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책 종합
4월 1일부터 전국 예방접종센터 46곳에서 만 7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지금까지는 감염 취약시설로 꼽히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종사자와 입원·입소자,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1차 방역대응 요원,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이 진행됐는데 이날부터는 접종 대상이 일반인으로 확대된 셈이다.
만 75세 이상(1946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은 총 350만 8975명으로 모두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3월 28일 기준으로 조사대상 204만 1865명 가운데 86.1%(175만 8623명)가 예방접종을 맞겠다고 답했다.
이날 접종자들은 예방접종 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해소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시 송파구 체육문화회관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받은 서정옥(86) 씨는 “멀쩡하다. 가시로 찌르는 것 보다 낫다”며 “경로당에선 위험해서 안 맞는다는 사람도 있는데 그래도 손자, 손녀, 자식들에게 전염시킬까봐 접종했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청 강당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받은 유준식(79) 씨는 “아프지 않다. 기분이 굉장히 좋다”며 “나라에서 잘 해주는데 왜 안 맞겠나. 다른 사람에게도 백신을 맞으라고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이날 지역 보건소를 찾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정 청장은 이날 오전 11시 박영준 역학조사팀장 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직원 10명과 함께 충북 청주 흥덕구보건소를 찾아 접종했다.
정 청장은 접종 뒤 취재진과 만나 “(국민 대다수보다) 제가 먼저 맞게 돼 송구하다”면서 “그러나 내가 먼저 접종해서 국민들이 조금 더 안심할 수 있고 또 안전하게 접종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예방접종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지름길이며 가족, 직장 동료들 건강을 지키고 일상을 회복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며 “국민들은 순서가 되면 백신을 꼭 맞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접종 대상이 일반인으로 확대됨에 따라 예방접종센터의 접근성과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4월 말까지 각 지자체(시·군·구)별로 최소 1개 이상의 센터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정은경 청장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이와 관련 정은경 청장은 3월 29일 브리핑에서 “각 지자체는 시·군·구, 읍·면·동 단위로 센터 내원 및 접종일정을 수립해 안내하고 있고 접종에 동의한 어르신께는 전화 안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서 지정된 일시에 방문해 접종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고 접종일시를 확정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접종대상자 조사 시 행정안전부의 ‘국민비서서비스’ 이용을 신청한 경우 개인별 접종 일정 및 장소, 유의사항 등 접종 관련 정보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또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편리하게 안내받을 수 있다.
또한 각 지자체는 고령의 접종 대상자가 예방접종센터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이 불편한 지역을 중심으로 대중교통 편의성을 높이거나 공공차량·전세버스 배차 등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추진단은 예방접종센터로 내원이 어려운 도서지역 거주 어르신들을 위해 지자체(인천, 경기, 경남, 전남, 전북, 충남, 제주) 및 국방부와 공동으로 별도의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이 3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에게 필요한 개인맞춤형 행정정보를 선제적으로 알려주는 ‘국민비서서비스’ 개통식을 열고 국민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행정안전부
4월부터 ‘백신 휴가’ 도입 최대 이틀까지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예방접종이 본격화됨에 따라 4월 1일부터 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난 경우 ‘백신 휴가’를 부여하기로 했다. 예방접종 후 10~12시간 이내 이상반응이 시작되는 점을 고려해 접종 다음 날 휴가 1일을 부여하고 이상반응이 있는 경우에는 추가로 1일을 더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이상반응은 2일 이내 호전되고 이상반응이 48시간 이상 계속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료기관에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접종 당일의 접종에 필요한 시간에 대해서는 공가, 유급 휴가 등을 적용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또한 이상반응이 나타나 휴가를 신청한 접종자를 대상으로 의사 소견서 등을 요구하지 않고 접종자의 신청만으로 휴가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번 휴가 권고로 4월 첫째 주부터 접종을 시작하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은 각 사업 및 시설 여건에 따라 병가·유급휴가·업무배제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는 사업장 대응지침을 배포하고 지방고용노동관서를 통해 관내 사업장을 적극 지도할 계획이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한상의·경총 등 경제단체와 산하기관, 주요 업종별 협회·단체들을 통해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방중기청과 산하기관을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관련 협회·단체들에게 적극 안내하고 동참을 유도한다.
‘버팀목자금 플러스’ 이틀간 163만 명 3조 원 지급
4차 재난지원금인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플러스’가 접수 이틀 만에 163만 명에게 약 3조 원이 지급됐다. 3월 3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3월 29~30일 지원금을 신청한 164만 6000명 중 163만 명에게 2조 9600억 원이 지급됐다.
1차 신속지급 대상 250만 명 중 이틀간 164만 6000명이 신청해 66%의 신청률을 나타냈다. 지원금을 받은 인원은 1차 신속지급 대상자(250만 명)의 65.2% 수준이다. 금액(4조 2767억 원) 기준으로는 69.3%다.
집합금지 업종 10만 4000명에게 400만~500만 원씩 4775억 원이, 영업제한 업종 43만 명에게는 300만 원씩 1조 2909억 원이 지급됐다. 또 2020년 업종 평균 매출이 전년보다 20% 이상 감소한 경영위기 업종 8만 7000명에게는 200만~300만 원씩 1874억 원, 매출 감소 일반업종 100만 9000명에게는 100만 원씩 1조 86억 원이 지급됐다.
중기부는 1인이 지급대상 사업체를 다수 보유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틀간 1차 신속지급 대상자 231만 5000명 전원에 신청안내 문자 발송을 완료했다.
신속 지급을 위한 1일 3회 지급은 3월 31일까지만 유지됐다. 이에 따라 4월 1~9일은 1일 2회 지급으로 변경된다. 정오까지 신청하면 오후 2시부터, 자정까지 신청하면 다음날 새벽 3시부터 각각 지급된다. 아울러 3월 31일부터는 사업자등록번호 끝자리 홀·짝수 구분없이 온라인(버팀목자금플러스.kr)으로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한 지급신청은 평일·휴일 관계없이 24시간 계속되며 문의사항이 있는 경우 콜센터(1811-7500)나 온라인 채팅상담을 이용하면 된다.
“경제 빠르게 회복… 4차 지원금 지급에 속도내야”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3월 3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빠르고 강하게 회복하고 있다”며 “이 추세를 더욱 살려 경기 회복의 시간표를 최대한 앞당기는 한편, 코로나19 불평등을 최소화하는 포용적 회복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국제기구들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거듭 상향 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 증가세 지속과 투자 확대는 물론 소비심리지수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어 수출과 내수 동반 성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번 추가경정예산도 포용적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영업자들을 위한 버팀목자금 플러스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등 4차 재난지원금이 한시라도 빠르게 지급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내고 새롭게 추가된 농어민에 대한 지원도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김청연 기자
“집 근처 병원말고 예방접종센터 방문을”
75세 이상 예방접종 일문일답
4월 1일부터 7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질병관리청은 앞서 3월 29일 75세 이상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예방접종과 관련한 궁금한 사항을 직접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브리핑을 열었다. 이날 브리핑에는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와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이재현 연세대 알레르기내과 교수가 전문가로 나서 답변했다. 다음은 주요 질의응답 내용.
-75세 이상 예방접종은 어디에서 하고 예약은 어떻게 하나?
=현재 각 시·군·구와 읍·면·동 단위로 75세 이상에게 전화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연락해 접종에 동의하는지 묻고 지역예방접종센터에 방문 가능한 날짜를 순차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주소지가 있는 주민센터를 방문해 접종하겠다고 의사 표시를 해도 된다. 주민센터를 통해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국민비서서비스’를 신청하면 이후 예방접종 일정과 주의사항 등을 안내받는다.
-독감 예방접종처럼 근처 병원에서 접종하면 안 되나?
=화이자 백신은 냉동 상태로 보관돼야 해서 근처 의료기관에서 접종할 수 없다. 불편하겠지만 예방접종센터로 방문해야 한다. 교통 불편 지역에서는 공공차량, 전세버스 배차 등을 활용한 이동 지원 대책이 마련되고 있다. 그래도 방문이 어려운 분들은 5월 중에 65~74세 대상자와 함께 가까운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활동 장애인 등을 위한 방문접종 계획은 마련 중이다.
-접종 당일 몸 상태가 안 좋으면 접종 기회를 놓치나?
=아니다. 예약한 곳에 연락해 접종 일정을 다시 잡을 수 있다. 혹시 기회를 놓칠까봐 몸이 아픈 것을 얘기하지 않고 접종했다가는 이상반응으로 힘들 수 있으니 꼭 변경을 해야 한다.
-부정맥이나 심부전증 등 심장병이 있거나 평소 혈압약을 먹고 있다면?
=만성질환자는 감염 시 사망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꼭 권고한다. 다만 부정맥으로 복용 중인 약물 가운데 출혈 경향성을 높이는 약물이 있다면 접종 뒤 주사 부위를 잘 눌러줘야 한다. 혈압약 복용자는 평소 약으로 혈압이 조절되고 있다면 백신 접종 뒤 혈압이 올라갈 가능성은 적다. 접종 뒤 발열이 생긴다면 적극적으로 약물(해열제)로 증상을 조절하고 수분을 섭취하는 게 좋다.
-접종 뒤 이상반응이 계속 심해지면?
=48시간이 지나도 발열, 근육통 등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접종을 받은 곳이나 보건소에 연락해서 문의하는 게 좋다.
-코로나19 백신이 치매를 유발한다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알레르기 약을 먼저 복용하고 접종하면 안 아프다는 얘기를 들었다.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다. 다만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 반응이 생기면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항히스타민제 등 알레르기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