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6월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산파우 병원에서 마리아 레예스 마로토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한-스페인 관광산업 협력 주요 내용은?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글로벌 여행산업이 차츰 되살아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와 스페인의 관광산업 관련 정책 책임자와 기업 관계자들이 만나 코로나 시대의 관광 전략을 모색하고 양국 관광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대화를 나눴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스페인 국빈 방문을 계기로 6월 17일(현지시간)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 마리아 레예스 마로토 장관과 한·스페인 관광산업 원탁회의(라운드테이블)와 한·스페인 관광장관회의를 잇따라 열고 양국의 관광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 양국 장관은 ‘2020~2021년 한·스페인 상호방문의 해’를 1년 연장하기로 합의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스페인 상호방문의 해는 2019년 10월 스페인의 펠리페 6세 국왕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양국 수교 70주년을 맞아 지정됐다.
“여행·관광 재개돼야 경제 회복 빨라져”
황 장관은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고 접종자가 증가함에 따라 국제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양국 상호방문의 해 1년 연장은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양국 간 문화·관광의 다양한 교류·협력사업들이 활발하게 추진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평가한 세계 관광산업 경쟁력 1위인 스페인과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을 가진 우리나라가 힘을 합쳐 지능형(스마트) 관광 분야의 기술과 경험을 교류함으로써 양국은 미래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적 동반자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스페인 마로토 장관은 “코로나19로 이동 제한이 많지만 예방접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며 “양해각서 연장 체결을 통해 양국이 스페인의 우선순위 과제인 관광의 재활성화와 탄력성 회복을 위한 전략적 동반자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원탁회의에 참석해 “여행과 관광을 위한 국제 협력은 관광산업의 재개뿐 아니라 일상의 회복을 촉진하는 일”이라며 “스페인과 한국이 앞장서 협력하고 관광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함께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여행의 즐거움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고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산업 중 하나가 관광산업”이라며 “항공뿐 아니라 여행업, 숙박, 외식산업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관광산업은 스페인에서는 12%, 우리나라에서는 2.5%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며 “또한 연관 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수많은 비즈니스가 현장 방문과 만남으로 이뤄지고 있어 여행과 관광이 재개돼야 국내 경제뿐 아니라 세계경제 회복도 빨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다행히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이 확대되고 국가 간 이동 제한을 완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국제적으로 예방접종 증명을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일부 국가는 여행안전권역이 됐다”며 “우리나라도 여행안전권역 추진 방향을 발표하며 국제 관광을 재개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여행산업에도 지속 가능성이 새로운 화두”
특히 문 대통령 방문 길에 동행한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원탁회의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행산업 변화를 전망했다. 원탁회의에 참석해 ‘여행의 재정의와 혁신’을 주제로 발표한 정지하 트립비토즈 대표는 “여행을 준비하고 경험하는 과정이 통합된 새로운 네트워크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라며 “지속 가능성이 여행산업에도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고 있다”고 내다봤다.
트립비토즈는 여행지와 여행객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신개념 여행플랫폼이다. 2020년 코로나19 악재에도 전년 대비 예약건수가 3.5배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또 다른 발표자로 참가한 안영배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관광경쟁력이 높고 관광객 서비스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스페인과 정보통신기술이 우수하고 문화자원이 훌륭한 우리나라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협력 분야로 지능형(스마트) 관광 분야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토론에 참가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하루빨리 스페인에 직항편을 띄우고 싶다. 우리나라와 스페인 간의 직항 재개 시점을 이야기하기는 쉽지 않지만 비정기편을 우선 시작하고 코로나19 이후에도 더 좋은 환경에서 스페인을 여행할 수 있다면 정기편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장관은 원탁회의 이후 마로토 장관과 한·스페인 관광장관회의도 진행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전 세계 관광산업이 위축됐지만 양국이 힘을 합쳐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상호방문의 해 1년 연장을 통해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황 장관은 “우리나라는 인공지능, 대량자료(빅데이터), 실감 영상 등 다양한 첨단기술과 결합해 관광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양국 지능형 관광도시 간 협력과 경험 공유 ▲지능형 기술 보유 기업의 양국 진출 지원 등을 제안했고 스페인 측 또한 필요성에 공감했다.
양국 장관은 상호방문의 해 1년 연장을 계기로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과 우리나라의 ‘제주 올레길’ 특정 구간(1km 내외) 안에 상징 구간을 만들고 홍보하는 데 동의했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번 원탁회의와 상호방문의 해 1년 연장을 통해 우리나라는 스페인과 관광 교류 활성화를 위한 기반뿐만 아니라 유럽과 중남미를 대상으로 방한 관광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김청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