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반등 흐름 타고 일자리 되살아난다

2021.06.14 최신호 보기

5월 24일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열린 2021 중견기업 일자리 박람회 | 산업통상자원부

뚜렷한 회복세 보이는 고용지표
빠르고 강한 경기 반등 흐름을 타고 일자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국내 고용시장에 깊은 상처를 안겼다. 깊은 상처는 2020년 3월 이후 12개월 연속 지속된 취업자 수 감소세(전년 동월 대비) 지표에 나타났다. 고용률과 실업률도 2009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주요 고용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취업자 수는 3월 증가세로 돌아섰고 4월과 5월 증가 폭이 더 커졌다.
정부는 2021년 경제성장률을 3.2%로 전망하면서 취업자 수 약 15만 명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 3.2% 성장에 취업자 15만 명이 증가하면 ‘고용 없는 경제 회복’이다. GDP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커지는데 일자리 규모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용 있는 경제 회복에 성공하려면 2021년 취업자 수가 적어도 2020년 감소 폭(21만8000명) 이상 늘어나야 한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으로 고용을 회복하기 위해 범부처 차원의 총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완전한 경제 회복에 이르는 최우선 과제는 일자리 회복이다”라고 강조했다.



 3월 기점으로 회복세 돌아서
고용은 일반적으로 경기 흐름보다 더디게 움직인다. 생산·투자·소비 등 실물경기 관련 지표가 악화하거나 나아지면 고용시장은 몇 개월 시차를 두고 영향 받는다. 고용 동향은 이처럼 경기 후행지표인 동시에 앞으로 경기 추세를 내다보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고용 부진이 지속하면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성장 잠재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경기 개선과 함께 고용 사정까지 호전되면 경제 회복을 가속화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침체에 빠졌던 고용시장이 3월 기점으로 회복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월간 고용동향조사를 보면 3월에 시작된 고용 회복세가 4월과 5월 더욱 뚜렷해졌다.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확대되는 가운데 석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고 구직 활동 증가로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이 상승했으며 실업률은 떨어지는 추세다. 주요 고용 지표가 개선돼 2021년 초부터 본격화한 경기 회복세가 탄력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조사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취업자의 가파른 증가세다. 4월의 경우 전체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65만 2000명 늘어 2014년 8월(67만 명) 이후 6년 8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5월 취업자는 2755만 명으로 1년 전보다 61만 9000명 늘었다.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서도 고용 확대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4월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419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만 2000명 증가했다. 2019년 12월 42만 8000명 증가 이후 16개월 만에 40만 명대 증가 폭을 회복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2021년 1월 16만 9000명에서 2월 19만 2000명, 3월 32만 4000명으로 달마다 증가 폭이 커지고 있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5월 61.2%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1.0%포인트 올랐다. 전체 연령층에서 고용률이 고르게 상승한 가운데 만 15~29세까지 청년 고용률 상승 속도가 돋보인다. 2020년 5월 42.2%였던 청년 고용률은 2021년 5월 44.4%로 1년 만에 2.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청년층(15~29세) 고용률(44.4%)이 5월 기준 2005년(45.5%) 이후 가장 높았다. 청년층 취업자는 13만 8000명 늘어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3개월 연속 전년 동월대비 10만 명 이상 증가했다.
5월 전체 실업률은 4.0%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전월 대비 실업률 개선 속도가 완만한 것처럼 보이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 보았을 때 수직 하강에 가까운 기록이다. 실업률은 2021년 1월 5.7%까지 치솟았다가 2월에 4.9%를 기록하며 하락세로 돌아선 뒤 3월 4.3%에 이어 5월 4.0%까지 다섯 달간 1.7%포인트나 떨어졌다.
고용의 양적 확대와 함께 질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피해 업종이 몰려 있는 서비스업에서 민간·공공 일자리가 모두 개선되며 5월 47만 7000명이 증가한 것부터 고무적이다.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며 제조업 고용도 1만 9000명 늘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정부, 청년 등 정책 대응 노력에 집중
고용시장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이르다. 해마다 수십 만 명씩 새로 쏟아지는 청년 구직자 등을 흡수하려면 양질의 일자리를 회복 수준이 아니라 확충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2019년 집계한 청년 고용률은 우리나라 42.9%로 회원국 평균 53.8%에 견줘 훨씬 낮다. 병역 의무를 고려하더라도 10%포인트 이상 큰 차이다.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런 차이를 좁혀야 한다.
정부는 경기 회복 흐름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고용 여건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 대응 노력에 집중할 방침이다. 먼저 민간 일자리 창출을 강화하기 위해 범부처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일자리 창출의 기본 동력은 민간 기업의 성장과 투자에서 나오는 만큼 유망 신산업 발굴·육성과 한국판 뉴딜을 통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는 중요한 일자리 정책이다.
디지털과 그린(친환경) 분야를 두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에는 약 21조 원 규모로 편성된 재정 투자를 마중물로 2021년부터 민간 시장과 수요 창출이 본격화하고 이에 따른 직간접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산업(BIG3)과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 분야는 시장이 급팽창해 관련 직무를 맡는 인력 수요도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미래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 양성과 직업 훈련 강화도 중요한 일자리 정책 과제다. 신산업·신기술 분야 인력 양성은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5개 관계부처에서 2021년 처음으로 협업 예산을 편성해 운용하기로 했다. 앞서 2월부터 관계부처 특별팀(TF)을 가동해 22개 신기술 분야의 수준별 인력 수급 전망과 부처별 인력 양성사업 현황 분석을 끝냈다. 이를 토대로 인력 부족이 예상되는 분야에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새로 발굴하거나 대폭 확대하고 과잉 분야의 유사 사업을 통합 조정할 계획이다.
직업 훈련과 직무 전환 교육 기회를 전반적으로 넓히면서 수요자 맞춤형으로 개편한다. 디지털 산업 분야 청년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직업 훈련은 유망 신생기업(벤처기업)이 직접 설계한 프로그램까지 채택해 2021년 2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디지털 기술 경험이나 지식이 없는 청년·중장년·여성 구직자 6만 명에게 온라인을 통한 디지털 기초역량 훈련(K-디지털 크레딧)을 제공한다. 중소기업 재직자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융합 훈련 프로그램도 9개 전문기관의 41개 과정이 개설돼 5월 말부터 신청 접수에 들어갔다.



코로나19 피해 큰 업종은 일자리 안정·유지에 집중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피해가 큰 업종은 일자리 안정과 유지가 중요하다. 정부 지원 대책은 고용 유지 지원금 우대와 특례 적용이다. 방역을 위해 집합 제한 또는 금지 대상으로 지정된 업종, 여행업 등 14개 특별 고용 지원 업종,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한 업종의 영세 사업장은 직원 휴직 수당의 90%까지 고용 유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어렵더라도 해고 대신 휴직으로 고용을 유지하는 사업주는 10%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정부는 2021년 고용 유지 지원 예산 1조 7449억 원을 편성하고 4월 말까지 약 5400억 원을 집행했다. 이에 따라 약 24만 명의 실직 위험을 방어했다. 정부는 노사 간 합의에 따른 임금 축소나 노동 시간 단축 등 고용 안정을 위해 재정 지원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 계층은 2021년부터 시행한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유용한 취업 도우미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형 실업 부조로 불리는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청년 미취업자와 경력 단절 여성 등 취약계층 구직자에게 정부가 체계적인 취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6개월 동안 최대 600만 원의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해 안정적으로 구직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1년 1~4월 말까지 약 28만 명이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신청했다. 이 가운데 개인별 상담과 심사를 거쳐 약 26만 명이 지원 자격을 얻었으며 약 15만 명에게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했다.
고용부는 국민취업지원제도의 2021년 연간 지원 목표를 64만 명으로 잡았다. 5월부터 참여자 모집과 대국민 홍보 활동을 강화하면서 제도 개선 사항도 지속 발굴해 고시하고 개정하는 등 신속하게 반영할 계획이다.

▶5월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 매칭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 및 우수 중소기업 온택트 채용동향 설명회’에서 참석자들이 협약서를 들고 있다. | 교육부

박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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