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러닝할 때 무릎이 흔들린다? 내측광근의 휴업 때문

달리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이 “달릴 때 무릎이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느낌이 난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영상으로 찍어 보면 실제로 착지할 때마다 무릎이 살짝 안쪽으로 무너졌다가 돌아오는 움직임이 반복됩니다. 아직 통증이 없더라도 이 흔들림 자체가 이미 신호입니다.
문제는 이런 움직임이 한두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달릴 때 한 발이 땅에 닿는 순간 무릎에는 체중의 2~3배에 달하는 힘이 실립니다. 1㎞를 달리는 동안 이런 착지가 대략 700~800번 반복됩니다. 5㎞만 달려도 4000번 가까이 같은 흔들림이 되풀이되는 셈입니다. 한 번의 어긋남은 아무 일도 아닐 수 있지만 수천 번의 어긋남은 결국 무릎에 흔적을 남깁니다.
무릎뼈, 즉 슬개골은 허벅지뼈 끝의 홈을 따라 위아래로 미끄러지듯 움직입니다. 이 길을 정확히 따라가도록 안쪽에서 잡아주는 근육이 내측광근입니다. 이 근육의 결은 다른 허벅지 근육과 달리 상당히 비스듬하게 누워 있습니다. 그래서 힘을 쓸 때 슬개골을 위로 당기는 것이 아니라 안쪽으로 당깁니다. 바깥쪽 근육이 슬개골을 계속 바깥으로 끌어당기는 동안 반대 방향에서 균형을 맞춰주는 구조는 사실상 이것 하나뿐입니다.
내측광근이 중요한 이유
내측광근은 유독 약해지기 쉽습니다. 무릎이 완전히 펴지는 마지막 30도 구간에서 가장 강하게 일하는데, 의자에 오래 앉아 지내면 이 구간을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걷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지를 걸을 때는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습니다. 하루 1만 보를 걸어도 이 구간은 좀처럼 동원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무릎에 통증이나 부종이 생기면 몸은 무릎을 끝까지 펴지 않기 위해 이 근육의 사용을 줄여버립니다. 관절을 보호하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다만 통증이 가라앉은 뒤에도 이 스위치는 저절로 켜지지 않습니다. 몇 달 전 잠깐 아팠던 무릎, 오래전 접질렸던 기억이 근육의 잠금장치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임상에서 대단히 흔합니다.
이 문제는 근육의 크기가 아니라 반응속도의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착지하는 그 짧은 순간에 제때 켜지지 않는 것입니다. 스쿼트와 런지를 열심히 해도 무릎 흔들림이 그대로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운동들은 대부분 무릎을 깊게 굽힌 구간에서 이뤄지므로 정작 필요한 마지막 각도는 계속 비어 있습니다.
내측광근이 제 역할을 못 하면 슬개골은 조금씩 바깥으로 치우쳐 움직입니다. 처음에는 계단을 내려갈 때 시큰한 정도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나 언덕을 내려올 때 불편함을 느끼고 결국 평지를 걸을 때까지 증상이 번집니다. 러닝화를 바꾸고 깔창을 넣어도 잠깐 나아졌다가 되돌아온다면 원인이 발이 아니라 무릎 위쪽에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간단한 자가확인법이 있습니다. 다리를 쭉 펴고 앉아 무릎 안쪽 위를 손바닥으로 덮은 뒤 무릎 뒤를 바닥으로 지그시 누르며 힘을 줍니다. 그때 손바닥 아래에서 근육이 단단하게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확실히 잡혀야 정상입니다. 한쪽만 반응이 흐릿하다면 그쪽이 약한 다리입니다.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잠들어 있던 근육이 다시 제 타이밍을 찾는 데는 보통 4주에서 6주 정도가 걸립니다. 매일 긴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 몇 분씩 꾸준히 운동해도 충분합니다.
정용인
물리치료사로 유튜브 채널 ‘안아파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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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