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고 출근하니 모두들 “예뻐요” 인사

2021.05.10 최신호 보기
▶지난 3월 31일 한복 입기 좋은 날 한복을 입고 출근한 문체부 직원들.│문화체육관광부

한복 입고 출근하는 직장인들
“오늘 예쁘게 입으셨네요.” “안녕하세요!”
4월 28일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디지털소통제작과 김미애 주무관은 정부세종청사 문체부 건물에서 만난 다른 직원들과 이런 인사말을 주고받았다. 이날은 문체부가 정한 ‘한복 입기 좋은 날’이었다.
연두색 잔잔한 무늬가 담긴 저고리에 초록색 치마, 빨간색 속고름이 돋보였다. 이날 그가 입은 한복은 초록빛 자연을 떠올리게 했다.
“한복이 우리나라 전통 옷인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렇게 일상에서 입으니 더 예쁘고 특별하다는 걸 새삼 실감한 것 같아요. 덕분에 평소 잘 모르던 직원들과 한복을 계기로 인사하게 되더라고요. 한복에 우리 마음을 열게 하는 힘이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문체부는 매달 마지막 수요일인 ‘문화가 있는 날’을 한복 입기 좋은 날로 정하고 2021년 3월 31일부터 자율적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한복 입기 좋은 날’은 한복 생활화를 위해 문체부가 먼저 나서야 한다는 황희 장관의 제안에 직원들이 호응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4월 28일 ‘한복 입기 좋은 날’ 한복을 입고 출근한 문체부 디지털소통제작과 김미애 주무관과 국어정책과 황용주 학예연구관│문화체육관광부

평상시부터 해외 출장까지 언제 어디서나 통해
김 주무관은 정부청사가 세종으로 이전한 당시부터 일상에서 한복을 즐겨 입었다.
“세종시로 오면서 인근 전주 한옥마을에 자주 갔었거든요. 그곳에서 산 한복을 입고 한옥마을을 구경하니 참 좋더라고요. 그러다 ‘이렇게 입고 출근해볼까?’ 한 거죠. 저는 우리 한복이 정말 예쁘고 좋아서 입는 거지만 그때만 해도 너무 튀는 건 아닌가 하는 마음도 있었던 게 사실이에요. 요즘은 과별로 한두 분씩은 입고 출근하니까 보기 좋더라고요. 누구나 쉽게 입는 평상복을 입듯 더 편하게 입게 되는 거 같습니다.”
일상생활뿐 아니라 직장에 있을 때나 해외 출장을 가서도 한복을 종종 입어온 그가 말하는 한복의 매력은 뭘까? 그는 한복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예쁘고 실용적이면서 편한 옷이라고 소개한다.
“언제 어디서나 예쁘게 입을 수 있는 옷이 한복 같아요. 저는 결혼 전에도 즐겨 입었는데 데이트할 때 입어도 참 좋고요. 회사에서 중요한 행사에 가야 할 때, 격식을 차려야 할 때도 한복만큼 좋은 게 없더라고요. 이것저것 다 잘 어울려서 옷을 잘 못 입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한복에 눈뜨고 나면 패션 피플(최신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될 수 있어요.(웃음)”
현재 둘째를 임신 중인 그에게 한복은 더없이 편한 옷이기도 하다.
“우리 한복 치마는 가슴 아래부터 폭이 넓어지는 방식으로 이뤄져 있죠. 그만큼 엄마한테도 아기한테도 편한 옷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임산부용 옷을 따로 사지 않고 평소 입던 한복을 계속 입을 생각이에요. 요즘 물빨래 가능한 한복도 많아져서 입고 세탁하기가 참 편해졌어요. 제가 오늘 입은 한복도 물빨래한 겁니다. 마 소재 리넨이라 구김이 있긴 하지만 그 구김 자체도 참 멋스러워요.”

▶지난 3월 31일 한복 입기 좋은 날 한복을 입고 출근한 문체부 직원들.│문화체육관광부

▶지난 3월 31일 한복 입기 좋은 날 한복을 입고 출근한 문체부 직원들.│문화체육관광부

“여럿이 함께 입고 근무하니 어색하지 않아요”
문체부 국어정책과 황용주 학예연구관도 이날 한복을 입고 출근했다. 그는 옅은 회청색 셔츠 위에 진한 회색 마고자(저고리 위에 덧입는 윗옷) 스타일의 재킷을 걸쳤다. 일상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이 한복은 정부세종청사 문체부 로비에서 열린 한복상점에서 구매한 것이다. 그는 “제가 일하는 부서는 물론 같은 공간을 쓰는 타 부서에서도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며 “여럿이 함께 입고 있으니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복 입기 좋은 날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 우리 문화를 담당하는 기관에서 자율적으로 이런 일을 시작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노력이 한복을 많은 이에게 친숙하게 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변 동료들도 이런 제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예전보다 다양한 디자인의 한복이 많이 나와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 같아요.”
3월 31일 한복 입기 좋은 날에도 참여한 그는 앞으로도 이 행사에 계속 참여할 뜻을 밝혔다.
“이런 행사가 민간에도 널리 퍼져 한복이 특별한 옷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자주 입을 수 있는 옷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더 다채롭고 다양한 디자인의 옷이 많이 나오고 많은 상점에서 한복을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청연 기자

관련기사

페이지 맨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