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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반헌법 행위·간첩조작 관련자 등 정부포상 198점 취소

서울 용산구 민주화운동기념관 상설전시관에 민주화열사 박종철이 고문받았던 509호가 보존돼 있다. 사진 뉴시스

▶ 국방부 소관 76점·경찰청 36점·국정원 86점
▶ 행안부 등 관계기관 전수조사
▶ 부적절한 포상 지속 발굴… 정부포상 공정성 확립


정부가 12·12군사반란과 5·18민주화운동 탄압 및 계엄업무(1980~1981) 관련자, 간첩조작사건 연루자에게 수여된 정부포상 198점을 취소했다.
행정안전부는 7월 21일 열린 제31회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훈 취소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취소되는 정부포상은 총 167명 198점이다. 국방부 소관은 12·12군사반란과 5·18민주화운동 탄압 및 계엄업무 관련자에게 1980~1981년 수여된 무공훈장·포장 76명 76점이다. 경찰청 소관은 1960~1990년대 발생한 간첩조작사건 관련자에게 수여된 훈·포장과 대통령표창·국무총리표창 20명 36점이며, 같은 사건 관련자에게 수여된 국가정보원 소관 정부포상 71명 86점 등이다.
경찰청은 이번 조사를 위해 경찰 창설 이후 수여된 정부포상 약 10만 건을 전수조사했고 국정원은 재심 판결문, 진실화해위원회 및 국정원 진실위원회 조사 결과, 공적조서 등을 토대로 거짓 공적 여부를 검토했다.

헌법 가치 기반 다부처 검증 강화
행안부는 상훈 업무를 총괄하며 관계기관과 함께 부적절한 정부포상을 취소하기 위한 검증 작업을 추진해왔다. 행안부가 상훈 기록과 국무회의 기록 등 관련 자료를 제공하면 국방부·경찰청·국가정보원은 취소 사유를 검토하고 당사자 사전통지, 공적심사위원회 개최 등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국방부는 ‘국가안전보장 유공’으로 서훈을 받은 42명을 검증한 결과, 무공훈장의 요건인 ‘전투에 준하는 직무수행’ 또는 무공포장의 요건인 ‘국토방위에 대한 헌신·노력’에 해당하는 공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계엄업무 유공’으로 서훈을 받은 34명에 대해서는 해당 계엄업무가 국헌문란 및 내란행위로 사법적 판단이 확정된 사안인 만큼 거짓 공적에 따른 서훈으로 판단했다.
간첩조작사건 관련 정부포상도 취소했다. 법원 재심에서 무죄가 확정되거나 수사 과정의 위법성이 확인된 사건과 관련해 수여된 포상을 거짓 공적에 따른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경찰청은 불법 체포·구금 및 가혹행위가 확인된 ‘남민전 사건(남조선민족해방전선 준비위원회 검거사건)’을 비롯해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 서울대 무림사건, 함주명 간첩사건, 기사연 사건 등 모두 5개 사건과 관련한 정부포상 20명 36점을 취소했다. 국정원도 수사절차 위반과 인권침해 사실이 인정된 재일동포 간첩사건, 보성 가족 간첩단 사건, 제주 모녀 간첩 사건 등 19개 사건을 대상으로 71명 86점의 부적절한 정부포상을 확인했다.
이번 조치는 올해 들어 세 번째 정부포상 취소다. 앞서 1월에는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 인천 미법도 간첩 사건, 구로농지 소송사기 사건 관련자의 보국훈장 등 11점(국가정보원 소관)이 취소됐으며, 3월에는 12·12군사반란 가담자의 무공훈장 10점(국방부 소관)이 취소됐다.

정부포상 취소 사실 공개 방식 개선
정부는 부적절한 정부포상의 사후관리도 강화한다. 행안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취소된 정부포상 68건 중 65건의 실물 환수를 완료해 95.6%의 환수율을 기록했다.
다만 1985년 첫 포상 취소 이후 2025년까지 취소된 정부포상 791건 가운데 실제 환수가 완료된 것은 260점으로, 전체 환수율은 32.9%에 그쳤다. 행안부는 주소불명, 연락두절 등으로 환수하지 못한 포상물을 재점검하고 미환수 포상에 대한 환수 절차를 지속할 계획이다.
정부포상 취소 사실 공개 방식도 개선한다. 현재는 추천 기관이 관보에 취소 사실을 게재할 때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상훈법’상 취소 근거만 명시하고 구체적인 취소 사유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행안부는 국민의 알 권리와 개인의 사생활 보호, 정부포상의 영예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 범위 내에서 취소 사유를 공개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부적절한 정부포상 취소와 상훈 체계 개선을 위해 행안부 내 전담조직(TF), 전문가 자문단, 범부처 상훈담당관 협의체가 운영된다. 관계기관에 필요한 자료와 취소 절차를 안내하고 전문가 자문을 제공하는 한편 기관별 취소 사례와 추진 과정의 애로사항을 공유해 부적절한 정부포상을 적극적으로 발굴·취소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백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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