄가자미와 돌가자미, 강도다리 등 귀한 횟감이 종종 나온다. 세꼬시로 먹어도 좋고 시원하게 물회로도 즐길 수 있다. 주요 양식지와 멀어 자연산 비중이 높다는 것도 울진 생선회의 특징이다.
읍내와 바닷가에는 유명한 칼국수 집이 있다. 시원한 멸치 육수에 뜨끈하게 말아낸 칼국수는 읍내 울진시장에서 맛볼 수 있고, 가리비와 홍합 등을 잔뜩 넣은 동해식 해물칼국수는 망양정에서 즐길 수 있다.
죽변항에는 얼큰한 비빔짬뽕밥을 맛보는 중화요리 집도 있다. 해산물과 양파를 매콤한 양념에 볶아낸 비빔짬뽕은 서울에선 찾아보기 힘든 메뉴다. 얼핏 조린 짬뽕 같은데 밥을 비비면 화끈한 맛이 입맛을 자극한다. 문어 볶음 역시 들어본 적 없는 상차림이다. 오징어도 주꾸미도 아니고 문어 볶음이라니! 호사스럽다. 칼칼한 양념을 뒤집어쓰고 탱글하고 졸깃한 살이 부드럽게 넘어간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
갯마을 분위기가 나는 후포항 쪽으로 가면 맛있는 생선회와 매운탕 등 해산물이 즐비하다. 생우럭 한 마리를 넣고 끓여낸 맑은 탕은 유명 닭백숙 집보다 더 든든한 포만감을 준다. 후포항 중국집에는 홍게 한 마리를 통째로 넣고 끓인 짬뽕이 있어 시각과 미각에 감동을 선사한다.

▶서문시장 칼국수 골목

광역대도시권 대구
대중교통도 거미줄처럼… 당장 떠나자!

어디서 먹을까  | 대구
잔치국수  너구리와 옛날국수 053-427-9292
떡볶이  윤옥연할매떡볶이 053-756-7597
무침회  푸른회식당 053-552-5040
찜갈비  벙글벙글식당 053-424-6881
육개장  옛집식당 053-554-4498
추어탕  상주식당 053-425-5924
칼국수  서문시장 함지박 053-255-7580
만두  영생덕 053-255-5777
치킨  뉴욕통닭 053-253-0070
막창  아리조나막창 053-782-9323

▶납작만두

▶온통 빨간 음식으로 가득한 대구

대구는 예부터 영남의 중심도시다. 게다가 인구 240만 명이 모여 사는 광역대도시다. 당연히 외식문화가 발달할 수밖에 없다. 모임도 많아 과거 이름난 고등학교와 국·사립대학이 있는 교육도시로도 명성을 얻었으니 학생들이 즐기던 떡볶이, 만두 등 주전부리도 많다. 최근 몇 년 새 이곳을 찾아오는 2030세대 젊은 여행객이 크게 늘었다.
여행객들은 김광석거리나 근대골목, 앞산공원 등을 둘러보고 요즘 인기 장소로 부상한 ‘힙성로(북성로 일대)’에 머물며 식도락 일정을 즐긴다. 팔공산 동화사와 도동서원 등 문화유적도 수두룩하다.
저렴한 가격의 군것질 거리가 많아서인지 시도 때도 없이 맛보는 일정이다. 서문시장에서 3000원짜리 칼국수를 먹고, 교동시장에서 5000원에 떡볶이와 튀긴 어묵, 납작만두를 사 먹는다. 향촌동에는 2000원짜리 잔치국수도 있다. 만 원짜리 한 장의 가치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 중심가에 화교 문화가 남아 있어 중국 음식도 맛이 좋다. 호사가들이 꼽는 전국 몇 대 짬뽕하면 늘 대구의 가게들이 이름을 올리고 찐교스(찐 교자만두)로 대표되는 만둣집 역시 입소문을 탔다.
매운 음식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성지로 추앙받는 유명 떡볶이 가게는 물론 육개장, 무침회, 온통 빨간 음식 일색이다. 매운 음식을 잘 먹는 사람들이 대구를 매운 맛의 성지로 꼽는 이유다. 동인동 찜갈비 골목을 접어들면 언제나 매콤한 향기가 풍긴다. 마늘과 고추의 얼얼한 맛이 갈비에 배어들어 고소하고도 얼큰한 맛을 낸다.
저녁에는 소문난 대구 막창을 먹고 연이어 치맥을 즐기면 좋다. 막창이야 원래 대구 특산음식이니 더 설명할 것도 없고 최근 치맥이 뜨고 있다.
무더운 여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도시 여행지로 대구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마침 KTX고속열차가 10분에 1대씩 출·도착하는 곳이 동대구역이고 도시 여행 명소답게 대중교통도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으니 당장 떠나기에도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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