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1조원 ‘유니콘기업’ 2022년까지 20개로 늘린다

2021.03.15 최신호 보기


혁신벤처·신생기업 활성화 대책
벤처기업은 정부의 다양한 정책과 벤처투자 증가에 힘입어 코로나19 위기 상황 속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며 우니라나 경제에 희망을 제시했다. 벤처기업들이 위기 속에서도 도전과 성장을 지속하며 국가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의 돌파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벤처 열기가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복 및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정책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민간이 참여하는 벤처 생태계의 활성화를 2021년부터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한국형 뉴딜 관련 사업과 유망 신산업,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전략 산업 분야의 벤처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를 오는 2025년까지 6조 원 규모로 키워 벤처 투자시장에 ‘마중물’을 공급하기로 했다.
‘한국형 벤처의 모태펀드’로 불리는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는 2020년 7월에 출범해 정부의 모태펀드 출자 확대와 활발한 민관 협력으로 1차 목표 조성액 1조 3000억 원을 무난히 채웠고, 2021년에도 1조 원을 추가 조성한다.
정책자금이 들어가는 벤처펀드는 디지털·비대면 산업과 친환경·저탄소(그린) 경제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 기반의 벤처 창업과 신생기업(스타트업) 육성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한다. 비대면 혁신 스타트업은 중기부를 중심으로 9개 부처 간 협력을 통해 바이오 헬스케어, 물류·유통 등 8대 분야별 스타트업 200개를 선정해 연계·지원한다.



‘유니콘기업’으로 성장 때까지 맞춤형 지원
2025년까지 지원 대상 스타트업을 1000개로 늘릴 계획이며, 이 가운데 100개 벤처기업을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비대면 혁신벤처로 키울 방침이다. 비상장 벤처이지만 기업가치 1조 원(미국 기준 10억 달러)이 넘을 것으로 평가받는 유니콘기업을 현재 13개에서 2022년까지 20개로 늘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업력이 짧고 투자 유치 실적이 100억 원 미만인 유망 벤처기업은 ‘아기 유니콘’으로, 기업가치 1000억 원이 넘은 벤처는 ‘예비 유니콘’으로 선정해, 유니콘으로 성장할 때까지 단계별 맞춤형 지원 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그린 경제를 이끌 유망 벤처기업도 2022년까지 100개를 선정한다. 이를 위해 2021년 친환경 분야 예비·초기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전용 정책지원 경로(트랙)를 신설하기로 했다.
벤처 투자의 양적 확대에 맞춰 벤처기업에 대한 금융 체계의 고도화도 2021년부터 본격 추진한다. 우선 은행 등 융자기관의 저리 대출이 벤처기업에 활발히 유입될 수 있도록 미국 실리콘밸리식 복합금융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벤처 투자를 유치한 기업에 은행 등이 신용으로 저리 대출을 제공하는 대신 대출액의 1~2%를 신주인수권으로 보유하는 ‘투자조건부 융자(Venture Debt)’를 활발하게 이용한다. 대출을 해주는 금융기관은 후속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높은 유망 벤처기업을 잘 선별하면 대출 부실의 위험을 줄이면서도, 벤처기업이 성장하면 지분인수권을 통해 이자보다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투자조건부 융자를 받는 벤처기업은 지분 희석에 따른 경영권 불안 우려가 없는 외부 차입 확대로 기업을 성장시키면서 점차 더 높은 배수로 후속 투자 가능성을 높이는 이점이 있다.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정책금융 500억 원을 활용해 투자조건부 융자의 시범 사업을 2021년 안에 도입하고, 성과를 봐가며 점차 다른 공적 금융기관, 민간 금융기관 등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기술보증기금을 연간 300억~400억 원 선에서 운영하는 ‘투자옵션부 보증’은 2021년 연 2000억 원 규모로 확대한다. 투자옵션부 보증도 보증액의 일부를 보증 대상 기업의 지분으로 전환할 수 있어 투자조건부 융자와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3월 4일 서울 서초동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서 열린 벤처 관련 단체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3조 원 금융 지원, 2만여 개 일자리 창출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하는 복합금융 제도도 2021년부터 도입한다. 기업의 재무 상태나 채무 상환 능력을 보지 않고 순수하게 R&D 과제의 사업화 가능성만 평가해 보증과 대출 지원을 병행하는 ‘프로젝트 단위 기술개발 사업화 금융’을 2022년까지 5000억 원 규모로 신설할 계획이다.
또 기술개발과 벤처 투자를 연계한 투자형 기술개발, 기술개발과 보증을 연계한 후불형 기술개발 등에 2021년 500억 원 이상의 정책 자금을 투입한다. 기술개발 과제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화폐 단위로 평가해 금융을 지원하는 ‘탄소가치평가 기반 그린뉴딜 보증’도 2021년부터 본격 실시한다. 산업자원부와 중기부 협업으로 전력산업기반기금의 기술보증기금 출연 등을 통해 2021년부터 연 4500억 원 규모로 그린 뉴딜 보증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술 평가 중심의 복합금융을 확산시키려면 무엇보다 기반 조성이 중요하다. 정부는 기업과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을 해소해 벤처 투자가 늘어날 수 있도록 상반기 중에 가칭 ‘벤처투자 인공지능매칭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플랫폼을 통해 2022년까지 공공기관이 보유한 기업 및 투자 정보를 체계적으로 통합·재가공하고, 이를 인공지능(AI)과 연계시켜 검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민간에 제공한다.
새로운 기술 투자 평가 모형도 개발한다. 벤처기업의 기술 역량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테크 인덱스’를 2021년 안에 개발해 2022년부터 관련 공공기관과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 투자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보급할 계획이다. 정부는 기술개발·투자·보증·융자가 결합된 복합금융 제도의 활성화를 통해 2021년부터 2022년까지 기술력 있는 유망 벤처기업 3000여 곳에 3조 원 규모의 금융 자원을 유입하고, 이를 통해 2만여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2월 25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열린 인천스타트업파크 개관식에서 박정선 에스티에스바이오 대표가 입주기업 소감 발표를 하고 있다. | 중소벤처기업부

▶개관식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중소벤처기업부

민간 주도로 전환하는 ‘벤처확인제도’
공공기관이 주도해온 ‘벤처확인제도’를 민간 주도로 전환하는 것도 벤처 생태계의 큰 변화다. 2020년 2월에 제정된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벤처기업법)’에 따라 민간이 주도하는 새로운 벤처확인제도를 2월 21일부터 시행했다. 벤처확인제도는 정부의 세제·금융 지원과 벤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기업을 선정하는 절차다.
벤처기업은 기술력이나 성장 가능성은 있지만 일반 기업보다 투자 재원과 운영자금 조달 여건이 열악한 만큼 공적 인증과 지원이 필요하다. 그동안 기술보증기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 3개 공공기관에서 기술 평가와 심사 등을 거쳐 벤처확인서를 발급했다, 벤처기업이 크게 늘어나고 벤처 투자시장도 확대되면서 혁신적인 벤처기업을 선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민간 주도로 전환한 것이다.
바뀐 제도에서는 벤처 기업인, 투자심사역, 학계·연구계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벤처기업확인위원회(위원장 정준 ㈜쏠리드 대표)에서 확인 업무를 담당한다. 이에 앞서 중기부는 벤처기업 확인 업무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공모를 통해 벤처기업협회를 벤처기업 확인기관으로 선정해 3년 동안 업무를 맡겼다. 또 기술평가를 할 수 있는 국책 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공모를 거쳐 10개의 전문평가기관도 지정했다.
민간으로 전환된 벤처확인제도의 가장 큰 변화는 평가지표가 개선되었다는 점이다.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이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융자 요건 심사를 통과하면, 자동으로 벤처기업이 되는 ‘보증·대출 유형’이 사라지는 대신에 ‘혁신성장 유형’이 새로운 평가 대상으로 들어갔다. 기술의 혁신성과 사업의 성장성을 중심으로 벤처기업을 선별하겠다는 게 개편 취지다. 기술이나 사업도 기존 성과뿐 아니라 성과를 내기 위한 인적 기반 구축과 활동 내역, 기업가 정신이나 지속 가능한 경영에 대한 노력도 평가에 반영한다.
벤처 확인을 희망하는 기업은 새로 구축된 ‘벤처확인종합관리시스템(www.smes.go.kr/venturein)’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벤처기업협회는 접수된 신청을 해당 기업의 업종과 지역 등을 고려해 전문평가기관을 배정하고, 전문평가기관에서 서류 검토와 현장조사를 한다. 이후 전문평가기관의 평가 결과 등을 바탕으로 벤처확인위원회에서 벤처기업 확인 여부를 최종 심의·의결하는 절차로 확인된다. 벤처기업 유효 기간은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었다.  

박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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