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모두의 기본, 모두의 권리’ 기본사회위원회 출범 100일



‘국민의 기본적 삶을 위한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기본사회 추진체계를 마련한다’는 것은 국민주권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모든 국민의 기본적인 삶이 보장되는 나라, 두터운 사회 안전 매트로 위험한 도전이 가능한 나라여야 혁신도, 새로운 성장도 비로소 가능하다”라고 밝힌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배경을 토대로 대통령직속 기본사회위원회는 기본사회 정책을 총괄·조정·점검하는 범정부 컨트롤타워로 2026년 4월 14일 출범했다.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고 부위원장을 포함하여 각부 장관(당연직), 민간위원(위촉직) 포함 총 43명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기본사회위원회는 단순히 새로운 복지정책 하나를 만드는 조직이 아니다. 다가올 30년을 내다보며 국가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기 위해 설치됐다. 현재 소득·일자리·주거·보건의료·돌봄 등 13개 전문위원회와 햇빛바람·농어촌기본소득·지방정부 특별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기본사회 추진방향’과 우선 추진 과제를 마련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중앙·지방정부 협력과 전문가 자문 및 국민 공론화 과정 등을 거쳐 ‘기본사회 실현방안’ 발표를 계획하고 있다.
오늘날 많은 나라의 헌법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기본권에 포함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도 기본사회의 추진 근거를 기본권으로 이미 규정하고 있다. 사회복지를 권리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볼 때 기본사회는 복지국가의 이념을 계승하고 있다. 올해 5월 약 열흘간 국민 공모를 거쳐 기본사회위원회 슬로건으로 ‘모두의 기본, 모두의 권리’가 선정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왜 기본사회인가
우리나라는 지금 유례없는 대전환의 길목에 서 있다. 인공지능(AI)과 첨단기술의 비약적 발전이라는 기회와 생산성 향상은 오히려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으며 미증유의 기후위기, 인구감소,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역 불균형 등이 우리 사회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이제까지의 점진적이고 근시안적인 국가운영 방식으로는 도저히 대응할 수 없는 상태다. 이러한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할 시스템이 바로 기본사회다. 기본사회는 단편적 복지나 시혜적 차원의 소득 분배를 넘어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인권을 바탕으로 모든 국민이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는 사회를 의미한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과거의 명제에 갇혀 ‘사회주의적 분배 제도다’, ‘재벌에게 왜 돈을 주느냐’, ‘일할 의욕을 저하시킬 것이다’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이는 기술이 노동을 대체하고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현실을 외면한 구태적이고 낡은 관점이다.

농어촌기본소득 사업의 효과
기본사회는 시혜적인 복지가 아니다. 국민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한 매트를 국가가 보장하는 것이다. 농어촌기본소득과 통합돌봄 체계, 햇빛바람연금과 같이 재생에너지와 공유자원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시스템은 대전환 시기에 국민과 공동체를 보호하는 확실한 수단이 될 것이다. 국민주권정부에서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은 기본사회가 지향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농어촌기본소득 사업은 2027년 12월까지 한시적으로 17개 군에서 시행되고 있다. 올해 7월 5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통계에 따르면 시범사업 대상지 17개 군의 인구는 47만 9261명으로 1년 전보다 1만 6338명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국 인구가 7만 2813명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기본소득 지급 효과로 풀이할 수 있다.
지역상권 활성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기존 대상지 10곳의 경우 기본소득이 창출한 소비력으로 창업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강원 정선군에서 시범사업이 시작된 이후 올해 5월 말 기준 가맹점 등록은 167곳으로 8.7% 증가했고 인구도 1847명 증가했다. 이처럼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인구증가, 지역상권 활성화 등의 성과를 거두면서 본사업으로의 전환이 기대되고 있다.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까
기본소득과 기본서비스로 구성되는 기본사회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수반된다. 국민이 내는 세금만으로 이를 해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햇빛과 바람은 우리 모두의 공유부(共有富)다. 재생에너지로 대전환이 이뤄지는 경우 재생에너지 기업이 얻는 수익의 일부는 전 국민에 분배될 수 있다.
모범적 사례가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신안군은 태양광발전소가 설치된 섬 주민들에게 연간 200만 원 전후의 햇빛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앙정부가 재생에너지 기업에 투자해서 공적 지분을 확보하고 그 지분으로부터 얻는 배당을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 지급할 수 있다. 추가세수의 효율적 활용, 햇빛과 바람 등 공유부의 자산화, 탄소세 도입과 이상기후 대응기금 등 지속 가능한 재원을 확보하는 것을 중앙정부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도입해야 한다. 기본사회는 미래 세대에 빚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현재 겪고 있는 복합위기를 해결하고 우리 후손을 위한 투자를 확실히 실천하는 길이다.
앞으로 기본사회위원회는 청년 등 미래 세대를 포함한 국민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현장과 소통할 것이다. 올해 하반기 대상(청년·장애인·노인 등)과 지역(섬·농어촌·인구감소지역 등)별 찾아가는 현장 위원회를 개최하고 지방정부, 지역주민 등과 정기적으로 소통해 기본사회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지금껏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이 길을 함께 만들기 위해서는 기성세대의 일방적 결정이 아닌 지역 현장의 목소리와 미래를 책임질 청년 세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다. 공론화의 장을 마련해 기본사회 정책을 설계하는 모든 과정에 청년들이 참여하고 소통해야 한다. 기본사회는 국가가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의 약속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강남훈 대통령직속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강남훈 대통령직속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