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월 1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 호프부르크궁에서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청와대
주요국 정상들과 잇따른 양자회담
문재인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주요국 정상들과 활발한 양자회담을 벌였다. G7 정상회의 기간 동안 영국·호주·유럽연합(EU)·독일·프랑스 정상들을 잇따라 만난 데 이어 오스트리아·스페인 정상도 만나 우리나라의 백신 허브 가능성과 수소경제 기반 구축을 강조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부탁했다.
우리나라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한 문 대통령은 6월 14일 “북한이 동의한다면 북한에 백신 공급을 협력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비엔나 호프부르크궁에서 열린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생산 허브의 역할을 할 경우에 북한도 당연히 협력 대상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저소득국, 모든 나라들이 공평하게 백신에 접근할 수 있어야 비로소 전 세계가 코로나19에서 해방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개도국과 저소득국에 백신 보급을 확대할 수 있는 코백스에 공여를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미국도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협력에 대해서는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판 데어 벨렌 대통령도 “당연히 저소득국과 개도국을 도와줘야 되는 것”이라며 “북한만 원한다면 북한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방문 이튿날인 6월 15일에는 독일 제약사 큐어백사의 프란츠 베르너 하스 대표와 화상 면담을 갖고 우리나라와 큐어백사의 코로나19 백신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큐어백사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반 코로나19 백신은 물론 변이 바이러스 등에 대응이 가능한 2세대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백신의 높은 품질, 생산 물량의 신속한 확대, 전 세계에 공평하게 공급하려는 의지에 대해 자부하고 있다”면서 “큐어백의 뛰어난 mRNA 기술력과 우리나라가 보유한 고품질의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생산 인프라의 결합은 전 세계 코로나19 종식 시점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우리 기업들의 능력을 잘 활용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함께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한 김정숙 여사는 6월 14일(현지시간) 도리스 슈미다우어 오스트리아 영부인과 함께 빈 대학 식물원을 방문해 미하엘 킨 식물원장, 식물원 연구원들과 ‘기후변화로 인한 멸종위기식물 보호’를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 기록적인 매출액을 올린 ‘영주대장간 석노기 장인 호미’에 식물원 연구원들의 이름을 새겨 선물했다. 김 여사는 “이것은 한국에서 사용하는 연장인데 아마존에서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팔리고 있다”며 “나도 이것을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한 김정숙 여사가 도리스 슈미다우어 영부인과 6월 14일(현지시간) 빈 대학 식물원을 문재인 대통령이 6월 1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 호프부르크궁에서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청와대 방문해 호미를 설명하고 있다.│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6월 16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몬클로아 총리궁에서 열린 총리와의 회담 및 협정 서명식에 참석해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청와대
한-스페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오스트리아에 이어 스페인을 국빈 방문한 문 대통령은 6월 16일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이날 마드리드의 총리 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미래지향적 협력 강화 비전 및 의지를 담은 ‘한·스페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스페인의 지지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코로나19 백신의 충분한 생산과 공평한 글로벌 접근을 지지하고 2050 탄소중립 달성 및 재생에너지 협력을 위해 공조를 강화해 나간다는 데 합의했다.
두 정상은 코로나19로 인해 양국 관광 교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하고 상호 관광 방문 재개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스페인과 여행안전권역 협정 체결을 검토하고 있다. 여행안전권역은 두 국가 이상이 여행 활성화를 위해 서로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 면제를 포함한 혜택을 주는 제도다.
문 대통령의 스페인 국빈 방문을 수행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스페인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방역 우수국가 10여 개 나라에 대해 입국자의 예방접종 여부와 관계 없이 (여행안전권역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우리는 예방접종자에 한해 적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에서는 방탄소년단(BTS)도 인기가 있고 한국 관광에 대한 수요 압력이 상당히 높아진 상태”라고 밝혔다.
황희 장관은 6월 17일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 마리아 레예스 마로토 장관과 ‘한-스페인 관광산업 원탁회의(라운드테이블)’를 열고 양국의 관광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미래 관광 대응 전략을 공동으로 모색하고 한국과 스페인 간의 관광교류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아울러 양국 장관은 ‘2020~2021년 한-스페인 상호방문의 해’를 1년 연장하기로 합의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황희 장관은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고 접종자가 증가함에 따라 국제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양국 상호방문의 해 1년 연장은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양국 간 문화·관광의 다양한 교류 협력사업들이 활발하게 추진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한·스페인 그린·디지털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스페인은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40%에 가까운 친환경 에너지 선도국가다. 우리나라는 디지털 경제의 핵심인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각자 강점을 가진 분야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한다면 더 높이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고의 전기차와 수소차, 배터리 기술력을 가진 우리나라가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스페인과 새로운 성공모델을 만들게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마리아 레예스 마로토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 장관이 6월 17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산파우 병원에서 ‘2020~2021년 한-스페인 상호방문의 해’를 1년 연장하기로 합의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
메르켈 총리 “한국 경제 회복 높이 평가”
앞서 문 대통령은 6월 12일 오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47분 동안 정상회담을 갖고 저탄소 기술 등 양국 간 경제협력 분야를 넓혀가기로 했다.
모리슨 총리는 “호주의 수소에너지 생산과 한국의 수소차·수소경제는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기술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호주의 강점인 재생에너지와 한국의 수소차·배터리가 결합할 수 있도록 활발히 교류하고 구체적인 협력 사업이 발굴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모리슨 총리의 지지에 사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남북 관계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고 모리슨 총리는 “호주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지한다”면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이 그동안 해온 일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이날 오후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을 갖고 코로나19 대응과 기후변화,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메르켈 총리는 “한국 국민의 노력과 문 대통령의 지도력으로 한국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을 높이 평가하며 축하한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가 지금까지 많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면서 강력한 지도력으로 국내외 문제를 해결해온 것에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도 만나 코로나19 극복과 기후변화, 환경 협력, 양자 간 교역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유럽연합 정상들이 한국의 모범적인 코로나 대응을 높이 평가하면서 2021년 P4G 서울 정상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하자 문 대통령은 “유럽연합이 P4G 정상회의에 참가해줘 감사하다”고 답하고 “유럽연합은 인류 보편 가치를 공유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의 이익을 제고해온 전략적 동반자”라고 말했다.
▶스페인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6월 17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산파우 병원에서 열린 한-스페인 관광산업 원탁회의(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
존슨 총리 “영국은 한국에 배울 점 많다”
6월 13일에는 G7 의장국인 영국과 정상회담을 열어 한영 양국의 안보 협력 강화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회담에서 “영국이 의장국인 2021년 G7은 세계가 더 나은 재건으로 가는 확실한 이정표가 될 것이며 그 과정에 우리나라가 함께해 기쁘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문 대통령의 리더십으로 한국은 우수한 방역으로 모범을 보였으며 영국은 한국에 배울 점이 많다”고 화답했다.
이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