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월 18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을 접견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연일 ‘부동산 적폐 청산’를 강조하며 문재인정부 이전 부동산 투기 사례까지 모두 확인할 뜻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3월 16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LH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으로 가야할 길이 여전히 멀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국민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께 큰 허탈감과 실망을 드렸다. 우리 사회의 부패 구조를 엄중히 인식하며 더욱 자세를 가다듬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LH 투기 의혹 사건과 관련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우리 정부는 부정부패와 불공정을 혁파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며 “권력 적폐 청산을 시작으로 갑질 근절과 불공정 관행 개선, 채용 비리 등 생활 적폐를 일소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 결과 부패인식지수가 매년 개선돼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하는 등 우리 사회가 좀 더 공정하고 깨끗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음은 분명하다”며 ”이번 계기에 우리 사회 불공정의 가장 중요한 뿌리인 부동산 적폐를 청산한다면, 우리나라가 더욱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공공기관의 공직윤리를 확립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과 함께 공공기관 스스로 직무윤리 규정을 강화하고 사전예방과 사후 제재, 감독과 감시 체계 등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력히 구축해야 한다”면서 기재부 등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윤리경영 비중 확대를 지시했다.
앞서 3월 15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일부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사건을 접하면서 국민은 사건 자체의 대응 차원을 넘어 문제의 근원을 찾아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는 단호한 의지와 결기로 부동산 적폐 청산과 투명하고 공정한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을 남은 임기 동안 핵심적인 국정과제로 삼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정치권도 이 사안을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아 주기 바란다”며 “정부가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 할 문제이지만 우리 정치가 오랫동안 해결해오지 못한 문제이며,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과 직결된 중대한 민생 문제이며,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초당적 과제”라며 “정부의 강력한 조치와 함께 국회 역시 입법으로 분명한 성과를 냄으로써 국민과 시대의 요구에 응답해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국방장관 접견… “한반도 비핵화 공조 계속할 것”
문 대통령은 3월 18일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을 만나 “한미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빈틈없는 공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두 장관과 접견에서 “한국과 미국은 민주주의와 인권 등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70년 동반자로 공동의 도전에 함께 대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두 외교안보 수장이 취임 후 우선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은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시작된 미국의 귀환, 외교의 귀환, 동맹의 복원을 환영한다. 국제사회는 미국의 리더십에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양국 외교·국방 장관이 참여해 열린 ‘2+2 회담’ 및 방위비분담협정 가서명식을 언급하며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한미동맹이 안정적으로 발전할 튼튼한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성공적 백신 보급으로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고 경제 회복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더 나은 재건을 순조롭게 진행하는 것을 축하한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지도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한미동맹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다시 강조해달라고 했다. 또 동맹을 재확인하는 것뿐 아니라 동맹을 키워나가고 강화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꼭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응에서 한국이 보여준 리더십에도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 초기에 미국을 원조해 준 것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강력한 한미동맹에 대한 의지를 꼭 전해달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왔다”며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의 (믿음은) 철통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부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3월 23일 접종
한편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만 65세 이상으로는 처음으로 3월 23일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공개 접종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3월 15일 브리핑에서 이런 사실을 알리며 “문 대통령 내외의 예방접종은 6월 영국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이 시작되는 3월 23일에 65세 이상 가운데 우선적으로 접종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안전성, 효과성 논란을 불식시키고 솔선수범하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공무상 출장이 있어도 접종 시기를 늦출 수 있지만 65세 이상 접종이 시작되는 첫날 대통령 접종 일정을 짰다”며 “혹여라도 국민이 불안해할까봐 대통령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필수목적으로 나가는 국외출장자에 한해 3월 17일부터 예방접종 신청을 받겠다고 한 상태다.
강민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