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설치한 해먹에 누워 홈캉스를 즐기고 있는 어린이
시기별 여름휴가 즐기기_ 장마철 여행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최소화를 위해 공공 부문의 휴가 가능 기간을 6월 셋째 주부터 9월 셋째 주까지 늘리고 2회 이상 나눠 쓰도록 권고함에 따라 휴가철이 길어질 전망이다. 편안하고 안전한 여름휴가를 위해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시기별로 최적화된 휴가법과 여행지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휴가를 받았는데 멀리 가자니 찝찝하고 안 가자니 집에만 있는 아이들이 불쌍해요.” 6월 말부터 7월 초에 장마가 시작된다는 예보로 이른 휴가를 낸 이들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 온종일 비와 씨름해야 하는 고생길인 줄 뻔히 알면서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아무래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직 코로나19에서 자유롭지 못해 낯선 곳에서 모르는 이들을 접촉하는 것이 꺼려진다. 손꼽아 기다리던 여름휴가를 포기할 수도 없다. 이럴 땐 집이나 멀지 않은 곳에서 휴가를 보내는 새로운 휴가 트렌드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에서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멀리 떠날 수 없다면 주어진 여건에서 색다른 휴가를 보내는 호캉스(Hotel+Vacance)와 홈캉스(Home+Vacance)를 추천한다. 문화체육관광부 또한 밀폐·밀접·밀집 등 3밀을 피한 휴식을 장려해 요즘 여건에 딱 맞는 휴가법이다.
내 집이 휴양지, 실속파를 위한 홈캉스
이것저것 신경 쓰기 싫을 때는 속편하게 홈캉스로 여행 기분을 내보자. 홈캉스는 집을 뜻하는 홈과 바캉스의 합성어로 특별한 장소로 떠나기보다 내 집에서 색다르고 달콤한 휴식 모드에 빠져보는 새로운 휴가 트렌드다. 색다른 경험이나 일탈을 즐기기보다 주어진 여유 시간 동안 휴식에 충실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선호한다. 내 집처럼 익숙하고 편안한 곳이 또 어디 있을까? 성수기 바가지 요금이 부담되고 짧은 일정으로 휴가 이후에 오히려 더 피곤해지는 것이 싫은 실속파라면 도전해볼 만하다.
하지만 아무리 집에서 보내는 홈캉스라도 1년에 한 번뿐인 여름휴가이기에 즐거워야 한다. 집에서 휴양지 분위기를 느끼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야 후회가 없다. 여러 아이템부터 갖추기를 추천한다. 집 안에 소형 텐트를 설치하고 캠핑용품을 활용해 홈캠핑을 하거나 베란다에 간이 풀장과 미니 파라솔을 마련해 홈풀장 분위기를 연출하고 빔프로젝터를 설치해 홈시네마를 즐기고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법으로 홈트레이닝을 해보자.
홈캉스 100배 즐기기
아이들이 있다면 홈캠핑이 최고다. 집 안에 작은 텐트를 치고 최소한의 캠핑 장비로 야외에 온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면 된다. 편안한 해먹까지 설치하면 금상첨화다. 해먹 안에 누워 느긋한 여유를 즐기다 보면 휴가 분위기가 절로 날 것이다.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라면 더욱 즐거운 시간이 된다. 이왕 캠핑 분위기를 내려면 요리도 해보자. 요즘 대형마트에 가면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다양한 캠핑요리를 판매하니 취향에 맞게 고르면 된다. 대표적인 캠핑요리는 역시 맛있는 바비큐다. 발코니나 테라스 같은 야외 공간이 있다면 작은 바비큐 시설 하나만으로도 휴가 기분을 제대로 낼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해 홈풀장도 잊지 말자. 베란다에 간이 풀장을 설치하고 파라솔까지 준비한다면 웬만한 해수욕장 부럽지 않다. 그렇게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동안 엄마 아빠는 해먹이나 안락의자에 몸을 파묻고 나른한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밤에는 차분하게 문화생활을 영유해보자. 아늑한 공간에 빔프로젝터를 설치해 홈시네마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요즘엔 웨이브, 넷플릭스, 왓챠 등 영화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지면서 집에서도 충분히 영화 관람을 할 수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밀린 드라마를 정주행해도 좋고 보고 싶었던 영화를 봐도 좋다.
▶JW메리어트호텔 서울
화려한 호텔서 즐기는 휴식, 호캉스
코로나19 여파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지 않고 즐기는 비대면 문화가 주목받으면서 호캉스가 부상했다. 호캉스는 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로 국내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을 말한다. 멀리 가지 않고 짧은 기간 가장 편안한 휴식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이다. 더구나 평균 습도가 최고 90%까지 올라가는 장마철이라면 더욱 그렇다. 더위와 비를 피해 도심의 분위기 있는 호텔에서 호화로운 바캉스라니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호캉스는 진정한 휴가는 여행이 아니라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딱이다. 집에 있으면 밥, 청소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지만 호텔로 떠나면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도 편하게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멀리 떠날 필요도 없다. 잘 찾아보면 집 주변과 가까운 도심에 휴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놓고 호캉스족을 유혹하는 호텔이 많다. 호텔마다 다양한 호캉스 패키지를 준비해놓고 있기에 적당한 프로그램을 골라 몸을 맡기면 된다. 비쌀 것이란 오해는 금물. 따져보면 비행기 타고 떠나는 여행보다 비용도 적게 든다.
▶롯데호텔
호캉스 100배 즐기기
특별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편안히 쉰다는 목표를 최우선에 두는 것이 좋다. 하지만 호텔로 떠나는 여행이니 돈만 가지고 가면 끝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한 공간에 머무는 여행인 만큼 몇 가지 아이템을 더 하면 황금 같은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낼 수 있다.
가장 먼저 호텔의 편의시설을 확인하자. 아무리 호캉스라도 침대에만 누워 보낼 수 없는 법. 욕조, 냉장고, 와이파이 등 객실 내 편의시설과 수영장이나 피트니스, 바비큐 장, 레스토랑, 카페 등의 호텔 내 편의시설을 미리 파악하고 이용하자. 또한 호텔에서 운영하는 액티비티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고 계획을 짠다면 후회 없는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단, 코로나19 여파로 수영장이나 기타 부대시설 이용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때는 객실을 200% 활용해 시간을 보낼 준비를 하자. 입욕제, 블루투스 스피커, 책, 보드게임, 간식, 음료 등 몇 가지 준비물을 챙겨가자.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향기로운 입욕제를 풀어놓고 거품 목욕을 즐기면 기분이 절로 좋아질 것이다.
글·사진 유인근 여행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