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다. 저렴하다. 청년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채워진 창업 거리 통복시장 청년숲. 청년이 만들어가는 공간답게 재치 있는 문구가 곳곳에서 눈에 띄고 유행을 선도하는 창업 아이템이 즐비하다. 이곳을 찾은 손님은 신선한 에너지를 얻어가고 청년은 꿈을 키워간다.
평택 제일의 전통시장 통복시장도 속속 들어서는 대형마트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고령화되던 시장은 침체를 면치 못했다. 특히 포목점을 중심으로 번창했던 주단 골목은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이기지 못하며 사람들이 찾지 않는 뒷골목으로 전락했다.
그러던 통복시장 일대가 젊어지고 있다. 거리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평일에도 꾸준히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전통시장 청년몰’을 추진하면서부터다. 지난 6월 청년숲이 조성돼 먹거리 점포 13개소, 공예·문화 관련 점포 6개소, 청년 체험 점포(창업 연습공간) 1개소 등 총 20개 점포가 들어섰다.
청년은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어 창업의 부담을 덜었다. 통복시장 상인들도 흐뭇하다. 청년숲을 찾으면서 전통시장도 함께 즐기는 사람이 늘어났기 때문. 전통시장과 청년의 만남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불독스테이크_철판스테이크
“기분이 저기압일 때는 고기 앞으로 가라” 힙합 하는 청년이 무대를 불판으로 옮겼다. 다만 혼자 가지 않았다. 홍대 앞 명물 스테이크를 들고 평택으로 갔다. 힙합 청년의 선택은 옳았다. 만 원 이내로 맛 좋은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불독스테이크’는 이미 청년숲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맞은편에 별관까지 마련했을 정도. 본점에서 음식을 주문한 뒤 이동하면 철판스테이크가 즉석에서 구워진다. 가게 이름이 왜 불독인지 궁금하다면 스테이크 굽는 청년 상인의 얼굴을 한번 보시길.
●오전 11시∼새벽 1시 ●문의 : 031-656-1011
탁탁_타코
‘탁탁’의 주인은 젊은 두 여성이다. 청년숲 어느 가게보다 트렌드가 물씬 묻어나는 탁탁. 핑크 인테리어에서 청년 상인의 소녀 감성이 느껴진다. 가게 안 분홍 네온사인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Life is short, Eat TACOs(인생은 짧다, 타코를 먹어라).” 청년 상인이 하고 싶은 말이 말 그대로 “짧은 인생, 맛있는 걸 먹자. 이왕이면 타코로”인 듯하다. 물론 타코, 케사디야 맛 모두 엄지척이다.
●오전 11시∼오후 10시 ●문의 : 010-4121-9536
떡퍼맨&girl_떡볶이
가게를 들어서면 눈에 띄는 반가운 말, “살찌는 것은 죄가 아니다.” 잠깐 망설이는 순간 “참지 마라, 떡볶이는 항상 옳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렇다. 죄짓는 게 아니니 참지 말고 즐겁게 먹자. ‘떡퍼맨&girl’에서는 일반 떡볶이부터 크림·짜장·치즈 떡볶이, 이름도 생소한 통오징어·삼겹살·돈가스·차돌박이 떡볶이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떡볶이의 단짝, 바삭한 튀김도 빼놓을 수 없다. 떡볶이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게 목표라는 청년 상인은 ‘떡볶이 퍼주는 남자와 여자’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떡볶이를 가득 퍼준다. 인근 지역은 배달도 된다.
●오전 10시∼자정 12시 ●문의 : 010-8767-6638
낭만현상소_사진관
휴대전화로 사진 찍는 게 일상인 요즘, 사진관에서 촬영하고 현상하는 것 자체가 복고로 다가온다.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고 하지만 손에 잡히는 사진은 엄연히 다르다. 가족, 친구와 나란히 앉아 자연스럽게 즐기고 있노라면 사진사가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바로 그 순간이 흑백 사진으로 인화돼 앨범에 저장된다. 디지털 사진도 보내주니 SNS에 인생샷을 올릴 수도 있다. 추억에 값을 매길 수는 없겠지만 참고로 ‘낭만현상소’의 흑백 사진은 5000원.
●오전 11시∼오후 8시(월요일 휴무)
●문의 : 010-3372-5092
불타는 랍스터_랍스터
전통시장에 랍스터가 떴다! ‘불타는 랍스터’는 SNS를 타고 몸값이 오르고 있지만 가격만큼은 겸손하다. 랍스터 치즈버터구이 9900원, 랍스터롤 9900원으로 랍스터가 멀게 느껴졌던 대중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청년 상인은 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일해본 경험을 살려 저렴한 가격에 고급 랍스터를 공수해왔다. 여기에 수개월간 시행착오를 거치며 개발한 소스는 젊은이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이러니 불타는 랍스터에 입성한 이들은 다시 찾을 수밖에!
●정오 12시∼오후 11시
●문의 : 031-657-1476
비비아트_친환경용품
대세는 친환경용품이다. ‘비비아트’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보다 건강. 천연 모기 기피제, 탈취제, 비누, 반려동물 간식을 비롯해 목공 DIY, 원목 수업, 스텐실아트 등 친환경 원목으로 뚝딱뚝딱 나만의 물건도 만들 수 있다. 아기자기한 핸드메이드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전 10시∼오후 6시 ●문의 : 031-657-1667
공간의 공감_보드게임 플레이 펍
청년숲 골목을 따라가다 보면 끝머리에 동네 아지트가 나타난다. 친구들과 휴식을 취하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의 공감’이다. 체스 트레이너를 하면서 줄곧 보드게임에 빠져 있었던 청년 상인이 오랫동안 간직해온 꿈을 실현한 곳이다. 우리 국민이 윷놀이, 화투를 즐기는 모습이 꼭 보드게임을 즐기는 모습과 닮았다는 청년 상인의 말답게 커피 한잔, 칵테일 한잔하기 위해 들른 손님들은 보드게임을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가게 앞에 적힌 말이 딱 맞다. “참 놀기 좋은 곳에 오셨습니다.”
●오전 10시∼오후 10시 ● 문의 : 010-8532-2848
초록, 초록_플랜트 숍
유칼립투스 향이 가게 안을 가득 메운 ‘초록, 초록’. 공기 정화는 물론이고 인테리어 효과도 있는 감각적인 화분이 곳곳에 있어 마음이 편안해진다. 각종 식물을 판매하는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체험 활동. TV, 컴퓨터 등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던 아이들이 흙을 만지고 놀면서 자연과 친해진다. 마리노(이끼식물), 잔디인형, 식물 액자 만들기 등 정서 발달 및 오감체험 프로그램은 통복시장 블로그(http://tongbokmk.blog.me)를 참고하기 바란다. 청년 상인이 보육교사 출신인 건 비밀!
●오전 10시∼오후 8시 ●문의 : 010-5512-9244
오츠카레_선술집
낮에는 카레 음식점 오츠 ‘카레’, 밤에는 맥주를 파는 선술집 ‘오츠카레’다. 오츠카레는 ‘수고했어’라는 뜻의 일본말로 청년 상인은 일본어 유희를 사용했다. 하루를 마감하는 맥주 한 잔으로 서로에게 격려의 말을 던지는 셈이다. 단, 카레는 선착순 20명에 한하며 저녁에는 카레를 먹을 수 없다.
●오전 11시∼오후 11시 ●문의 : 010-3891-1591
참새와 다락방_책방
북카페는 익숙할 텐데 북펍은 어떤가?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참새와 다락방’. 새 책은 판매하지만 중고서적은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독립 서적, 어른용 동화책, 원작 소설 등 청년 상인 취향껏 준비한 책이 구비돼 있다.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동화책도 있으니 함께 찾아도 좋다. 소규모 캘리그래피, 필사 등 강좌도 열린다. 단, 과음은 독서를 방해하는 법! 1인당 주류 판매는 세 잔으로 제한하니 그 이상 바라지 말 것.
●오전 11시∼오후 8시 ●문의 : 031-651-2110
전통시장 청년몰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전통시장의 빈 점포 등 유휴 공간을 활용해 쇼핑·문화·전통·체험 등 창의적 테마를 융합해 조성하는 사업이다. 강화 중앙, 전주 서부, 구미 선산 등 전국 16개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청년몰에 입점하는 청년 상인은 창업 실무과정, 업종별 전문교육, 성공 점포 체험 등의 교육과 임대료 및 인테리어 비용의 60~100%를 지원받는다.
선수현 | 위클리 공감 기자
사진 | 조선뉴스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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