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1인 가구 맞춤형 공유주택 “좋아요”

2020.12.07 최신호 보기
▶서울 성북구에 문을 연 청년 맞춤형 공유주택인 ‘안암생활’의 공유주방에서 한 입주자가 12월 1일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연합

호텔 리모델링형 공공임대주택
정부가 11월 19일 발표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에서 언급해 화제가 된 ‘호텔 리모델링형 공공임대주택’ 1호가 공개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2월 1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에 위치한 관광호텔인 ‘리첸카운티’를 리모델링해 122호 규모 주거시설로 제공하는 청년 맞춤형 공유주택인 ‘안암생활’을 공개했다.
11월 30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안암생활은 2012년에 준공한 관광호텔을 LH가 220억 원을 들여 청년 임대주택으로 리모델링했다. 서울시가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 인근에 호텔을 리모델링한 사례가 있지만, 이는 민간 임대사업자가 주도한 것으로 안암생활처럼 공공주택 사업자가 주도한 호텔 리모델링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암생활은 전체 10층짜리 건물 중 3~10층이 전용면적 13~17㎡의 주거공간(원룸)으로 꾸며졌다. 원룸에는 화장실을 포함해 침대와 책장, 에어컨, 냉장고 등 기본 시설이 모두 갖춰졌다. 벽면에는 붙박이장도 설치해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개인 주방과 세탁기는 없다. 대신 입주자들이 다 함께 쓰는 공유주방과 공동 세탁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1층에는 창업실험 가게와 카페가 들어섰다.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 27만~35만 원
안암생활은 비주거 시설을 주택으로 리모델링하는 일에 대한 세간의 우려와 달리 민간 오피스텔 못지않은 외관과 실내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다. 바닥난방 및 개별난방도 되어 있다. 원룸은 복층형(56가구)과 일반형(66가구) 유형이 있다. 122가구 중 2가구는 장애인에게, 56가구는 창업자나 문화예술 창작자에게, 64가구는 일반 청년에게 공급됐다.
8월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자 250여 명이 신청했으며, 창업자 유형은 활동계획서에 대한 서류 심사로, 일반 청년 유형은 추첨으로 입주자를 선정했다. 임대료는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 27만~35만 원으로 인근 시세 대비 45% 수준에서 공급됐다. 관리비는 별도로 6만 원을 내야 한다. LH는 “주변 시세의 45% 수준 임대료”라고 설명했다.
안암생활에서 만난 입주자 이한솔(33) 씨는 입주를 선택한 계기로 ‘커뮤니티’를 꼽았다. 10층 규모의 건물인 안암생활은 지하 2개 층과 지상 1층, 옥상 등에 공유 회의실과 공유 작업실, 커뮤니티 카페, 바비큐 시설 등 다른 입주민들과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유 공간이 많다. 이 씨는 “혼자 일하다 보니 사람 만날 일이 거의 없다. 협업할 친구들이 필요한데, 여기 커뮤니티를 통해 협업하고 재능을 교류할 수 있는 친구를 많이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방이나 세탁기가 없어 불편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 씨는 “세탁이나 요리를 매일매일 하지 않는다. 주방이나 세탁기가 방에 있으면 오히려 공간 활용에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방에는 매일매일 쓰는 침대나 옷장 정도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청년 1인 가구 생활 흐름 반영한 공유주택
안암생활은 청년 1인 가구의 생활 흐름을 반영해 공유공간을 극대화한 공유주택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LH가 청년 공유주택 운영 노하우가 있는 사회적기업 아이부키에 운영을 위탁한 안암생활은 공공임대주택이면서 사회적기업이 운영에 참여하는 사회주택이기도 하다. 아이부키는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안암생활과 유사한 청년 공유주택 ‘장안생활’을 운영하고 있다. 이광서 아이부키 대표는 “개인이 구비할 수 없는 요리도구가 갖춰진 공유주방에서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 음식을 만들어 나눔을 하거나 판매까지 하는 등 고립된 원룸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다양한 상호작용이 가능한 게 공유공간”이라고 설명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1월 30일 호텔 리모델링형 공공임대주택과 관련해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 25만~30만 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부 정책에 따른 집값 상승으로 ‘호텔 거지’를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이 대학가 대자보로 돌고 있다”는 한 의원 지적에 이같이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아까 호텔 거지라고 말했는데 호텔을 리모델링해서 청년 1인 가구에게 전월세를 주는 현장에 가본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한번 가보면 우리 청년들에게 굉장히 힘이 되는 주택을 정부가 공급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민진 기자, <한겨레> 진명선 기자

도심 내 넓고 쾌적한 공공전세 2년간 1만 8000가구 무주택자에 공급
정부가 2021년부터 2년간 도심 내 면적이 넓고 쾌적한 공공전세주택 1만 8000가구를 중산층 가구에 공급한다. 소득·자산 기준 상관없이 무주택 가구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11월 19일 발표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에 따라 향후 2년간 ‘공공전세주택’ 1만 8000가구(2021년 9000가구, 2022년 9000가구)를 공급한다고 12월 2일 밝혔다. 공공전세주택은 공공주택사업자가 도심 내 면적이 넓고 생활환경이 쾌적한 다세대·다가구 및 오피스텔 등 신축 주택을 매입, 중산층 가구에 한시적(2021~2022년)으로 공급하는 주택이다.
공공전세주택은 가구당 평균 지원단가가 서울 6억 원, 경기·인천 4억 원, 지방 3억 5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도심 내 수요가 많은 방 3개 이상의 중형 주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자는 소득·자산 기준을 배제하고 무주택 세대 중에 선정하며 경쟁이 발생하는 경우 무작위 추첨으로 최종 입주자를 선정한다.
선정된 입주자는 시중 전세가(보증금)의 90% 이하로 최대 6년간 거주할 수 있다. 공공전세주택은 우수한 품질의 주택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 매입약정 방식을 적극 활용하므로 입주자는 분양주택에사용하는 자재·인테리어 등으로 건축된 주택에서 거주할 수 있다.
정부는 2021년 상반기부터 공공전세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2021년 상반기 전국 3000가구(서울 1000가구), 하반기 전국 6000가구(서울 2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신속하게 공공전세주택을 확보·공급하기 위해 매입약정사업 설명회를 진행한다. 매입약정 경험이 있는 사업자를 대상으로 1차 설명회를 경기 12월 10일, 서울 11일, 인천 14일 잠정 진행하고 신규 사업자를 대상으로 12월 중 2차 설명회를 한다. 2차 설명회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일시·장소를 LH 누리집과 LH 청약센터에 공지할 예정이다.
매입 약정은 소규모 다가구부터 중·대규모 공동주택까지 여러 주택 형태로 시행되기 때문에 대기업부터 개인사업자까지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수 있다. 다만 건설되는 주택의 품질, 사업의 위험성 등을 고려해 시공사는 종합건설업 면허가 있는 업체로서 공사지명원, 건설업등록증, 기술자 보유현황 등을 확인하며 과거 유사 사례에 대한 시공 경험 유무 등 시공 실적을 고려한다.
정부는 더 많은 민간 건설사 등의 매입약정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당근책을 부여한다. 먼저 2021년부터 주택도시기금을 통해 1%대 저리로 건설자금을 지원, 민간사업자의 이자 부담을 크게 낮출 예정이다. 기존 매입약정 사업자는 건설자금을 시중은행에서 조달, 5%대의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했다.
국토부는 “지원단가가 높은 공공전세주택의 신규 도입을 통해 서민·중산층이 만족할 수 있는 넓고 쾌적한 주택을 도심에 신속하게 공급함으로써 수도권 전세난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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