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나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3월 11일 오후(현지시간) 브루나이 템브롱 대교 건설 현장을 방문해 근로자들과 기념 촬영하다 하트를 그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월 10일부터 16일까지 브루나이·말레이시아·캄보디아 등 동남아 3국을 국빈방문했다. 6박 7일간 진행한 이번 동남아 3국 국빈방문은 문 대통령의 올해 첫 해외 일정이었다. 3월 10일 문 대통령은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SNS에 올린 글에서 “미래는 아시아의 시대”라며 “이번 아세안 지역 순방으로 한국과 아세안의 거리를 더욱 가깝게 하고 문화와 인적 교류를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아세안과 한국은 어려울 때 서로 돕고 우정을 쌓아온 오랜 친구”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3월 11일(현지 시간) 첫 국빈방문지인 브루나이에서 하사날 볼키아 국왕과 정상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브루나이 왕궁에서 진행된 회담에서 “브루나이는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앞으로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국왕님께서 지혜를 빌려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볼키아 국왕은 “대통령님을 맞이해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 대통령님과 더 긴밀히 협력하고, 이를 통해 양국 관계를 더 격상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월 11일 브루나이 왕궁에서 열린 만찬에서 하사날 볼키아 국왕과 건배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한브루나이 정상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브루나이 ‘비전 2035’ 정책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교류를 확대해가기로 했다.
특히 통상과 투자에서 협력을 진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공감했고, 브루나이는 리파스 교량과 현재 진행 중인 템부롱 교량 건설을 비롯한 인프라 사업에 한국이 참여한 것에 대해 환영과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세계 최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왕의 위업을 상징하는 대규모 역사에 참여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주요 국가 발전 사업에 계속 기여하길 기대하며, 국왕님의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월 11일 브루나이 역대 왕실 역사와 유품 등이 전시된 로열 레갈리아 박물관을 방문해 한국 관광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국은 에너지 분야(석유·가스 등)에서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액화천연가스(LNG)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이 단순한 교역을 넘어 개발·판매 등 전 분야로 확대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은 석탄·화력 발전을 LNG로 바꾸는 사업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브루나이가 사업을 입찰하면 우리나라도 적극 참여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월 11일 로열 레갈리아 박물관에서 화동으로부터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한 이야기도 나왔다. 두 정상은 완전한 비핵화 및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 구축에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두 정상은 또 최근 한반도 정세 진전과 관련해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평가하고,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공동성명에서 강조했다.
정상회담 후에는 양국의 자원·기술혁신 분야 등의 투자협력 양해각서(MOU), 특허협력조약 하 국제조사기관 지정 MOU, 과학기술 협력 MOU 등 양해각서 체결식이 진행됐다. 이 가운데 ‘특허협력조약 MOU’는 브루나이의 국제 특허출원을 위한 국제 조사기관으로 한국 특허청을 지정하는 내용으로, 양국 지적재산권 분야 협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월 13일 말레이시아 국립왕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압둘라 국왕으로부터 말레이시아 전통식기를 선물 받고 있다.│연합
한·말레이시아 양자 FTA 추진
두 번째 국빈방문지였던 말레이시아에서의 정상회담은 3월 13일(현지시간) 푸트라자야 총리 궁에서 열렸다. 이번 회담은 양국의 교류·협력을 확대하는 방안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력 방안이 주된 의제로 다뤄졌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문 대통령은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와 회담에 앞서 통역만 대동한 채 약 20분간 사전 환담을 갖고, ‘상생과 포용’의 국정철학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마하티르 총리가 1980년대부터 한국 등과의 전략적 협력에 중점을 두며 추진했던 ‘동방정책’과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조화를 통해 양국 국민이 체감할 협력 성과를 만들어내자고 제안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에 공감하며 향후 협력을 확대하자고 밝혔다.
▶김정숙 여사가 3월 1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스리푸트리 여자 과학 중등학교를 방문, 태권도 동아리 학생들의 태권도 격파 시범을 보고 있다.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교역·투자 확대를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기 위해 한·말레이시아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또한 타당성 공동연구를 거쳐 협상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 말로 예정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협상 타결을 선언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주라이다 카마루딘 말레이시아 주택지방정부부 장관이 3월 13일 푸트라자야 총리 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말레이시아 교통 협력 양해각서에 서명하고 있다.
양 정상은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동 대응하면서 미래지향적인 동반성장의 토대를 만들기 위해 미래자동차, ICT, 스마트 제조, 의료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이 스마트시티 네트워크 체제에서 첫 번째 협력도시로 선정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를 중심으로, 스마트시티 분야에서도 양국 간 기술과 노하우의 강점을 공유하며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육상·해상항공 등 교통 전 분야에서 화물·여객 수송, 안전·보안, 친환경 교통, 지능형 교통체계(ITS) 등 협력을 증진해나가기로 했다.
▶김정숙 여사가 3월 13일 말레이시아 슬랑오르주 사이버자야에 있는 한국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 정상은 이와 함께 한류 소비재 시장·할랄(이슬람 율법에 의해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 관련 시장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제3국 할랄시장 공동 진출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할랄 인증기관 간 교차인증 확대 및 할랄식품 공동연구 등 구체적 협력 사업들을 추진하기로 했다.
양국은 정상회담 후 ▲ 제조업 4.0 대응을 위한 산업협력 양해각서 ▲ 교통협력 양해각서 ▲ 스마트시티 협력 양해각서 ▲ 할랄 산업협력 양해각서 등을 체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월 14일 말레이시아 국제공항에서 2박 3일간의 국빈 방문을 마친 뒤 다음 방문국인 캄보디아로 가기 위해 공군 1호기로 이동, 사열받고 있다.│연합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양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책, 나아가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마하티르 총리는 한반도에서의 역사적 상황 변화를 끌어낸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주도적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양 정상은 올해 말 한국에서 개최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대화관계 수립 후 지난 30년간의 한·아세안 관계를 되짚어보고 새로운 100년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것은 2009년과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다. 한국은 아세안 대화 상대국 10개국 중 특별정상회의를 3차례 이상 개최한 유일한 나라가 됐다고 청와대는 부연했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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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