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월 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생산공장에서 열린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 시제기 출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청년들에게 적극적이고 대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코로나19의 유산이 수십년간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는 국제노동기구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4월 13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있는 청년들이 코로나19 충격에 가장 많이 노출돼 있다”며 “정부는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을 공감하고 함께 나누며 기존의 대책을 넘어서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외환위기 때 청년들은 닫힌 취업문과 구조조정의 한파 속에 ‘IMF 세대’로 불리며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지금의 청년들은 그때(외환위기) 못지않은 취업난과 불투명한 미래로 ‘코로나 세대’로 불리며 암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어려움을 빨리 해소해 주지 못하면 청년 시기를 넘어 생애 전체가 불안한 삶에 처할 위험이 있다”며 “이른바 ‘록다운(lockdown) 세대’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우리 사회가 가장 우선순위를 둬야 할 중차대한 과제가 됐다”며 “무엇보다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고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데 각별히 신경을 써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 회복기에 들어선 만큼 이 기회에 민간 기업이 더 좋고 더 많은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강화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벤처기업 지원과 직업훈련 강화 등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청년과 신혼부부, 무주택자들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보다 넓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세모녀 사건 절실함 느껴… 스토킹 범죄 예방·근절시킬 것”
이날 국무회의에서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공포안’(이하 스토킹범죄처벌법)을 의결한 문 대통령은 “세 모녀 피살사건을 생각하면 절실함을 느낀다”며 스토킹 범죄 대책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스토킹 범죄가 철저히 예방·근절될 수 있어야 한다”며 “스토킹 범죄 대책이 실효성 있게 시행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4월 13일) 공포된 법률이 스토킹 대책을 충분히 담고 있는지 추가로 점검해 달라. 미흡하다면 시행령을 통해 후속 조치를 차질없이 마련하고 계속 제도적으로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경찰은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25) 씨에게 스토킹 범죄 혐의를 추가로 적용한 바 있다.
스토킹범죄처벌법은 노원구 세 모녀 피살사건 하루 뒤인 3월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999년 15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지 22년 만이었다. 스토킹범죄처벌법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접근·따라다니기, 주거지·직장 등에서 기다리기, 물건 보내기 등으로 불안감과 공포심을 야기하는 스토킹을 ‘범죄’로 규정했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명시됐고 흉기 등을 이용한 스토킹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공직자 청렴 교육 강화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으로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겠다”는 청렴 교육 내실화 방안을 보고받은 뒤 “권익위가 공직자들의 청렴 교육을 관장하는 기관으로서 역할을 더 강화하고 각 부처들은 적극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KF-21 독자개발 쾌거… 2032년 120대 실전배치”
앞서 4월 9일 문 대통령은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 시제기가 모습을 드러낸 데 대해 “우리 손으로 만든 첨단 초음속 전투기를 갖게 됐다. 세계 여덟 번째 쾌거”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 생산공장에서 열린 KF-21 시제기 출고식에 참석해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우리가 독자 개발한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F-21’의 시제기가 드디어 늠름한 위용을 드러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전투기 명칭을 ‘KF-21 보라매’라고 공식화한 뒤 이 이름에 대해 “21세기 우리 하늘을 우리가 지킨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밝혔다.
KF-21은 2022년까지 총 6대가 제작돼 지상·비행시험 등을 거치게 된다. 이어서 2026년부터 2032년까지 총 120대가 양산돼 실전 배치된다. 최종 시험이 완료되면 한국은 세계에서 일본·인도·대만 등에 이어 13번째로 자국산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가 된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은 “KF-21에는 3만 개가 넘는 세부 부품이 들어가고 국산화율 65% 이상으로 700개 이상의 국내 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개발 과정에서만 1만 2000개의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가면 10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생기고 5조 9000억 원에 달하는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다. 수출까지 활발히 이뤄진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자주국방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고 항공산업 발전의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며 “민·관·군 모든 개발진과 참여 기업의 노력, 국민들의 응원이 함께 이룬 성과로 크나큰 자부심을 느끼며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청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