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학부모와 학생들은 이곳저곳 입시설명회에 찾아다니며 입시 정보를 모으느라 분주하다. 재수생 김모(19) 씨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해 입시 정보를 알기 위해 유명 학원도 직접 찾아다니고 인터넷에서 일일이 수집해 대학에 지원해야 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는 신뢰도가 의심됐고, 학원의 경우에는 시간당 수십만 원의 상담료가 부담스러웠다.
고3 수험생을 둔 주부 박모(43) 씨도 얼마 전까지 속앓이를 했다. 대학 수시 모집을 앞두고 어떤 전형을 택하는 것이 유리한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도 많고 전형도 다양해 관련 책자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이해하기 힘든 데다 수시 응시횟수도 제한돼 있어 조급한 마음이 클 수밖에 없었다.
올해부터는 이런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고민이 말끔히 해소될 전망이다. 교육부가 4월부터 시작되는 서울 주요 대학의 2017학년도 입학설명회 기간을 앞두고 3월 25일 대입정보포털 '어디가(adiga.kr)'를 개통했기 때문이다.
▶ 교육부가 4월부터 시작되는 서울 주요 대학의 2017학년도 입학설명회 기간을 앞두고 3월 25일 대입정보포털 ‘어디가(adiga.kr)’를 개통했다.
'어디가'는 매년 입시철마다 학생과 학부모가 대학 입학 상담을 받기 위해 입시 전문학원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번거로움과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사설 입시기관이 아닌 정부가 제공하는 맞춤형 대입 정보를 토대로 학생 스스로 적성에 맞는 학과와 대학을 탐색하고 합격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도록 지원해 사교육 위주였던 입시 상담을 공고육 내로 흡수하겠다는 방침이다.
학생부 성적과 수능 점수 입력하면
지원 가능한 대학과 점수 알려줘
이곳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 성적과 수능 점수를 입력하면 지원 가능한 대학과 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 1 : 1 온라인 상담도 가능해 자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3월 25일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개통식에서는 '대입상담교사단'의 발대식도 함께 열렸는데, 진학 상담 경험이 풍부한 전국의 교사 244명으로 구성된 대입상담교사단은 전화(1600-1615)나 온라인으로 1 : 1 상담을 맡는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의 핵심 기능은 수험생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대학과 학과를 찾고, 성적을 분석해 지원 가능한 대학과 학과를 알려주는 것이다. 주요 기능은 ▶진로와 적성에 맞는 대학 탐색 ▶희망 대학 · 학과 · 전형 정보 분석 ▶자기 성적에 기초한 전형 결과 비교·분석 ▶대입 상담 등 총 네 가지다.
먼저 '진로·대학·학과·전형 정보' 메뉴에서는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직업과 관련된 대학(학과)이 어디인지 확인하고, 희망 대학이나 학과에 대한 정보를 분석할 수 있다.
자신의 진로와 적성, 대학(학과)을 분석했다면 '학습진단' 메뉴에서 성적을 진단하고 합격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성적과 수능 성적 등을 입력한 후 성적 분석을 통해 유리한 전형요소를 찾고, 해당 전형요소를 반영하는 대학(학과)과 전형을 선택해 진단한다. 학습진단 분석 결과를 활용해 학교 내 대입상담교사와 심층적인 상담을 하고 지원할 대학(학과)의 전형을 확인할 수 있다.
'대입제도', '진로 · 대학 · 학과 · 전형 정보'는 누구나 열람할 수 있으나 '학습진단', '온라인 대입 상담'은 회원으로 가입하고 자기 성적을 입력한 후 활용할 수 있다. 비교·검색이 가능한 대학은 4년제 대학 198개, 전문대학 137개 대학이다. 특히 성적 진단은 대학이 제공한 자료와 전년도 입시 결과(경쟁률, 성적)를 토대로 이뤄지므로 신뢰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자료는 대학의 입시업무 진행시기에 맞춰 단계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5월에는 2016학년도 전형 결과, 6월에는 2017학년도 수시모집 요강, 8월에는 각 대학의 2017학년도 모집요강을 반영해 대학·전형별로 자신의 성적을 환산점수로 산출하는 서비스, 10월에는 2017학년도 정시모집 요강이 공개된다.
입시 정보 불균형 해소 기대
학교 내 대입 상담과 연계하면 효과
교육부 대입제도과 관계자는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와 학교 내 대입 상담을 연계해 활용하면 사교육 기관에 의존하지 않고도 대학 입시를 충분히 준비할 수 있고 지리적, 경제적 여건으로 생기는 입시 정보 불균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학생과 학부모 등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지속적으로 대입정보포털을 개편·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어디가' 서비스에 많은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전국 고등학교에 홍보 포스터와 리플릿을 배포하고, TV와 라디오 등 각종 매체를 통해 홍보 활동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한편 대입종합정보포털 '어디가'는 대학 입학전형 종합 지원 시스템의 2단계 사업이다. 1단계 사업으로 수험생이 대입 원서를 한 번 작성해 원하는 여러 대학에 지원할 수 있는 '한국형 공통 원서 접수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수험생의 개인정보 보안 및 관리,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묶음결제 기능을 제공해 수험생의 편의성을 높이는 이 시스템은 2016학년도 수시모집의 재외국민과 외국인 특별전형에 시범 운영된 후 2016학년도 정시부터 전면 적용됐다.
글 · 박지혜 (위클리 공감 객원기자) 201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